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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한국, ‘하마스식’ 기습공격 대비해야…미국은 여러 전쟁 동시 수행 가능”


미 해군 ‘제럴드 포드(CVN 78)’ 항공모함이 10일 동지중해에 배치됐다.
미 해군 ‘제럴드 포드(CVN 78)’ 항공모함이 10일 동지중해에 배치됐다.

한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교훈 삼아 남북 군사분계선에서의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최첨단 방어 시설이 한 순간에 무력화된 원인을 분석해 한국 상황에 적용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해도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 함께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4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일본석좌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75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시 가자지구에 대한 대공세를 시작했죠.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이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까요? 또 어디까지 확대될까요?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답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방송을 시청하는 분들이 이번 사태가 제가 중동에서 겪은 지난 20여 건의 분쟁과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입니다. 천 명 넘는 민간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 이상입니다. 이스라엘군의 최전선을 넘어섰습니다. 이것은 하마스의 군사적 위협입니다. 게다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와 시리아의 위협까지 모두 이란에 의해 조종되는 상황까지 더하면 이스라엘은 존립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마스 소탕에 몇 주, 어쩌면 몇 달이 걸릴 것입니다. 이스라엘 군의 공식 목표는 군사 세력으로서의 하마스를 제거하고 그들의 가자지구 통치를 종식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지상 공격이 필요하죠.

진행자) 이란이 이번 공격을 계획했다고 하셨는데요. 이란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란의 연루 정황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방금 이란이 계획했다고 하셨는데요.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인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그렇습니다. 이란은 하마스가 바로 그런 일을 하도록 무장시키고 훈련했습니다. 구체적인 시점에 이란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분명히 말한 건 이란 고위 관리들도 놀란 듯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놀랐다는 사실이 저는 놀랍지 않습니다. 이란의 개입 여부를 알만한 관리는 이란 정부가 아닌 혁명수비대에 있으니까요. 그들은 최고 지도자 직속의 깡패 같은 테러 조직입니다. 따라서 이란에 면죄부를 주기 전에 그들이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개입 징후는 없다고 말합니다. 전쟁 확대를 막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이란과의 관계 때문입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이란이 연루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이를 분명히 밝힐 것입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큰 목표는 당연히 이 전쟁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란 등 다른 나라를 자극하지 않고 항모 2척을 배치해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솔직히 미국은 다른 나라가 개입하면 이스라엘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진행자)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모로코, 수단과 같은 아랍 국가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했습니다. 헤즈볼라나 이란을 제외하면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아랍 국가가 과연 있을까요?

케네스 와인스타인 석좌) 없는 것 같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정부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참전할 만한 나라는 레바논이 유일합니다. 그 외에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정도에 그칠 것입니다. 이미 그런 입장을 낸 곳도 있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 국가는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도 참전할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이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발전시켰습니다. 제프리 대사님 말처럼 이란에 대한 이들 국가의 우려는 심각합니다. 그들은 이란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이란과 엮이고 싶지 않은 것이죠. 그렇다고 그 나라 국민마저 정부처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 정부는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자)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하마스보다 훨씬 강력한데요. 헤즈볼라가 개입한다면 이번 전쟁이 다른 차원으로 고조되지 않겠습니까?

와인스타인 석좌) 물론입니다. 이스라엘은 남쪽과 북쪽 국경을 다 방어하느라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대규모 아랍인 봉기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안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그땐 미국의 도움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 간 관계가 정상화되면 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양국 정상화는 이 전쟁으로 인해 물 건너간 것인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물 건너간 게 아니라 동결된 것이죠. 사우디와 역내 다른 국가들이 이번 상황이 얼마나 악화하고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있을 때까지 동결 상태가 계속될 것입니다. 미국이 이스라엘 편에 서고 이스라엘이 시간이 지나 군사적으로 성공하면 ‘아브라함 협약’으로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4개국과의 관여가 재개될 것입니다. 저는 사우디도 이스라엘과의 관여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국가 지도부, 경제, 교육계의 정상적 모습과 현대적 에너지를 이스라엘이 상징하니까요. 반면 하마스는 과거의 공포를 상징하죠. 이것이 현재 중동의 분열된 모습입니다.

진행자)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미한일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연합군사훈련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발발한 2개의 전쟁을 보고 있는데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때 나온 미국의 약속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와인스타인 석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으로 세계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푸틴은 독립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지도에서 지우려고 하고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없애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시진핑이 언젠가 타이완을 점령하고 타이완 국민을 없애려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이 군사태세와 군사적 관여를 늘릴 때 미국 여론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겠느냐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파트너인 한국, 일본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기 있게 한국 여론에 맞섰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합니다. 중국, 북한의 위협으로 안보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와인스타인 석좌의 말에 동의합니다. 약 75년 전 미국이 한국을 방어했기 때문에 독일은 나토 가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에 의지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죠.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보여준 행동이 중국의 타이완 관련 입장을 신중하게 만든 것처럼 말입니다. 중동 사태에 대한 올바른 해법이 우리를 동아시아에서 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강하게 할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확장억지력을 보여주기 위해 전략 자산인 핵잠수함을 한국에 보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미국은 이스라엘 인근에도 전략자산을 보냈죠. 혹시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역량이 약화하진 않을까요?

