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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바그너 사태, 푸틴 체제 균열 드러내"...미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 베트남 기항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가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의 실질적 균열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베트남 다낭항에 기항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에 집을 추가로 세우는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말에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지도부를 상대로 일으킨 반란 사태가 하루 만에 종결됐습니다. 미 국무장관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5일, NBC, CNN 등 미국 주요 매체와 잇달아 인터뷰하고, 이번 사태는 블라디미르 푸틴 통치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러시아 내부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바그너그룹의 반란과 그에 따른 위기를 러시아 내부 문제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푸틴의 권위에 직접적인 도전이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실질적인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16개월 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단 며칠 만에 차지해 지도상에서 없애 버릴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스스로 만들어 낸 용병으로부터 모스크바를 지켜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게 토요일, 24일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그너그룹은 24일 새벽, 주둔지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의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는 전날(23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군과 바그너그룹이 그동안 계속 삐그덕거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창립자는 러시아 군 지도부가 사지에서 싸우고 있는 자신들에게 탄약과 무기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고 맹비난하고 전선에서 철수하겠다고 압력을 가해왔는데요. 러시아 군 수뇌부와 프리고진 창립자 간에 지휘권을 둘러싼 알력 싸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프리고진 창립자는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자신에게 오지 않으면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고요. 다음 날 새벽 바로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했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속도가 꽤 빨랐죠?

기자) 네.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이날(24일) 오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했고요. 모스크바에서 500km 정도 떨어진 보로네시 지역을 지나 200km 앞까지 진격한 상태에서 진격을 멈췄습니다.

진행자) 갑자기 왜 진격을 멈춘 거죠?

기자)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창립자는 24일 음성 담화에서,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합의에 따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 창립자와 협상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바그너 병력의 모스크바 이동을 멈추고, 상황 완화 조처를 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프리고진 창립자가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프리고진 창립자의 거취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는 24일 사태가 종료된 후, 프리고진 창립자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오늘 사건은 비극적인 일이었다”면서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입건은 취소될 것이며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프리고진 씨가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는데요. 벨라루스 정부도 아직 프리고진 씨의 거취를 확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반란에 가담한 용병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바그너 용병들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용병들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유혈 사태를 피하는 것이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는데요. 일각에서는 협상 배경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 창립자 가족의 신변을 위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프리고진 씨가 병력을 철수한 뒤 처음으로 메시지를 내놨군요?

기자) 네. 26일 텔레그램에 11분짜리 음성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우리는 항의 차원에서 간 거였지, 정부를 뒤집으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나의 목적은 바그너그룹 병력 파괴를 막는 것이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망친 군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프리고진 씨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그리고 루카셴코 대통령이 중재한 합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러시아 군부대를 방문하는 무음 처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해당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는 군부대를 시찰하고 지휘관들로부터 전황을 보고받았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방문 시점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쇼이구 국방부 장관의 입지가 이번 사태로 영향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려는 러시아 당국의 노력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번 사태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속적인 안보, 경제, 인도적 지원을 통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5일 미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맥락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반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아울러 “우리의 초점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을 단호하고 가차 없이 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습니다.

미 핵추진 잠수함 '로널드 레이건'함(앞)이 남중국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핵추진 잠수함 '로널드 레이건'함(앞)이 남중국해에서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항공모함이 베트남에 기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핵 추진 USS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CVN-76), 유도미사일 순양함 USS 앤티텀(CG-54), USS 로버트 스몰스 순양함(CG-62) 등 미 해군 함선이 24일 다낭항에 입항했습니다. 미 해군 함선들은 30일까지 다낭항에 기항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 항공모함이 베트남에 기항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항공모함이 베트남을 찾은 건 베트남전 종전 이래 이번 포함, 세 차례 밖에 없습니다. 2018년 USS 칼빈슨, 2020년에는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 그리고 이번에 로널드 레이건함이 베트남에 기항했습니다.

진행자) 3년 만에 미 해군 함선들이 베트남에 기항했는데, 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베트남 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입니다. 미국 대사관은 로널드 레이건함의 기항은 “번영하고 안전이 확보된 미래를 향해 공유하는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남중국해 등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팜 투 항 베트남 외무부 대변인은 “역내와 세계 평화와 안정, 협력과 발전을 위한 일반적인 우정의 교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항 중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로널드 레이건함 지휘관인 대릴 카돈 함장은 6월 30일까지 있는 동안, 베트남과의 교류를 심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돈 함장은 5천 명 넘는 승조원의 대부분은 베트남 방문이 처음이라면서 다양한 지역 사회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지역 운동선수들과의 스포츠, 문화 교류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은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가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해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과는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곤 했는데요. 최근에도 중국 해양조사선과 해경선, 어선들이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와 활동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본 함정도 필리핀에 기항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일본 해상자위대 항공모함급 호위함인 ‘이즈모’도 지난주, 베트남 군사요충지 ‘캄란만’ 항에 기항했습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일 입항 전 선상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실현을 향해 국제법을 준수하고, 해양 질서 유지에 공헌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일본 매체들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에프라트 유대인 정착촌 전경 (자료사진)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에프라트 유대인 정착촌 전경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유대인 정착촌 내 주택 추가 건설을 승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에 집 수천 채를 더 짓는 계획을 26일 승인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정착촌 건설을 감독하는 국방부 위원회가 이곳에 집을 5천 채 이상 건설하는 걸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유대인 정착촌이 있는 요르단강 서안이 원래 이스라엘 영토가 아니었죠?

기자) 네.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이른바 ‘6일 전쟁’에서 가자지구, 그리고 동예루살렘과 함께 점령한 곳입니다. 이 중에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는데요. 지난 1990년대 초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리하다가 나중에 이슬람 무장 조직 하마스에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데요. UN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부분 이를 불법으로 여깁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스라엘은 두 점령지 안에 유대인들을 들여보내 살게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두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었는데요. 이걸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는 이스라엘 사람 약 7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사이에 오래되고 심각한 분쟁 거리였죠?

기자) 맞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그리고 가자지구를 앞으로 독립했을 때 영토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두 지역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점점 더 많이 들여보내 살게 하니까 팔레스타인 측이 강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진행자) UN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도 점령지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간 미국 정부는 대체로 이 정착촌 건설에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 정책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초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대인 정착촌이 우리가 추구하는 희망의 지평에 방해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렇게 정착촌 확대를 강행하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조처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말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다시 등장하면서 또 유대인 정착촌 문제가 큰 논란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가 극우파 세력을 끌어들여 연립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팔레스타인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각료 중에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이 있습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과거에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정착촌에 살면서 선동적인 지도자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요. 재무장관이 된 뒤에 올해 초 정착촌 정책을 관할하는 권한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스모트리히 장관은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민 수를 배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정착촌 내 주택 추가 건설 승인에 관해 팔레스타인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고위 인사인 와셀 아부 유세프 씨는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겨냥한 침략과 공개 전쟁 쪽으로 움직인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내 모든 정착민 식민주의는 위법이고 불법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 쪽에서도 나온 말이 있나요?

기자) 네. 지난 18일 이스라엘 정부가 점령지 내 정착촌 계획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토르 베네스랜드 유엔 중동특사는 다음날 성명을 내고 “지난 1996년부터 시행했던 관련 절차를 바꾸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면서 “이는 정착촌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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