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다시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중국과 뉴질랜드가 무역, 농업, 과학 혁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유럽국경·해양경비청(프론텍스)’이 그리스 내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또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27일 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 S-300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습니다. 크라마토르스크는 지난해 9월 러시아가 합병을 주장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는 곳으로 최전선에서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 규모는 파악됐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 시내 유명 피자 식당을 타격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금까지 적어도 11명이 사망하고 60명 이상 부상했다고 밝혔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17세 소녀와 14세 쌍둥이 자매도 포함됐습니다. 한 목격자는 피격 당시 식당 안에 적어도 80명의 직원과 손님들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사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네. 현재 구조대원들이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속에서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현지 당국자들은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식당은 평소 언론인, 군인, 구호요원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크라마토르스크 외곽 지역에도 무차별 미사일 폭격을 감행했다고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가 밝혔습니다. 이 공격으로 18층짜리 건물과 주택 65채, 학교 5곳, 유치원 2곳, 쇼핑센터, 행정 건물 등이 파손됐다고 현지 당국자들은 전했는데요.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일단락되자마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것은 내부 파장을 줄이고 외부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현재 벨라루스에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전날(27일) 프리고진 씨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지난 24일 밤 이후 행적이 묘연했는데요. 로이터, CNN 등 주요 매체들은 항공 추적 사이트를 인용해, 프리고진 씨의 전용기가 이날(27일) 오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인근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를 둘러싸고 지금 여러 가지 뒷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를 중재한 루카셴코 대통령도 관련 비화를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7일 자국 언론인, 군 당국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급박하게 돌아갔던 당시 상황과 뒷이야기를 전했는데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처음에는 반란을 진압하고 프리고진 씨를 ‘제거’하길 강력히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6일 TV 대국민 연설과 군인들을 치하하는 행사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유혈 사태로 번져 내전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했다며, 러시아 국민의 단결과 인내심을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매우 강경한 반란 진압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까?
기자) 네. 루카셴코 대통령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몇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하는데요. 루카셴코 대통령은 “어떤 전쟁보다도 나쁜 평화가 좋다”면서 반란 진압 과정에서 러시아 병사들의 희생도 따를 수밖에 없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성급한 일을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 씨와 대화해 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 씨와 대화해 보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말에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 씨는 전화를 받지도 않고 누구하고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루카셴코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이렇게 자세히 전하는 게 다소 이례적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전폭 지원하고 있습니다.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는 데 동의하고 이미 일부는 이전을 완료했는데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중재를 계기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에게 벨라루스로 가도 좋다는 말을 했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26일 TV 연설에서 반란에 가담한 대부분 용병들은 주동자들에게 이용당한 것뿐이라면서 이들을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러시아군에 들어가든지, 가족에게 돌아가든지,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오는 것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군대가 바그너 용병들의 많은 경험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들은 가장 훈련된 부대’라면서 “이는 논쟁거리도 아니며 벨라루스 군대도 이를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프리고진 씨가 이끈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군 수뇌부와 알력 다툼을 벌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과 뉴질랜드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뉴질랜드 정부가 28일, 중국과 무역, 농업, 임업, 교육, 과학 혁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28일 홈페이지에 ‘중국-뉴질랜드 전면적 전략동반자관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뉴질랜드 총리가 중국을 방문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가 대규모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25일부터 30일까지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힙킨스 총리가 28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남중국해와 타이완해협의 긴장 상황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힙킨스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힙킨스 총리는 전날(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 정부가 무역과 투자 분야에서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해 양국 기업들에 더 나은 사업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이 교육, 문화, 관광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힙킨스 총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힙킨스 총리는 뉴질랜드와 중국은 “가장 중요하고 폭넓은 관계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번 중국 방문의 가장 큰 중요한 초점은 양국 기업이 다시 활발히 연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교역 상대국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질랜드는 미국 주도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섯 개의 눈’이라는 뜻의 ‘파이브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로 구성된 정보 동맹체로서 해당국끼리 극비 첩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호주 등 다른 동맹과는 달리, 특히 경제 무역 분야에서 우호적인 대중국 정책을 견지해 왔고요. 지난해 양국은 자유무역 합의 내용을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힙킨스 총리의 주요 발언 내용으로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힙킨스 총리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문제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공동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이 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과 국제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 준수를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 외부 국경 경비를 지원하는 기관에서 그리스 내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이 제기됐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르몽드지와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등이 최근에 보도한 내용인데요. ‘유럽국경·해양경비청(Frontex: 프론텍스)’ 안에서 그리스 쪽 활동을 잠시 중단하자는 권고가 나왔다고 두 매체는 전했습니다. 지난 20일과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프론텍스 본부에서 운영위원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산하 ‘기본권리국(Fundamental Rights Office)’ 책임자인 요나스 그림히어덴 국장이 이런 방안을 분명하게 언급했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유럽의회 의원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프론텍스 쪽과 그리스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로군요?
기자) 네. 최근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서 그리스 쪽으로 오는 이주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자주 나는데요. 이런 경우에 그리스 정부가 바다 위에서 위험에 처한 이주민들을 제대로 돕지 않는다고 프론텍스는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이런 비판을 인정하지 않아서 양측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론텍스는 그리스 당국이 바다를 건너오는 이주민들을 잘못 다룬다고 생각하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그림히어덴 국장이 프론텍스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평가 보고서를 입수해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그리스 해양경비대가 망명 신청을 원하는 사람들 12명을 뗏목에 태워서 에게해에 버린 일이 있었는데, 그림히어덴 국장은 운영위원회에 이 사건이 EU법과 국제법을 어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그리스 해역에서 큰 사고가 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4일 이오니아해에서 리비아에서 출발한 이주민들이 가득 찬 배가 뒤집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적어도 8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유엔은 익사한 사람이 500명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사고는 이주민들이 지중해를 건너면서 발생한 사고 중에 지난 몇 년 새 최악의 사고입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사고 원인을 두고 말이 엇갈립니다. 생존자들은 그리스 해양경비대가 사고 선박을 견인하려고 시도하면서 배가 뒤집어졌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는 배에 있던 밀항업자들이 이탈리아로 간다면서 도움을 거절했고, 이후 공포에 질린 사람들 탓에 배가 전복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그리스 정부는 해양경비대가 위급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아서 이런 참변이 났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론텍스 쪽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그리스 정부 해명과는 조금 결이 다른 말이 나왔습니다. 프론텍스가 성명을 냈는데요. 프론텍스 소속 해상초계기가 사고가 나기 14시간 전에 배를 발견하고 선박 사진을 그리스 당국에 보내면서 위태로운 상태를 알렸다고 합니다. 또 재급유를 하고 다시 나와서 선박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제안했는데, 그리스 쪽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그리스 해양경비대는 프론텍스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는 설명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들 때문에 프론텍스 안에서 그리스 쪽 활동을 중단하자는 권고가 나온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활동 중단 결정은 중대하거나 지속될 가능성이 큰 기본권이나 국제보호의무 위반에 적용되는 프론텍스 규정 46조에 근거를 둘 수 있습니다. 그림히어덴 국장이 그리스가 국가, EU, 그리고 국제법에 부합하도록 할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운영위원회에 촉구하면서 활동 중단 방안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림히어덴 국장이 최근에 제출한 보고서는 이오니아해에서 참변이 일어나기 전에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이전에도 그리스 정부가 이주민들을 육지와 바다에서 내쫓는다는 믿을만한 보고가 있다면서 그리스 내 활동 중단을 반복해서 권고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활동 중단 권고가 바로 실행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구속력이 없고요. 또 EU 회원국과 EU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