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제정한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앞두고 유엔 산하 기구가 북한의 핵실험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은 핵실험과 핵무기 사용의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오는 29일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을 앞두고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유엔이 이날을 제정한 지 14년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핵실험을 한 나라는 오직 하나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플로이드 사무총장] “In 2009, the UN General Assembly proclaimed the 29th of August as the International day against nuclear tests. Any boy or girl who’s 14 this year has lived through just five tests, all in one country.”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2009년 유엔총회가 8월 29일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로 제정했다며, 올해 14세인 소년이나 소녀는 오직 한 국가가 실행한 단 5번의 핵실험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이 제정되기 전인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고 2009년부터 2017년 사이에 5차례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이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으로 세상은 핵무기 실험 없는 더 깨끗하고 안전한 곳이 됐다”며 “우리는 지구상 어디에서 핵실험이 감행된다면 이를 감지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CTBT는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규범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996년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채택된 CTBT는 현재 186개국이 서명하고 178개국이 비준했습니다.
조약이 발효되려면 44개 원자력 능력 보유국의 비준이 필요한데 아직 미국과 중국, 북한, 이란,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 8개 나라가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CTBT가 채택되면서 발족한 감시 기구입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에 앞서 21일 핵실험과 핵무기 사용의 종식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Since 1945, more than 2,000 nuclear tests have inflicted terrifying suffering on people, poisoned the air we breathe and ravaged landscapes around the world. On the International Day Against Nuclear Tests, the world speaks with one voice to end this destructive legacy.”
구테흐스 사무총장은1945년 이후 2천여 건의 핵실험은 인간에게 끔찍한 고통을 줬고 공기를 오염시켰으며 전 세계 경관을 황폐화시켰다며, 이 같은 파괴적인 유산을 종식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핵실험 금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라며 “CTBT는 아직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이 세상에서 핵 전멸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겠다는 인류의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