와인스타인 석좌) 우리가 기꺼이 보낼 수 있는 다른 자산이 있습니다. 우리는 물론 한반도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를 기꺼이 도우려는 광범위한 파트너와 동맹 네트워크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요. 억지력이 중요한 건 교전 의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했던 문제 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참하게 철수한 것이었죠.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해 설정한 금지선을 집행하지 않은 것처럼요. 이는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하려는 푸틴 대통령에게 청신호가 됐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재앙적 결정은 전 세계 독재자들에게 미국이 국제적 책임에서 후퇴 중이며 위기 상황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엄청난 실수였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여기서 뭔가 배웠으니까요. 물론 이스라엘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승리하겠지만 제프리 대사님 말처럼 하마스를 상대로 승리하는 이스라엘을 우리가 더 많이 지지할수록 이는 미국의 동맹이 되는 게 옳다고 느끼게 할 만한 미국 억지력의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항하는 데 실패한다면 한반도와 타이완 해협, 우크라이나에서 우리를 약화하는 정말 끔찍한 신호가 될 것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 폭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중국은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 왔는데요. 중동에서의 중국의 행동이 미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와인스타인 석좌) 중국은 중동에서 역할과 존재감 확대를 모색해 왔습니다. 우선 경제 측면에선 ‘일대일로’를 통해서 그렇게 해왔죠. 외교적 측면에선 중국은 이란-사우디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중국이 가장 바라는 바는 미국을 굴복시키고 사우디와 이란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 진영에 남아있고 주요 수니파 국가로 남아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란에 대항하는 이스라엘의 동맹까진 아니더라도 사실상의 파트너 국가로 말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이란과의 새 경제 파트너십이라는 상황을 활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이 이스라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스라엘이 중국과 경제 협력을 심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건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 때문이죠. 또 일대일로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민간 항구를 접수해 언젠가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중국의 시도 때문이고요.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문제에 매우 둔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그런 신호를 받았고 중국이 그사이를 파고들려고 하는 것이죠.

진행자) 러시아는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는 선에서 줄타기하는데요. 러시아는 하마스의 동맹인 이란과 동맹 관계이고 이스라엘과도 가까운데요.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 어떤 입장이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결국 러시아는 불안정한 세력이고 중동에서 미국과 동맹의 약화를 원합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죠. 러시아와 이스라엘이 시리아 문제를 조율해야 하는 이유는 둘 다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고 서로 분쟁을 잘 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러시아계 유대인이 많다는 민족적 유대감에도 이스라엘은 러시아에 별 애정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와 갈등을 원치 않지만 도움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우리도 마찬가지죠. 이번 이스라엘 사태는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 하마스는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각자 이런 관계에서 이익을 얻고 있나요? 중동의 여러 아랍 국가에서 오랫동안 대사를 지내셨는데요. 일부 아랍 국가가 정말 북한과 연대감을 느끼나요?

제임스 부보좌관) 모두가 북한을 정말 이상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데 대해 모두가 매우 우려하죠. 그건 ‘적의 적은 친구’라는 중동의 첫 번째 원칙에 따라 북한을 잠재적 동맹으로 여기는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리아와 이란 같은 나라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적이므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북한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는 거죠. 따라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북한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은 무기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핵 시설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 등이 대상입니다. 따라서 불량 국가 클럽으로서 이들은 상호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대원이 북한의 F-7 고폭발파편탄 로켓을 손에 든 장면이 포착된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놀랄 만한 일은 아닙니다. 하마스는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습니다. 하마스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옛 소련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무기 공급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무기가 여기저기서 불쑥 나타나는 거죠.

진행자) 북한이 하마스와 관계를 계속 심화시키면서 무기를 공급하면 미국과 한국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와인스타인 석좌) 북한과 하마스의 관계 심화는 며칠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하마스가 심각하게 와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1~3달 후엔 이미 카타르 등에 숨어 있지 않은 하마스 지도부 중 극소수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모든 종류의 무기와 터널, 은닉처는 파괴될 것이고요. 따라서 하마스와의 긴밀한 연계는 북한에 좋은 베팅이 아닙니다. 물론 하마스의 승리라는 누구도 예상 못 한 결과가 나와도 하마스와 북한 간 관계는 미국의 최우선 의제가 안 될 것입니다. 한국에도 우선 의제가 아닐 것이고요. 왜냐하면 그런 상황은 엄청난 국제적 불안정과 아랍의 민중 봉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결국 지는 쪽에 베팅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렇게 면밀히 지켜봐야 할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하마스의 이번 기습 공격에선 이스라엘의 1차 방어선인 아이언돔이 무력화됐습니다. 하마스는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죠.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아이언돔이 왜 막지 못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도 한국을 겨냥해 비슷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데요. 북한은 1분에 1만 발 이상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죠. 따라서 한국도 북한의 유사한 공격에 취약하지 않습니까?

