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가 12년 전에 퇴출당했던 아랍연맹(Arab League)에 다시 합류합니다. 러시아가 수도 크이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격하면서 또다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러시아 용병그룹 대표는 바흐무트 철수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와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회동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첫 소식입니다. 시리아가 아랍연맹(Arab League)에 재합류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연맹 외교 수장들이 7일 지난 2011년에 퇴출했던 시리아를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22개 회원국 중의 13개 나라 외무장관이 이날(7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2011년이라면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된 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아랍의 봄’ 여파로 시리아 안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했습니다. 그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가 시위를 가혹하게 탄압하면서 내전으로 이어졌는데요. 아랍연맹이 여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같은 해 시리아 회원 자격을 정지시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 이후로도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아랍연맹이 시리아 회원 자격을 살려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카이로 회의에 참석한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시리아 내전, 그리고 내전이 가져온 난민과 마약 밀수 위기를 끝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이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려는 점진적인 과정의 시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12년째 이어지는 내전을 끝내려는 노력 중의 하나라는 설명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래 계속된 내전으로 시리아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인명피해가 났는데요. 유엔은 그동안 3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10만 명 이상이 구금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산합니다. 또 내전이 나기 전에 시리아 인구가 2천100만 명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거의 반이 살던 곳을 떠나 나라 안의 다른 곳으로 가거나 외국에서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진행자)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중에 이번에 13개 나라 외무장관만 모여서 결정했다면, 만장일치 결정은 아닌 모양이군요?
기자) 네. 시리아 복귀에 반대하는 회원국도 있습니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결책 없이 관계를 완전하게 정상화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조건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관영 QNA 통신에 시리아와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자국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역내 합의가 시리아 정권이 위기 근원을 해결하는 동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결정으로 시리아와 아랍 나라들 관계가 완전하게 정상화됐다고 말할 수는 없겠군요?
기자) 네.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시리아 회원자격 복원이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는 아랍연맹 회원국 각자가 내려야 할 주권적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랍연맹 회원 자격을 되찾았으니까 이제 아사드 대통령이 아랍연맹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제 시리아가 완전한 회원국이니까 아사드 대통령이 원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랍연맹 회원국 자격을 되찾은 것에 관해 시리아 정부 쪽에서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시리아 외무부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큰 관심을 가지고 아랍연맹 결정을 받아들였다면서 아랍과 더 많은 협력과 파트너십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서방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영국은 이번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가 아랍연맹에 복귀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아랍연맹의 장기적인 목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 외무부의 중동 담당 부장관인 타리크 아흐마드 경은 아사드 정권과 접촉하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아사드 대통령이 계속 무고한 시리아인들을 구금하거나 고문하고 살해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그동안 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는데요. 러시아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러시아는 오래 기다려 왔고 시리아가 '아랍 가족'으로 복귀하는데 동력을 제공한 과정의 논리적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안에서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번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지는 궁금하군요?
기자) 네. 집을 떠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에 사는 사람들은 이번 조처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 남성은 AFP통신에 아랍 지도자들이 자신들을 도와 살기에 고통스러운 난민 캠프에서 꺼내주는 대신 범죄자들과 자신들의 피를 묻힌 살인자들의 손을 씻어줬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아랍연맹이 정말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또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격했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북부와 남부, 그리고 동부 내 127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번 공격에 전차와 무인기(드론), 박격포, 전폭기, 다수의 로켓 발사대, 지대공 미사일, 그리고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으로 인명피해는 얼마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민간인 3명이 사망했고요. 수도 크이우에서는 떨어지는 드론 잔해에 5명이 다쳤다고 크이우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크이우에서 이란산 드론 35대를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포리자 지역 안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곳의 주지사가 자포리자 원전에 접한 지역을 포함해서 18개 거주지에 있는 주민들에게 임시로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지난 5일 명령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원전 주변 안전에 문제가 생긴 겁니까?
기자) 그런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6일 성명을 냈는데요. 자포리자 원전 주변 상황이 점점 예측하기가 불가능하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대부분의 원전 직원이 사는 에네르호다르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원전 직원들은 그대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고 IAEA가 현지 상황을 우려하는 건 이 지역이 전선과 가깝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종종 원전 쪽으로 포탄이 떨어지기도 하는데요. 7일 원전에 가까운 니코폴에 러시아군 포탄 30발 이상이 떨어져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습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군도 원전 인근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용병들이 소속된 바그너그룹이 최근 전선에서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이를 철회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지난 5일 러시아군이 탄약을 공급해 주지 않는다면서 오는 10일까지 바흐무트 전선에서 후퇴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프리고진 씨는 7일 모스크바가 바그너그룹이 전투를 계속하는 데 필요한 물자를 공급해 주기로 합의했다면서 후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러시아군과 같이 몇 달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지역을 점령하려고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용병들 쪽에서도 사상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리고진 씨는 이전에도 자주 러시아군 쪽에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지휘부 전술이 잘못됐다거나 탄약 등 물자 공급이 부족하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요. 특히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나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자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주중 미국대사와 친강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회동했다고요?
기자) 네,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와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만났는데요. 번스 대사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중 간 도전과 관계 안정화 및 고위급 소통의 확대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친 부장은 이날(8일) 번스 대사와의 회의에서 양국 간 최우선 과제는 관계 안정화라고 말했습니다. 친 부장은 그러나 양국 관계가 경색된 원인을 미국에 돌렸는데요. 친 부장은 미국의 “잘못된 언행”이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어렵게 얻은 중미 협정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훼손했다"며, 양국 관계가 또다시 “냉랭해졌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친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주권과 안보, 그리고 개발 이해관계 훼손을 중단해야 한다며, 특히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 차이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이 중국의 통치 아래 있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무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타이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은 정정돼야 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벗어나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중국과 타이완 관계는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번스 대사는 지난주에도 타이완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었죠?
기자) 네, 번스 대사는 지난 2일 워싱턴 기반의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개최한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중 관계와 함께 타이완 문제에 관해 발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번스 대사는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은 꾸준히 일관적이었다며, (타이완 해협을 가로지르는) 어떤 이견도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번스 대사가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방어 능력 지지 의사도 밝혔죠?
기자) 네, 번스 대사는 타이완이 충분한 억지력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이 평화적 해법을 지지한다면, 중국이 타이완 해협에서 무력을 사용했을 때 부딪히게 될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타이완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중국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을 수 있을 거라는 말인데요. 번스 대사는 그러면서 미국은 타이완 당국이 적절한 방어를 할 수 있고 억지력을 구축하도록 방어 무기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급격히 악화했죠?
기자) 네, 지난 2월 미국 영공에 출현한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의 고고도 정찰풍선이 정보 수집용이라며, 해당 풍선을 격추했는데요. 이에 중국은 정찰풍선이 민간용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대응이 지나쳤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하면서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찰풍선 사태로 당시 계획됐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계획이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 일정을 재추진할 의사를 내비쳤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 신문 주최로 열린 좌담회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올해 다시 잡히길 바라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발리에서 시 주석과 만났을 때 밝혔듯이, 양국이 모든 수준에서 그리고 정부 전반에 걸쳐 고정된 소통을 다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후 기자들에게 블링컨 장관의 “방중 시점이나 예측, 또는 평가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