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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발사장 이동식 조립 건물 원래 위치로 복귀…새 발사장엔 건물 들어서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23일 자 위성사진. 이동식 조립 건물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발사장 중심부는 치워진 모습이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23일 자 위성사진. 이동식 조립 건물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발사장 중심부는 치워진 모습이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최근 재조립된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이동식 건물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갔습니다. 발사장에 있던 자재도 모두 치워지면서 실제 발사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새로운 발사대 공사 현장에선 온전한 형태의 새 건물이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조립 건물이 과거에 있던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23일 자 위성사진에는 이동식 조립 건물과 로켓 주처리 건물이 일직선상으로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해 10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동식 조립 건물이 원래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떨어진 발사장 중심부로 옮겨진 뒤 외벽과 지붕이 해체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16일 조립 건물에 외벽과 지붕이 설치돼 다시 온전한 건물 형태로 발견됐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그런데 약 일주일 만인 이날 다시 동쪽으로 40m, 즉 지난해 10월 이전에 있던 위치로 되돌아간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5월 22일(왼쪽)과 23일(오른쪽) 모습. 이동식 조립 건물(원 안)이 원래의 위치로 되돌가가고, 주변의 자재도 치워진 모습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서해위성발사장의 5월 22일(왼쪽)과 23일(오른쪽) 모습. 이동식 조립 건물(원 안)이 원래의 위치로 되돌가가고, 주변의 자재도 치워진 모습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동창리 서해발사장에는 서쪽 끝부분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 즉 갠트리 타워가 있고, 반대편 약 120m 지점에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과 이를 수직으로 세우는 조립 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립 건물은 바닥에 선로가 깔려있어 서쪽의 발사대와 동쪽의 주처리 건물을 오가며 수직으로 세워진 로켓을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날 위성사진에선 발사장 중심부에 널려 있던 자재가 모두 치워진 모습도 확인됩니다.

이동식 건물이 재조립된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발사장 중심의 남쪽 부분에는 자재로 추정되는 하얀색 물체가 일부 남아있었습니다.

또한 갠트리 타워 주변에도 용도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바로 앞에 놓여 있는 것을 제외하곤 자재나 공사가 진행 중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종합하면 지난 수개월 간 개선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졌던 서해위성발사장의 핵심 시설인 갠트리타워와 이동식 조립 건물, 주처리 건물이 모두 온전한 형태를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끝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조만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정찰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발사장의 새로운 모습만으론 북한의 실제 위성발사가 임박한 것인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동식 조립 건물 아래에는 지하터널이 있고 그 터널에는 로켓을 옮길 수 있는 열차 선로가 깔려 있는데, 터널 바깥부분에선 선로를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과거처럼 열차를 이용해 로켓을 이동식 조립 건물까지 옮길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2' 위성사진을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2' 위성사진을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도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발사장 지하터널로 선로가 다시 연결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연구원] “It doesn't appear that the rail line has been reconnected to that launch pad underground station area. But that doesn't mean that they can't use it that way. They could easily just drive a truck with rocket parts under the launch pad and then use it the way it was originally conceived of.”

그러면서도 “이는 이전 방식으로 발사장을 활용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로켓 부품을 실은 트럭을 발사대 아래로 몰고 가서 원래 하던 대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현재 발사장 바깥 쪽에 자리한 연료∙산화제 벙커 등 일부 시설도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인데, 슈멀러 연구원은 유류 탱크를 가져와 직접 발사체에 연료를 채울 수 있는 만큼 이런 사실만으론 발사 여부를 가늠할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새롭게 건설 중인 발사대는 공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등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인근 해안에 최근 로켓 발사를 위한 추가 발사대를 새롭게 짓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새 발사대가 들어서고 있는 지점은 기존 발사대에서 동남쪽 약 3.5km로,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가로 135m, 세로 40m크기의 대형 콘크리트 패드와 주변으로 각종 구조물이 들어선 장면이 관측됐었습니다.

그런데 약 일주일 만인 23일 자 위성사진에는 콘크리트 패드 위에 파란색 지붕을 한 대형 건물이 세워진 모습이 보입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새 발사대 공사현장. 파란색으로 된 이동식 건물이 보인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서해위성발사장의 새 발사대 공사현장. 파란색으로 된 이동식 건물이 보인다. 사진=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가로 50m, 새로 30m 크기의 이 건물은 직사각형 형태의 콘크리트 패드의 남쪽 절반 정도를 채우고 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전날인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사 현장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 건물은 지붕이 덮이지 않은 상태였지만 불과 하루 만에 파란색 지붕이 덮이면서 온전한 건물이 된 것입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 건물 아래에는 선로가 깔려 있으며, 선로는 콘크리트 패드의 북쪽 끝부분까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연구원] “The purpose of the structure, a rail mobile environmental protection structure, is that they will move all the rocket parts under that building. That building itself will physically move over the launch pad. And when that building is over the end of the pad where the rocket will launch, they will assemble and place the rocket on essentially a giant metal scaffolding arm.”

이어 이 건물이 ‘환경 보호 구조물(environmental protection structure)’로서 눈과 비로부터 로켓을 보호하는 동시에 로켓을 물리적으로 북쪽의 발사대로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로켓이 실제 발사될 발사대 쪽에선 로켓을 조립한 뒤 로켓을 대형 철제 발사대에 세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발사대 주변에 세워진 구조물 역시 이곳이 새로운 발사대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현재 발사대 바로 옆에는 높이 솟아 있는 6개의 철골 구조물이 보이는데,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중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은 2개의 구조물에는 피뢰침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반적으로 로켓 발사대 주변에는 로켓을 낙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피뢰침 시설이 들어선다며, 발사대 옆에 피뢰침이 설치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24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인 누리호를 쏠 예정인데, 현재 언론이 공개한 사진에선 발사대에 고정된 누리호 주변으로 높이 솟아 있는 3개의 피뢰침 구조물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공사 현장에서 피뢰침 시설이 발견된 건 이곳을 발사대로 추정할 수 있는 일종의 근거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새로운 발사대에선 기존 발사대에 있는 연료∙산화 시설을 볼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진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발사대가 고체 연료용 발사체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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