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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테러 방사능 유출 시도...모든 준비 마친 상태"


러시아군 병사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단지에서 경계 근무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군 병사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단지에서 경계 근무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가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방사능 유출과 관련된 '테러' 공격을 러시아군이 자체적으로 시도하려한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에 올린 긴급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크라이나 정보기관들과 국가보안국이 얻은 첩보라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서 "그들(러시아)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불행히도 방사능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방사능이 어디로 향할지는 풍향에 따라 결정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해당 정보를 국제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정보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 원전 일대 러시아 점령 중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9일 째였던 지난해 3월 4일, 해당 시설을 접수했습니다.

현재 원전의 통제권은 러시아군이 갖고 있지만, 실무 운영을 맡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국영기업 '에네르고아톰' 소속 전문가와 직원 등 우크라이나 측 인력입니다.

원전 시설과 주변지역에 꾸준히 포격이 잇따르며 사고 위험성이 지적돼온 상황입니다.

지난해 8월 초순부터 원전 내외에 포격이 계속되면서 양측이 상대 소행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냉각 장치를 위한 외부 전원이 단절되기 시작해 6기 원자로 중 한두 기만 남기고 모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같은해 10월부터는 마지막 원자로도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사용후 핵연료 냉각을 위한 저수와 전원 공급이 필요해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문제는 계속 국제적 현안이 되고있습니다.

더욱이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던 카호우카 댐이 이달 초 붕괴되면서 우려가 커진 상황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하는 원전 단지 일대 비무장지대화는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러시아 "또다른 거짓말"

러시아는 22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 입장을 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회견에서 해당 발언이 "또다른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서 "바로 얼마 전에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원전을 방문 감찰해 (안전의) 모든 부문에서 높은 점수의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자포리자 원전 단지와 주변 지역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 뒤 "심각한 상황이지만 냉각수 수위는 충분하다"며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시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IAEA 국제 감시단이 현지에 남아 계속해서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IAEA 총장,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대표 면담

한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그로시 총장이 오는 23일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해 러시아 국영 원자력 에너지 기업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하체프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라고 22일 현지 매체들에 밝혔습니다.

그로시 총장과 리하체프 대표는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원전 안전 대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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