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중고 선박을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올해에만 6척의 선박을 구매했는데, 모두 중국 선적의 중고 선박이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태령3’호입니다.
VOA가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을 조회한 결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 선적의 ‘신홍샹77’호였던 이 선박은 2023년 4월 북한 깃발의 태령3호로 새롭게 등록됐습니다.
평양 락랑구역 승리동 소재 ‘회령쉬핑’이 태령3호의 선박의 등록 주체로 명시됐으며, 등록 날짜는 4월 1일로 나타났습니다.
태령3호는 중량톤수 2천985t의 중소형 화물선으로 2007년에 건조된 비교적 신식 선박입니다.
건조 첫해인 2007년부터 ‘신홍샹77’호라는 이름의 중국 선박으로 운영되다가 지난달 돌연 북한 소유 선박이 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위장회사를 동원해 중국은 물론 한국과 타이완 회사 소유의 중고 선박을 구매해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행위에 동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선박 등록 자료만으로 북한 혹은 중국의 제재 위반을 단정할 순 없지만 전례로 볼 때 이번에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중고 선박을 불법으로 매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토대로 북한이 전달인 3월에도 중국 선적의 ‘화진성8’호를 자국 깃발의 ‘황룡산’호로 새롭게 등록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3월 ‘덕성(Tok Song)’호라는 이름의 선박을 새롭게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바로 직전까진 중국 선박이었습니다.
북한은 올해 1월엔 ‘향산’호를, 2월엔 ‘태자봉’과 ‘금강1’호를 각각 신규 북한 선박이라며 GISIS에 보고했습니다.
이들 선박 모두 북한 선박으로 등록되기 전까진 중국 선박이었습니다.
종합하면 북한은 올해에만 벌써 6척의 중국 선박을 사들인 것입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락원1(안하이6)’호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불과 4개월만에 작년과 동일한 수의 선박을 등록했습니다.
북한의 불법 중고 선박 구매가 여전히 계속되는 것은 물론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관계자는 지난달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전문가패널의 최신 보고서가 분명히 밝혔듯이 북한의 선박 구매는 2022년 극적으로 가속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어 “이들 선박 대부분은 중국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 소유주로부터 취득된 것”이라며 “보고서에 명시된 대로 우리는 중국 정부에 이들 구매를 문의했지만 그들의 반응은 지금까진 실망스러운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