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 6척이 또다시 선적을 북한으로 바꿔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됐습니다. 북한이 대북제재를 어기고 중국 중고 선박을 계속 사들이고 있는 건데 올해 벌써 27척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선박의 등록 정보를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최근 북한 선박 6척이 새로 등재됐습니다.
달마산호, 부양5호, 토성호, 흥기1호, 양각도1호, 부연1호라는 선박명으로 추가됐는데, 부연1호와 양각도 1호는 각각 2월과 5월부터, 그리고 나머지 4척은 7월부터 북한 깃발을 달았습니다.
모두 중국 선박이 북한 소유로 바뀐 것으로, 북한이 중국에서 중고 선박을 구매해 자국 선박으로 등록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VOA는 IMO에 새로 등록된 이들 6척 중 흥기 1호를 제외한 나머지 5척이 북한 깃발을 달고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들 5척은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북중 간 항로를 운항 중인 모습이 포착됐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GISIS상에선 모두 중국 선적으로 분류됐지만 자체 발신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는 이들을 ‘북한 선박’으로 표시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중고 선박을 막 구매해 운항을 시작했지만 이런 변화가 그때까지 IMO에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새롭게 선박을 등록한 북한과 관련 회사는 물론 이전 중국 선주나 관리 회사, 중개인 등이 모두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입니다.
앞서 VOA는 GISIS 와 마린트래픽 자료 등을 분석해 올해 들어 모두 26척의 중국 중고 선박이 북한에 매각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번에 GISIS 자료에 등재된 6척 중 기존에 집계되지 않은 흥기 1호를 더할 경우 올해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27척으로 늘어납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락원1(안하이6)호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8개월 동안 작년 규모의 4배가 넘는 선박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을 바꾼 것입니다.
VOA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과 관련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