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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에 금수품 수출...대형 냉동·냉장 장치


지난 2017년 9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9월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최근 북한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대형 기계류 제품을 거래한 사실이 공식 무역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두 나라가 최근 뜸했던 금수품 거래를 다시 재개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금수품 거래 내역이 확인된 건 지난 2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통해서입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당시 북중 무역 세부 자료에는 중국이 기계류에 해당하는 HS 코드(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 84 제품을 북한에 판매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구체적으론 HS 코드 84186990 즉, 기타 냉장∙냉동 장치 3개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됐으며, 수출액은 7만2천673달러에 이릅니다.

해관총서는 이 냉장∙냉동 장치 3개의 총 무게가 9천270kg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용이 아닌 공장이나 대형 식당 등에서 사용하는 공업용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기계류 제품에 해당하는 HS 코드 84에 대해 대북 수출과 수입을 금지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해당 물품의 거래 내역이 중국 해관총서의 공식 무역 자료에 고스란히 남은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면서 처음으로 북한과 거래가 금지되는 품목에 대한 HS 코드를 명시했습니다.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의 수출입이 ‘HS 코드’를 통해 이뤄지는 점에 착안해 제재 위반 여부를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는 걸 미리 차단한 것입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기계류와 전자, 철강 등이 포함된 HS 코드 72에서 89까지에 해당하는 제품을 북한에 판매할 수 없게 됐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식품과 목재, 광물, 기계, 전자 제품 등을 아우르는 HS 코드 07과 08, 12, 25, 44, 84, 89류의 제품에 대한 수출이 금지됐습니다.

따라서 지난 2월 HS 코드 84로 시작하는 대형 냉장∙냉동 장치 약 7만 달러어치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건 명백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과거 중국은 금수품에 대한 거래를 지적 받을 당시 문제의 제품이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물품이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무역 자료에는 문제의 냉장∙냉동 장치에 대한 거래를 ‘일반 무역’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해당 장치가 인도적 지원 물품이라면 무역 형태가 ‘정부 간 혹은 국제기구의 구호 혹은 기부’로 나타나야 합니다.

또 앞서 일부 대북 구호단체 등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기계류를 포함한 일부 제품에 대한 대북 반입 허가를 받았는데, 물품의 선적지를 다롄 혹은 단둥이 있는 랴오닝성으로 신고했습니다.

반면 이번 3개의 냉장∙냉동 장치의 선적지는 산둥성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두 나라가 최근 뜸했던 금수품 거래를 다시 재개한 것인지도 주목됩니다.

북한과 중국은 2020년을 마지막으로 금수품 거래 기록을 무역 자료에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두 나라의 금수품 거래는 약 3년 만입니다.

2020년 중국은 철강 등이 포함된 HS 코드 73과 74 제품 약 1만9천 달러어치를 비롯해 기계류(HS 코드 84) 31만 달러어치와 전자제품(HS 코드 85) 12만2천 달러어치 등 약 94만 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북한에 수출했습니다.

중국은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 이중 HS 코드 84, 85에 해당하는 일부 제품은 외교적, 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에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에 수출된 HS 코드 72와 73 제품은 강괴(steel ingot)와 강철 빌렛, 페로실리콘이었으며, 이들은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의 가장 최신 대북 결의인 2397호는 HS 코드로만 금수품 여부를 판별하고 있어 이 같은 중국 측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한편 VOA는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 대북 금수품 수출 문제를 문의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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