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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중고 선박 구매 정황...올해 20척째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저싱항 95호'는 한반도 시각 1일 오후 8시경 중국 칭다오 남단 해상에 나타난 뒤 사라졌다. 사진 = 마린트래픽 웹사이트 캡쳐.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저싱항 95호'는 한반도 시각 1일 오후 8시경 중국 칭다오 남단 해상에 나타난 뒤 사라졌다. 사진 = 마린트래픽 웹사이트 캡쳐.

최근까지 중국 깃발을 달았던 선박이 또다시 북한 선박이 돼 나타났습니다. 올해만 20척째인데, 유엔은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판매하는 것은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새롭게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은 ‘저싱항 95’호입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저싱항 95호는 한반도 시각 1일 오후 8시경 중국 칭다오 남단 해상에서 등장해 서남쪽 롄윈강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잠깐 드러낸 뒤 사라졌습니다.

마린트래픽은 이 선박이 외부로 발신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토대로 저싱항 95호가 북한 깃발을 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기존 등록 정보를 토대로 한 이 선박의 이름은 저싱항 95호이지만, 이 선박이 AIS를 토대로 발신한 선박명은 제일봉 1(Je Il Bong 1)호로 안내했습니다.

종합하면 얼마 전까지 이 선박은 중국 선적의 저싱항 95호였지만 AIS로 발신된 정보상으론 북한 선적의 제일봉 1호가 됐습니다.

이는 최근까지 중국 선박이었던 저싱항 95호의 선적과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도 이 선박의 IMO 등록번호와 연결된 선박을 중국 선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GISIS 자료에는 이 선박의 이름이 저싱항 95호 대신 진청저우 28호로 나타나 있습니다.

현재로선 중국 선적의 저싱항 95호 혹은 진청저우 28호였던 이 선박이 최근 북한으로 선적을 바꿨지만 이런 내용이 아직 IMO에 보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중량톤수 2천949t의 중형 화물선인 저싱항 95호는 2004년 건조된 이후 중국 선적으로 운영되다가 2005년 11월부터 2007년 4월 사이 파나마 깃발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중국 선적으로 약 16년간 운항해 왔습니다.

이처럼 중국 중고 선박이 북한 선박이 돼 나타나는 경우가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올해에만 모두 19척의 중국 선박이 북한 선박으로 GISIS에 새롭게 등록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 때 중국 깃발을 달았던 향산호와 화평호가 올해 1월 북한 선적으로 등록됐으며, 2월엔 태자봉과 금강1호가, 3월엔 송님6호와 송님9호와 은하수호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을 바꿨습니다.

또 4월엔 태령3호와 덕성호, 황룡산호, 대동문1호, 해연8호, 남포5호가 북한 깃발을 달았고, 5월엔 송님 5호와 모란봉7호, 설경호, 아봉1호가, 6월엔 금운산8호가 새 북한 선박으로 GISIS에 공식 등록됐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선박 추적 웹사이트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은 선박 화위안다79호가 자신이 ‘북한 선적’이라는 신호를 외부로 발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아직까지 GISIS 자료에는 이 선박이 중국 선적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저싱항 95호와 마찬가지로 최근 중국 선박이 북한으로 선적을 바꿨지만 이런 내용이 GISIS 자료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올해 중국에서 취득한 북한 선박은 최소 19척인데, 이번 1척을 더할 경우 모두 20척으로 늘어납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락원 1(안하이 6)호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첫 7개월 만에 작년보다 3배 많은 선박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을 바꾼 것입니다.

미 국무부는 거듭되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구매에 대한 VOA 논평 요청에 1일 오후 5시 현재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과 관련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본 유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은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 가능성과 관련한 지난 6월 VOA의 이메일 질의에 “과거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지속적인 선박 취득을 추적하고 조사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 조정관 대행] “As you would be aware from its past reports, the Panel has tracked and investigated the DPRK’s on-going acquisition of ships. This trend continues. The transfer / sale of foreign-flagged vessels to the DPRK contravene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We continue to encourage vigilance of such vessel sale. Some recommended steps are contained in the Panel’s latest report S/2023/171.”

이어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양도,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우리는 이러한 선박 판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4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불법으로 매입한 선박 21척을 포함한 25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북한이 선박 매매와 취득 과정의 복잡성을 악용하고 있다며, 관련 업계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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