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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북러접경서 한밤중 ‘불빛’...야간에도 무기 선적?


지난 9월 18일 촬영한 한반도 위성사진. 북한 라진항과 북러 접경 지역(노란색 원)에서 야간에 불빛이 포착됐다. 사진=NASA
지난 9월 18일 촬영한 한반도 위성사진. 북한 라진항과 북러 접경 지역(노란색 원)에서 야간에 불빛이 포착됐다. 사진=NASA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라진항과 북러 접경지에서 한밤중에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밤에도 무기 선적 등의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 일대를 한밤중에 촬영한 최근 위성사진에서 불빛이 관측됐습니다.

VOA가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 일대 모습을 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라진항에서 정기적으로 밝은 빛이 발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진항은 지난 13일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입니다.

앞서 VOA는 이 지점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8월 26일부터 10월 12일 사이 부두에 정박한 최소 4척의 선박과 부두에 놓인 컨테이너 더미를 발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에서도 밝은 빛이 관측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선적 작업이 밤에도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습니다.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은 빛의 세기를 하얀색과 회색, 어두운 회색, 검은색 순으로 표시하는데, 라진항의 부두 일대는 밝은 회색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9월 18일 라진항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지점이 무기 선적이 이뤄진 부두. 사진=NASA
지난 9월 18일 라진항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지점이 무기 선적이 이뤄진 부두. 사진=NASA

이 부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기간인 2020년 이후 사실상 선박의 입출항이 끊겼습니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서 빛이 발산되기 시작한 것도 최근의 현상입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둔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도 최근 한밤 중에 밝은 빛이 포착되기 시작한 곳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에 뒤덮인 주변과 달리 유독 이 지점만 밝은 회색과 하얀색으로 표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역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열차가 정차하는 지점이 밝게 표시된다. 사진=NASA
지난 10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역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 열차가 정차하는 지점이 밝게 표시된다. 사진=NASA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또한 올해 1월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고 지목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VOA는 이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곳에 정차하는 열차의 수와 화물의 양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는데, 야간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이와 일치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입니다.

라진항과 마찬가지로 열차가 정차하는 북러 접경지대 또한 야간에까지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7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상업용 위성사진을 보면 북러 국경 지대인 하산을 지나는 열차가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So, in commercial satellite imagery that we're taking, we see a dramatic uptick in rail cars on the North Korea-Russia border…There are real transactions taking place, and they are worrying in my respect. We don't know if it's munitions going to Russia or it's something coming from Russia into North Korea, but there's traffic there that has followed that summit meeting.”

이어 “러시아로 향하는 탄약이 실렸는지, 러시아가 북한으로 뭔가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열차 통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양국 밀착과 함께 달라진 분위기를 주목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난하는 성명을 통해 최근 북러 간 만남을 “친선적이며 정상적인 대외관계”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20일 안드레이 보르소비치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미국과 한국 언론이 과장되게 유포하는 추측들엔 아무 근거가 없다”며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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