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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RBM 2발 새벽 동해상 발사..."미한 NCG 출범과 SSBN 부산 입항에 반발"


19일 한국 서울역 이용객들이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 발사 TV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19일 한국 서울역 이용객들이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 발사 TV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은 19일 새벽 동해상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새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부산 입항에 반발한 도발 행위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오전 3시 30분께부터 오전 3시 46분께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550여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이에 대한 세부제원은 미한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평가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들 미사일이 모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이후 일주일만입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전날 미한이 새 확장억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를 개최하고 미 전략핵잠수함인 켄터키함(SSBN-737)을 부산에 기항시키며 핵 억제력을 과시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새벽 발사한 의도는 취약 시간대 발사를 통해서 한반도 긴장 상황을 고조하고 NCG 회의뿐만 아니라 SSBN 기항에 따라서 그들 나름대로 군부에서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건데요.”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인 것으로 추정하면서 순안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이번 미사일 사거리와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7일 담화에서 “이미 개시된 공화국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이라고 경고한 바대로 미한이 NCG 출범 회의를 개최하고 켄터키함이 부산에 입항한 것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9월 미한 연합해상훈련을 앞두고 평안북도 태천에서 600㎞ 사거리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는데, 당시에도 미국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함이 부산에 입항해 있었습니다.

또 지난해 10월에 로널드 레이건함이 다시 부산에 전개됐을 때도 평양 삼석 일대에서 800㎞ 사거리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강 대 강’ 대결 의지를 고수하면서 한반도 정세 긴장의 책임을 미한에 돌리고 있는 만큼 다음달 미한동맹 7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대규모 미한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도발을 일으키며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ICBM 추가 발사나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재발사 등 대형 도발 카드들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다만 북한 내부의 심각한 식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비용 대비 효과를 신중하게 계산해 도발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SSBN, NCG 회의라고 하는 한미동맹의 질적 전환이 일어나는 그런 중요한 계기의 도발로 봤을 땐 사실 예상보다 도발의 강도가 좀 낮다고 볼 수 있어요. 무력시위를 했지만 과거에 비해선 체면치레 정도다, 따라서 북한도 향후 지난해 하반기 같은 집중 도발보다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정도의 경제적 도발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이런 가운데 판문점에서 자진 월북한 주한미군 사건이 향후 북한의 도발 행보, 나아가 극도로 경색된 미북 관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미국 국방부와 언론 등에 따르면 해당 미군은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습니다.

한국 체류시 저지른 범죄 혐의로 본국에서의 징계를 피하기 위해 월북한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북한은 과거 북한 입국 후 이른바 ‘공화국에 대한 범죄 혐의’가 있던 이들은 강제억류한 뒤 이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개인 신상을 이유로 자진입북했던 이들은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지 않고 송환하기도 했습니다.

킹 이등병의 경우 자진입북으로 알려졌지만 미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현 상황에서 북한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면서 미국과 기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향후 상황 전개는 미군 병사의 월북 동기가 중요한 변수라며 다만 북한은 어떤 동기든 순순히 돌려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문 센터장은 이 사건이 북한의 도발 행보나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이것이 어떤 미북 관계에 순기능으로 작용해서 호재가 된다면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 전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해외주둔 군인에 대한 예우에 큰 가치를 두는 만큼 킹 이등병 송환을 위한 북한과의 접촉에 공을 들일 것이라며 꽉 막혔던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이 사건이 현재의 미북관계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한은 미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고 미국은 북한을 덜 자극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적어도 접촉은 해야 되고 의외로 이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 만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 과정들에서 북한이 전반적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가능성도 있고 또 그것에 대해서 미국 측은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고 이런 맥락에서 북미 간 소통채널로서 의미있는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를 온전히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분석해야 되겠죠.”

북한은 신종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킹 이등병을 격리 조치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 후 월북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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