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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 전격 방문...타이완 "미국산 F-16V 전투기 도입 지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떠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떠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앞서 ICC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타이완이 도입하기로 한 미국산 전투기 인도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는 공격으로부터 필리핀을 방어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지 시각으로 3일 밤늦게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은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진행자) 네덜란드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ICC가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 있습니다. ICC는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 아동 인권 담당 고위 관리에게,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불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강제 이주시킨 책임을 물어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ICC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네덜란드 방문 공식 일정으로 제일 먼저 4일 일찍 ICC를 방문했습니다. ICC 법원 밖에는 네덜란드 국기 옆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나란히 게양된 가운데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요. 특유의 낡은 전투복 차림을 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측근 몇 명과 함께 피오트르 호프만스키 ICC 소장의 환영을 받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ICC에 머문 시간은 약 1시간 정도였고요. ICC 지도부와도 회동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날(4일) 헤이그 총리 관저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와도 면담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헤이그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정의 없는 평화는 없다’는 제목의 연설을 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우리 모두는 이곳, 국제법의 수도 헤이그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로 인해 제재를 받아 마땅한 자, 블라디미르를 보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네덜란드에 앞서 핀란드도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3일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이들 국가의 초청으로 헬싱키를 방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도 사전 공개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고요. 엄격한 보안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헬싱키에 도착한 후에야 발표가 나왔는데요. 그래도 핀란드 대통령궁 일대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보려고 수백 명이 모여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핀란드는 최근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식 회원국이 된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습니다. 핀란드는 특히 러시아와 1천300km가 넘는, 유럽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 새로운 안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과 북유럽 정상들 간의 회담에서는 어떤 의제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황과 평화 방안, 북유럽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원,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와 나토 관계,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 등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5개국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EU와 나토 회원국이 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했고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재정적, 인도주의적, 군사적 지원을 필요한 만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핀란드 대통령과 개별 정상 회담 시간도 가졌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양자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는데요.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다시 한번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승리를 위한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같은 날(3일) 발표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에 관해 무슨 언급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다른 나라 땅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해당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 중 크렘린궁 드론 공격을 언급했는데요. “우리는 푸틴이나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영토에서만 싸운다”고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자작극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자국민에게 전쟁을 계속할 명분을 만들고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위해 꾸민 일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은 러시아가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톤 게라쉬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3일, 러시아가 말한 드론 공격은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최근 소셜미디어에 확산하고 있는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했는데요. 폭발 직전으로 보이는 해당 영상에는 크렘린궁 지붕에 두 사람이 올라가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렘린궁은 3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무인기 2대로 크렘린궁을 공격했지만, 러시아의 전자전 체계가 이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고 파편 등에 따른 건물 파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크렘린궁은 이는 명백한 테러 행위로 러시아는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4일 새벽 일찍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오데사 등 곳곳에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집중 공격이 이어졌는데요. 러시아가 주장하는 크렘린궁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보입니다.

타이완 공군 F-16 전투기들이 화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타이완 공군 F-16 전투기들이 화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전투기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궈정 타이완 국방부장(국방장관)이 4일 입법회에 출석해 미국으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신형 F-16V 전투기 66대의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추궈정 부장은 이어 타이완 국방부가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인도 예정일은 언제인가요?

기자) 타이완 국방부에 따르면 F-16V 전투기 첫 번째 선적분은 올 4분기에 인도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내년 3분기로 연기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연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이 제작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로 집중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은 최근 몇 년째 군사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군사적 도발이 증대하자 타이완은 군사력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J-20 스텔스 전투기 등을 갖춘 중국 공군에 맞서기 위해 타이완은 미국의 첨단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는데요. 지난 2019년 미국 의회는 타이완에 최대 200대의 F-16 전투기 인도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F-16V 전투기 66대는 타이완이 추가 주문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F-16V는 새로운 항공 전자 공학과 무기, 레이더 시스템을 갖춘 신형 전투기로, 타이완 국방부가 추가 주문한 것입니다. 한편 타이완은 현재 F-16A와 F-16B 전투기 141대를 F-16V로 개량해 운용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늦어지는 상황인데 타이완 국방부는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기자) 네. 추궈정 국방부장은 이날(4일) 입법회에서 취재진에게, 미국 측에 기존 전투기 함대를 위한 예비 부품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의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추궈정 부장은 또 여러 채널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타이완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재타이완협회’등의 채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해안경비대 함정이 지난해 8월 필리핀과의 합동훈련을 위해 마닐라에 입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해안경비대 함정이 지난해 8월 필리핀과의 합동훈련을 위해 마닐라에 입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이 필리핀 방위와 관련된 지침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미국 국방부가 3일 필리핀에 대한 방위조약 약속의 범위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필리핀 해안경비대를 겨냥한 공격 등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는 공격을 언급한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두 나라가 3일 워싱턴에서 합의한 6쪽 분량의 ‘양국 방위지침’은 중국과의 긴장과 해양에서의 대립이 심각해지는 시점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 맺은 상호방위조약 갱신을 다시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진행자) 마르코스 대통령이 최근에 미국에 다녀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 온 마르코스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이번 지침도 논의했는데요. 지난 1951년 양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래 이런 지침이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새 지침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번 지침은 특히 남중국해에서 공격받거나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표적이 되면 상호방위조약이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기 위해 쓰는 ‘회색지대 전술’을 포함한 현대적 행태의 전쟁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회색지대 전술은 실제 전쟁에는 이르지 않는 수준의 저강도 도발을 지속적으로 하는 전술을 말합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 현대적 형태의 전쟁이 날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육상이나 해상, 공중, 그리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 등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새 방위지침은 이런 위협이 비대칭, 하이브리드(혼합), 비정규전, 그리고 회색지대 전술 등의 형태를 취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재래식, 그리고 비재래식 영역 모두에서 상호 운용성을 구축하는 방향을 제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미국과 필리핀은 먼저 실시간 정보공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위협하는 존재가 다양한 형태의 전술을 쓰는 것에 대비한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 방위지침에서 또 눈길을 끄는 게 새 지침이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갱신된 지침이 분명하게 중국의 위협을 상정했다고 설명하는데요. 롬멜 옹 전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은 로이터통신에 이 방위 지침이 필리핀 해안경비대를 표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중국 측에 경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민간 연구기관인 ‘국가이익재단’을 이끄는 훌리오 아마도르 씨는 새 방위 지침 때문에 중국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새 방위 지침에 관해서 중국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4일 외부 세력을 위한 사냥터가 되면 안 되는 남중국해에 개입하려고 상호방위조약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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