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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어린이 70만 명 보호"...이란 '코란 소각 항의', 스웨덴 대사 파견 보류


비정부 통제 지역에서 러시아가 주관한 여름 캠프에 참가했다 러시아로 끌려갔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로 복귀하는 버스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비정부 통제 지역에서 러시아가 주관한 여름 캠프에 참가했다 러시아로 끌려갔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로 복귀하는 버스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70만 명을 분쟁 지역에서 데려와 보호 중이라고 러시아 의회 고위 인사가 말했습니다. 이란이 최근 스웨덴에서 있었던 ‘코란 소각’에 반발해 스웨덴에 대사 파견하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홍콩 당국이 외국에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포상금을 내걸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70만 명을 데리고 갔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서 약 70만 명의 어린이를 러시아 영토로 데려왔다고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상원의원이 말했습니다. 카라신 의원은 러시아 상원인 ‘연방평의회(Federation Council)’에서 국제문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위 인사인데요. 2일 늦게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왜 데려간 거죠?

기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러시아 영토로 데려오는 프로그램이 고아와 전쟁터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라신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약 70만 명의 어린이가 총알과 포탄이 난무하는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에서 탈출해 우리에게서 피난처를 찾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대거 불법 이주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러시아 고위 인사의 말을 통해 현재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러시아 영토에 있다는 게 확인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카라신 위원장의 발표는 그동안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추정했던 수치보다 훨씬 많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러시아가 약 26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강제 이주시켰다고 추정했고요. 우크라이나 정보부는 현재 약 1만9천5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살던 곳에서 불법적으로 추방돼 러시아로 끌려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의 추정과는 특히 큰 차이가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이동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후 첫 몇 달 동안, 그리고 지난해 8월 말,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에서 러시아에 뺏긴 영토를 다시 탈환하기 위한 반격 작전을 벌이기 직전에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국제형사재판소(ICC)도 러시아의 이 같은 행동을 주목하고 있죠?

기자) 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아동을 강제 납치, 불법 이주시킨 혐의를 적용해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 인권 담당 관리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폴란드가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최근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벨라루스 정부가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가 국경 수비 강화에 나섰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2일,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고 불법 월경자들을 막기 위해 경찰 500명을 국경 일대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마리우시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이들 경찰은 5천 명의 국경수비대, 2천 명의 군 병력과 함께 국경을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전부터도 국경 지역에서 갈등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폴란드는 벨라루스 정부가 지난 2021년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을 국경 지대로 강제로 이동시키고, 이들의 월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월경 시도 그룹의 공격적 행태도 더 심해지고 있는데요. 국경수비대 대변인은 올해 파손된 순찰 차량 17대 가운데 13대가 6월 한 달 동안 파손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정부가 경찰 인원을 보강해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벨라루스 이동과도 관계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스타니슬라프 자린 폴란드 특임조정관 대행은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바그너그룹이 폴란드 안보를 위협하고, 불법 이민자 경로에서 모종의 활동을 할 것이라는 건 아직 분석과 가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가는 것은 그냥 쉬러 가는 게 아니라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것이며, 그 임무는 폴란드는 물론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리투아니아에서는 다음 주 큰 국제 행사가 열리죠?

