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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발사장 '이동식 조립 건물' 원상복구...실제 발사 임박 여부 주목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16일 자 위성사진. 사진=Planet Labs.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16일 자 위성사진. 사진=Planet Labs.

지난해 해체된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이동식 조립 건물에 외벽과 지붕이 다시 설치됐습니다. 발사대에는 크레인이 설치되고 발사장의 자재 상당 부분이 사라지면서 실제 발사가 임박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과거 해체 전 모습으로 복구됐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조립 건물이 검은색 혹은 진한 회색의 패널로 뒤덮인 모습이 보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10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조립 건물이 원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옮겨진 뒤 외벽과 지붕이 해체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사실상 뼈대만 남은 상태로 방치돼 왔지만 이날은 외벽과 지붕이 있는 온전한 건물 형태로 발견된 것입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지난해 11월(왼쪽)과 올해 5월 16일(오른쪽) 모습. 뼈대만 있던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5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완성돼 있고, 주변의 자재(사각형 안)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Planet Labs.
서해위성발사장의 지난해 11월(왼쪽)과 올해 5월 16일(오른쪽) 모습. 뼈대만 있던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5월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완성돼 있고, 주변의 자재(사각형 안)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Planet Labs.

이 조립 건물은 지난해 10월 해체 전까지 하얀색이었지만 새로운 건물은 검은색 혹은 진한 회색입니다.

또 이 건물에는 2018년까지 지붕 위에 크레인 장비가 설치돼 있었는데, 새롭게 만들어진 지붕 위엔 아무것도 없는 듯 반듯한 표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창리 서해발사장은 서쪽 끝부분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 즉 갠트리 타워가 있으며, 반대편 약 120m 지점 즉, 동쪽 끝부분에 건물 2개가 있습니다.

동쪽의 2개 동은 각각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과 이를 수직으로 세우는 조립 건물로, 이중 조립 건물이 로켓을 발사대로 옮기는 역할을 합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 바닥에는 선로가 깔려있어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조립 건물에 대한 개선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라면 조만간 건물은 원래의 위치, 즉 동쪽으로 약 40m 떨어진 지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의 '광명성' 로켓을 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이 지난 2016년 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의 '광명성' 로켓을 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

위성사진 분석가들도 조립 건물에서 포착된 최근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동식 건물이 다시 조립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건물 자체와 뼈대 등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 transfer building has been reassembled…And the building itself, the framework and everything is finished. And the only thing missing is it as a crane on top which means they probably put it inside.”

이어 “유일하게 볼 수 없는 건 크레인”이라며 “이는 아마도 크레인이 (건물) 안쪽에 설치됐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에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조립 건물이 새로운 색상과 재질로 완전히 덮여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연구원] “So, all we can say is that we've seen them make progress on site the mobile transfer building has been completely covered in a new color and material. We're not certain whether or not that's what its final design... But we've been seeing steady changes at the complex.”

이어 “이것이 최종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발사장에서 꾸준한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슈멀러 연구원은 이날 포착된 검은색 이동식 건물은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일대를 시찰할 당시 포착된 ‘완공 예상도’와는 다소 다른 모양과 색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3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할 당시 공개된 ‘예상도’에는 조립 건물이 하얀색에 오렌지색 테두리를 두른 형태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동식 건물에 대한 개선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동창리에서 변화가 포착된 지점은 또 있습니다.

갠트리 타워의 경우 지난 수 개월간 크레인이 해체된 상태에서 개선 작업이 진행돼 왔지만, 이날은 꼭대기 부분에서 크레인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4일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인용해 90m 높이의 새 타워 크레인이 설치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틀 뒤인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각도 때문에 타워 형태로 세워진 크레인은 식별되지 않았지만 갠트리 타워 윗부분에서 바깥 쪽으로 튀어나온 노란색 크레인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사장 중심부에 널려 있던 자재는 대부분 치워졌습니다. 대신 중심부의 남쪽 부분에 자재로 추정되는 하얀색 물체가 일부 남아있을 뿐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중심부에 있던 자재는 조립 건물의 안팎에서 활용할 재료와 장비 등이었을 것이라며, 건물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자재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끝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조만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여기에 발사장에서 크고 작은 변화까지 포착되면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실제로 임박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발사까진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발사대 옆 연료∙산화제 벙커를 비롯해 동창리 발사장의 북서쪽 부근의 일부 건축물이 여전히 완공되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남아있는 작업이 많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한센 연구원은 “지난 수개월 간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북한이 최종 발사에 한층 더 다가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슈멀러 연구원도 “북한이 언제 발사를 할 지에 대해선 추측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론적으론 북한이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일, 수주 내로 발사 준비를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연료와 관련된 건물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외부를 통해 연료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그들이 원한다면 내일이라도 발사할 수 있지만, 다음 달 혹은 그 이후 언제든 발사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섣부른 추정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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