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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모디 "방위∙기술 협력 확대"...EU 11차 러시아 제재 합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기술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합의했습니다. 이란 외무부 장관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만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찾은 모디 총리가 22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뒤에 공동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진행자) 두 지도자가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두 나라 협력 관계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강하고 밀접하며 역동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디 총리 방미가 밀접한 협력을 보여준다며 두 나라가 반도체 공급망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도체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 회사들이 미국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며 두 나라 경제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를 만나 인권 등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문제도 기자회견에서 언급됐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언론 자유와 종교 자유가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모디 총리와 민주적 가치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서 모디 총리는 어떻게 답했나요?

기자) 네. 모디 총리는 인도 정부가 헌법에 근거해 운영된다며 어떤 차별도 인도에는 발붙일 공간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정부 정책에서 종교나 카스트에 근거한 차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는 그 밖에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이 인도-미국 관계에 새 장을 열었다면서 신기술과 반도체, 인공지능(AI) 기술 등이 강력한 협력 관계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도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미국 마이크론과 구글이 인도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 두 나라 협력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발언이 나왔나요?

기자) 네. 모디 총리는 인도·태평양 평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대화와 외교를 강조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른 것과 관련해 이 발언이 대중 관계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행자) 모디 총리가 그동안 미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그사이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적도 있습니까?

기자) 이번이 처음입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처음 집권했고요. 2019년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해 지금까지 인도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 기간 다섯 번 미국을 방문했지만, 국빈 방문은 처음입니다. 로이터, AP,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매체들은 모디 총리의 이번 국빈 방문은 인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모디 총리에게 ‘레드카펫(red carpet)’을 깔아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지난 몇 년 새 세계 무대에서 인도의 영향력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인도는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으로서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제 중국을 넘어 14억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을 향한 세계적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두 나라가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방위산업과 첨단기술 부문 관련 협력 증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모디 총리도 이날(22일) 기자회견에서 두 부문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협력 가운데 하나로 해상 협정에 따라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미군 해군 함정들은 필요시 인도 조선소에서 수리할 수 있습니다. 양국은 또 미국 GE사가 인도 군용기용 제트엔진 생산 공장을 인도에서 설립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그 밖에 미국제 무장 ‘MQ-9B’ 해상 감시용 무인기를 인도에 조달하는 계획도 합의됐다고 미국 관리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첨단기술 부문에서는 두 나라 사이에 어떤 것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양국 합의 사항 가운데는 미국 반도체 제조회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도 서부 구자라트에 반도체 실험과 패키징 장치를 위한 27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자라트주는 모디 총리 고향이기도 합니다. 이번 모디 총리 방문을 통해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더 많은 투자와 개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모디 총리 방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권 단체들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소소한 민주당 안에서도 모디 정부가 야당과 종교,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 70여 명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도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을 촉구하는 연대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또 중요한 일정이 잡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디 총리는 상∙하원 합동 연설도 예정돼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 의회가 모디 총리를 초청한 것은 한 때 인권 우려로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이 거절됐던 지도자에게 드문 예우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05년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 힌두교도의 이슬람교 학살을 방관했다는 의혹을 받아 미국 입국 비자가 거부된 바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또 22일 저녁에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또 단행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21일 러시아에 대한 11차 제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EU는 앞서 10차례 제재를 통해 러시아 기업들과의 거래 금지, 1천 명 넘는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EU 역내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조처를 취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11차 제재의 주 내용은 뭔가요?

기자) 이번 11차 제재는 지금까지 단행한 제재의 허점을 이용해 여전히 러시아와 무역을 계속하고 있는 나라와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특히 EU의 교역국이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를 통해 제재를 피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목적입니다. EU 의장국인 스웨덴은 21일 트위터에, 이번 추가 제재안은 러시아의 군사∙안보 부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과 기술이 러시아에 수출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주요 상품과 기술이 제3국을 우회해 러시아로 들어가는 걸 막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재안에 따르면, 제3국의 어떤 기업이 EU산 제품을 수입해 이를 다시 러시아로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면 제재 적용 대상이 됩니다. 이와 관련,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러시아 주변국과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중국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EU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들 국가에서 EU 산 제품 수입이 급증하자 우회 경로 가능성을 우려해 왔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내용이 들어 있습니까?

기자) 네. EU는 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송한 데 연루된 개인 71명과 기관 33곳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EU 내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아울러 러시아 석유와 석유 제품 수입 금지 규정을 어기고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될 경우, EU 회원국 항구 접근이 금지되고요. 또 국가 통제를 받는 러시아 언론사 5곳에 대한 면허 정지 연장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11차 제재는 언제부터 단행되는 겁니까?

기자) EU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23일부터 시행될 전망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21일) 합의 소식을 환영하며, 새로운 제재가 “푸틴의 ‘전쟁 기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구금돼 있는 미국인 기자가 법원에 출두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지난 3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22일 모스크바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모스크바 법원은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석방 요구를 거부하고 최소한 8월까지 구금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구체적으로 무슨 혐의를 받고 있는 거죠?

기자) 간첩 혐의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수집하려다 체포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소속사인 월스트리트저널 측은 러시아의 그 같은 주장을 일절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불법 구금하고 있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어디 수감돼 있습니까?

기자)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모스크바 법원은 지난달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8월 31일까지 구금할 것을 명령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그의 변호인단은 이 같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해 왔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오른쪽)이 22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오른쪽)이 22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이란 외무부 장관이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났군요?

기자) 네. UAE를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22일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3일 일정으로 이웃 아랍 나라들 순방에 나선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카타르와 쿠웨이트, 오만에 이어 마지막으로 UAE를 찾았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UAE 관영 WAM 통신은 이날(22일) 두 사람이 상호 관계와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 관영 TV는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과 무함마드 대통령이 90분 동안 만났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이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이란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고, 무함마드 대통령도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UAE로 초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두 나라가 앞으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번에 두 나라 사이 항공 서비스를 확대하고 무역과 관광 기회를 늘린다는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UAE는 이란이 적으로 여기는 미국과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UAE 알다프라 공군기지에 미군 약 2천 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UAE나 여타 걸프 지역 아랍 나라들에 배치된 미군은 이란에 대한 억지력으로 여겨집니다.

진행자) 이란이 최근에 걸프 지역 아랍 나라들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란이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를 복원해 고립 상태를 완화하고 경제를 개선하려고 부산하게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같은 이란 주변 나라들도 예멘과 시리아 내전 탓에 최근 몇 년 새 커진 이란과의 긴장 관계를 완화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 예멘 내전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그리고 이란 사이 긴장이 크게 고조되는 중요한 원인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예멘 내전에 직접 참전해서 예멘 정부군을 도왔습니다. 반면에 이란은 정부군과 싸우는 후티 반군을 지원했는데요. 그래서 큰 갈등이 있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밖에 시리아에서도 반군 진영을 지원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는 이란과 간접적으로 대립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태가 이어지다가 최근 긴장 수준을 낮추려는 노력이 시작됐는데요. 이런 노력이 최근에 눈길을 끄는 결실을 얻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3월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두 나라가 최근 대사관 문을 다시 열었고요.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두 나라 관계 복원을 중국이 중재해서 크게 눈길을 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 지역에 오랫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중재에 나섰는데, 이 중재가 성공했습니다. 최근 미국이 인권이나 원유 감산 문제 등으로 걸프 지역 나라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습니다. 거기에 미국 관심이 걸프 지역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 문제에 기울어져 있는데요. 이 틈을 타서 중국이 역내 영향력을 키우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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