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수출입 통로인 남포 컨테이너 항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북러 접경 지역인 라진항에선 대형 선박이 발견됐는데, 북한이 국경 개방에 이어 수출입 문까지 확대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8일 북한 남포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컨테이너로 가득한 항구의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 이곳은 선박의 화물 선적 시설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지대로 나뉘는데 이날은 양쪽 모두 컨테이너로 빼곡합니다.
앞서 VOA는 지난 5월 이곳의 컨테이너 숫자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3개월 전보다도 훨씬 많은 컨테이너가 포착됐습니다.
특히 지난 5월 비어있던 서쪽 지대 일부 공간에는 현재 컨테이너가 들어서 있습니다.
최근 북한의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북한의 최대 컨테이너 항구도 덩달아 분주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위성사진을 통해 관측된 컨테이너의 규모만으론 북한 항만 물동량을 가늠할 순 없습니다. 장기간 방치된 컨테이너가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항구에선 입출항을 반복하는 선박 여러 척이 발견돼 컨테이너가 꾸준히 드나드는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컨테이너 항구에선 길이 100m 내외의 선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선박은 하루에 적게는 1척, 많게는 3척씩 정박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올해 선박이 1척도 없던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선박의 움직임이 뜸하던 지난 3년간 현장 상황과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변화는 다른 곳에서도 포착됐습니다.
러시아와 인접한 북한 라진항에선 26일 길이 120m 선박과 105m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라진항의 부두 3개 중 북한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부두에 정박한 모습입니다.
이곳에선 길이 100m 미만 선박이 포착된 적은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선박 2척이 한꺼번에 정박한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북러 교역 재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러시아가 이전에 이용했던 라진항 부두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러시아는 자국 광물을 북한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이를 한국 등 제3국으로 보내는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가동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이를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중국에서 건너온 화물이 격리되는 북한 의주비행장 활주로에서도 화물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1년 중국 단둥과 인접한 의주비행장 활주로에 중국에서 열차로 건너온 화물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해 왔습니다.
이후 열차 운행 중단 시기를 제외하곤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곳곳에 화물을 쌓아두는 장면을 노출했습니다.
현재 약 2.5km에 이르는 의주비행장 활주로에는 곳곳에 파란색 덮개가 씌워진 화물이 쌓여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위성에 찍힌 화물 형태는 계속 달라져 이곳에 새로운 화물이 유입되고 또 일정 기간 격리를 거친 화물이 북한 내부로 운송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위성사진만으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순 없지만 일부 화물이 유입 약 2주 만에 현장에서 사라진 것을 볼 때 중국에서 넘어온 화물이 최소 2주의 격리 기간을 거친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런 가운데 양국 간 트럭 운행은 여전히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조중우의교’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히 조중우의교 북단 끝자락에 위치한 중국 세관 야적장은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트럭들로 북적였지만 현재는 텅 비어 있습니다.
현재로선 두 나라 국경 무역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서만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