와인스타인 석좌) 비슷한 상황에서 한국은 매우 취약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완전한 실패였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방위군의 실패였죠. 아이언돔 실패를 제외하더라도 이번 사태는 3중으로 된 가자지구 국경 철책의 실패입니다. 국경 철책은 길고양이나 길 잃은 늑대 등 모든 것을 포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무기가 땅에 떨어지면 이를 감지하는 지진 장비도 갖췄죠. 이것은 놀라운 전술 작전이자 대단한 전술적 성공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상황에서 한국에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는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윤 대통령과 한국의 전략 당국이 이런 시나리오를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인들이 북한과 관련해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을 알게 될 테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미사일 방어체계는 개선됩니다. 이스라엘은 레이저 기반 아이언돔 등 새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 중입니다. 이는 미사일 방어의 중요성과 억지력의 중요성,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는 전략적, 전술적 상상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죠. 북한 같은 정권이나 하마스 같은 사람들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 거라고 우린 말할 수 없습니다.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따라서 한국에선 전략적 사고의 ‘재탄생’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난 몇 년 동안 보다 훨씬 더 내다봐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작전’이 끝나면 대대적인 재검토에 들어갈 것입니다. 애초에 내린 결정과 가자지구 국경에서 발생한 문제점, 그리고 이를 발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말입니다.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문제인데요. 이스라엘 군으로부터 설명을 들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아이언돔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진정한 실패는 수천 명의 병력과 사단 사령부를 포함한 방어선 전체였습니다. 심지어 하마스의 예상마저 뛰어넘는 실패였죠. 수백 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부상했습니다. 이건 놀라운 일입니다. 그곳은 겹겹이 요새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38선과 비슷하게 말이죠. 38선과 다른 점이라면 아이언돔은 날아오는 하마스의 로켓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시험을 거친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을 시험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군사적, 정치적으로 이스라엘이 난공불락이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하마스가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두 가지 모두 틀렸죠. 한국군도 자국 방어 시스템을 살펴봐야 합니다. 누군가는 확인하고 물어야 합니다. ‘내가 북한에서 공격하는 입장이라면 과연 어떻게 공격할까’라고 말이죠.

진행자) 최첨단 군사 장비가 있더라도 게릴라식 침투는 매우 치명적이라는 것이군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리가 베트남이나 이라크에서 봤듯이 게릴라는 매우 영리하고 고도로 동기부여가 된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상대방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지 늘 파악하죠. 또한 기습과 신속성이라는 이점도 갖추고 있죠. 또 주목할 것은 하마스의 로켓 집중포화가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모든 사람의 주의를 분산시켰죠. 군부대를 비롯한 모두가 감시 화면을 주시하는 대신 벙커로 들어갔습니다. 극적이게도 당시 정보와 정치적 분석은 모두 하마스가 가자지구 주민들의 경제 상황을 돌보길 원하고, 이스라엘이 그들을 돕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군도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할지 살펴보지 않았고요. 이것은 한국도 살펴봐야 할 점입니다.

진행자)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 전쟁 전략의 핵심 전제는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10여 전부터 미국이 여러 전선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이제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 2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3개의 전쟁에서 다 승리할 수 있을까요?

와인스타인 석좌)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방위산업 기반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수준으로 시들게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소위 ‘국방비 지출 증가’는 사실 삭감입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말이죠. 우리는 억지력에 대해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국방비 지출에 대해서도 훨씬 더 진지해져야 합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동시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해서도 훨씬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고요. 물론 우리는 일본, 한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독려함으로써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호주, 영국, 미국의 안보협력체 ‘오커스’ 협정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입니다.

제프리 전 부보좌관) 동의합니다. 국방비 지출 부분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 전쟁을 수행하는 데 대해 좀 더 낙관적입니다. 각각의 전쟁을 다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동맹, 파트너가 각각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 대부분을 묶어두고 있습니다. 한국군은 북한군을 막고 있죠. 우리는 증원군을 비롯해 한국에 없는 특정 역량을 제공할 것입니다. 물론 한국은 매우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 해군과 태평양함대, 일본과 다른 소규모 군대를 더하면 중국군 병력 구조에 근접하게 됩니다. 중동에서 헤즈볼라 억제에 필요한 것은 우리가 꽤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급 군사 장비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수십만 명의 지상군을 중동에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군 전체에 가장 큰 낭비였죠. 하지만 와인스타인 석좌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지금 군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케네스 와인스타인 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한국, ‘하마스식’ 기습공격 대비해야…미국은 여러 전쟁 동시 수행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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