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칭 중국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위원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서기가 각각 이끄는 양국 대표단이 22일 모스크바에서 '안전보장협의'를 진행한다고 두 나라 관영 매체들이 동시에 보도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로 논의하는 동시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강력한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맞선 대응책과 협력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G7 정상들은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 모여 주요 국제 현안을 논의한 결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러시아군의 무조건 철수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과의 디리스킹(위험제거)를 강조한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 최근 중-러 밀착 두드러져
러시아와 중국의 '안전보장협의'는 연례 행사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이후 양국의 밀착이 두드러지는 시점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가들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평화 중재'를 표방하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와 정치 경제 다방면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블라디보스토크 항만 사용권을 중국에 내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해당 조치는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서명한 '2030년 중러 경제협력 중점 방향에 관한 공동성명'의 일환입니다.
당시 두 정상은 "국경 지역 잠재력을 발굴해 중국 둥베이와 러시아 연해주 간 교류협력을 발전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최근 자국 주재 각국 외교 공관과 국제기구 대표 시설에 공문을 보내, 우크라이나 지지 게시물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치 선전물'을 금지한다는 명목입니다.
이같은 상황에 관해,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중국에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4일 현지 일간지 로피니옹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 양국 강경파 첫 대면 주목
천 서기와 파트루셰프 서기가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러시아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중국 국가안전부장 출신인 천 서기는 지난해 10월 열린 20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승격하면서 공안과 사법, 정보기관을 관할하는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 올랐습니다.
오는 28일까지 머물 예정으로 21일 모스크바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인 파트루셰프 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 그룹에서 가장 강경한 성향을 지닌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 방중
천 서기와 파트루셰프 서기가 진행하는 이번 안전보장협의 직후, 러시아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오는 23~24일 방중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방문한다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9일 공지했습니다.
미슈스틴 총리는 이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예방할 예정입니다.
왕 대변인은 미슈스틴 총리 방중이 현행 국제 정세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의 최대 이웃이자 주요 신흥시장으로 양국의 협력은 강한 복원력과 풍부한 잠재력,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은 러시아를 성공적으로 국빈 방문했고,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성장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에 관한 중요한 공통의 이해를 얻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왕 대변인은 이어서 "우리는 미슈슈틴 총리의 방문이 양국 협력을 증진, 문화적·인적·하위 국가적 교류를 심화시키기를 원한다"고 강조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