기자) 네. 다음 주 11일과 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나토 31개 회원국 정상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핵심 우방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과 방위비 증액, 유럽의 안보 문제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인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의에 앞서 영국을 방문해 찰스 3세 국왕, 리시 수낙 영국 총리 등과 만날 예정이고요. 나토 회의 참석 후 핀란드를 방문하고 귀국합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 (자료사진)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스웨덴에서 있었던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 소각 사건의 파문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란이 최근 스웨덴에서 있었던 ‘코란 소각’에 반발해 스웨덴에 대사 파견하는 것을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은 2일 트위터에 “스웨덴 주재 신임 대사를 임명하기 위한 행정 절차는 이미 다 끝났지만, 스웨덴 정부가 코란 모욕 행위를 허가함에 따라 파견 절차를 보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스웨덴 정부에 궁극적인 책임을 묻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이슬람 사원 밖에서 한 남성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워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이란을 비롯한 이들 아랍권 국가는 스웨덴 정부가 해당 남성의 시위를 허용함으로써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스톡홀름 경찰 당국은 당초 ‘표현의 자유’ 보장을 들어 시위 신청자가 끝까지 원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파문이 커지자 스웨덴 외무부는 2일 코란 소각 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개인이 시위에서 행한 이슬람 혐오 행동이 무슬림에게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경찰은 앞서 이 남성을 특정 민족 또는 국가 집단에 대한 선동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남성은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시위를 벌인 남성은 몇 년 전 스웨덴으로 이주한 이라크 출신 살완 모미카 씨인데요. 모미카 씨는 스웨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동이 반발을 초래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수천 건의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며칠 안에 또 스톡홀름 주재 이라크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국기와 코란을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미카 씨는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기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 인권과 민주주의, 윤리, 여성의 권리 등에 위배되는 매우 위험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모미카 씨는 또한 코란 소각이 증오 범죄나 어떤 집단을 겨냥한 선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코란을 소각하는 것이 증오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법원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미카 씨의 출신국인 이라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라크 외무부는 모미카 씨가 자국법에 따라 재판받도록 그의 신병 인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란 소각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에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 일부 시위대가 난입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아랍권 국가들이 지금 한목소리로 이번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57개국으로 이뤄진 이슬람 최대 국제기구, ‘이슬람협력기구(OIC)’는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OIC는 성명에서, 코란 모독 행위를 막기 위한 집단적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종교적 증오를 옹호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국제법 적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서방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이번 사태는 결코 EU의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EU 대외관계청은 1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코란 또는 다른 종교의 경전을 태우는 것은 공격적이고 무례하며, 명백한 도발 행위”이며 “인종 차별과 외국인 혐오 등 편협함은 유럽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도 3일 아랍에미리트(UAE)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표현의 자유가 다른 사람을 경멸하고 거부하는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5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가운데) 씨가 지난 2020년 9월 1일 왕이 당시 중국 외교부장의 독일 방문 기간 진행된 항의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자료사진)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가운데) 씨가 지난 2020년 9월 1일 왕이 당시 중국 외교부장의 독일 방문 기간 진행된 항의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홍콩 당국이 해외에 있는 민주화 운동가 관련 정보에 현상금을 내걸었군요?

기자) 네. 홍콩 경찰이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배된 해외에 있는 유명 민주화 활동가 8명을 체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 포상금으로 100만 홍콩 달러, 미국 돈으로 약 12만 달러를 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운동가는 지난 2019년 대규모 민주화 지지 시위가 진압되고 이듬해 중반 중국 정부가 전면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시행하자 홍콩을 떠났습니다. 2019년 시위는 범죄인 인도법안, 이른바 홍콩 송환법에 반대해서 일어났는데요. 이 과정에서 폭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포상금이 걸린 사람들이 누굽니까?

기자) 네. 네이선 로, 애나 쿽, 핀 라우, 전 입법회 의원이었던 데니스 쿽과 테드 후이, 변호사이자 법학자인 케빈 얌, 노조 활동가 멍시우탯, 그리고 인터넷 논객인 엘머 위엔 씨 등입니다. 이들은 현재 미국, 영국, 그리고 호주 등에 머물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얌 씨는 호주 시민입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이 사람들에게 적용한 혐의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네. 외부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협했다는 겁니다. 이 혐의에는 법원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또 8명 가운데 몇몇은 정부 전복, 그리고 정부 전복과 분리를 선동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부 세력과 손을 잡았거나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했다는 말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3일) 기자회견에서 경찰 국가안보부서 책임자인 스티브 리 씨는 “이들 운동가는 홍콩 이익을 훼손하고, 일부는 특히 판사들이나 검사들을 겨냥하는 등 관리들을 위협하기 위한 외부 제재를 지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포상금을 내건 운동가들이 외국에 있어서 홍콩 경찰이 이들을 체포하는 게 실제로 가능하겠습니까?

기자) 네. 경찰 당국도 이들이 해외에 있으면 체포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티브 리 씨는 “우리는 그들을 쫓는 것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포상금이 걸린 사람들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네. 케빈 얌 씨는 로이터통신에 계속 폭정을 비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호주에 있는 테드 후이 전 의원은 AFP통신에 “포상금이 해외 홍콩인 공동체를 겨냥한 중국 공산당 박해의 무게에 더해졌다”면서 “이것은 중국이 점점 더 극단적인 권위주의로 향하며 세계에 더욱 더 위협이 된다는 점”을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 더 확실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운동가들이 머무는 나라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은 “홍콩 당국이 호주에 있는 이들을 비롯해 홍콩 민주화 지지자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호주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에 관해 계속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은 해외로 빠져나가서 체포되지 않았지만, 홍콩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국가보안법 탓에 지금까지 체포된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 당국은 3일 기자회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지금까지 260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79명은 정부 전복과 테러리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많은 서방 나라와 인권 단체가 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몇몇 나라는 지난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할 때 합의한 ‘일국양제’ 방식에 따라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이 법이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이런 비판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홍콩 당국은 홍콩 경제 성공을 보존하는 데 필요한 안정을 국가보안법이 회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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