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한밤중에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공언한 3차 발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밤늦게까지 발사 준비를 하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19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 모습을 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위성사진에 밝은 빛을 발산하는 지점이 보입니다.
정확한 촬영 시간은 알 수 없지만 다른 지대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뒤덮여 해가 떨어진 저녁 혹은 그 이후로 추정됩니다.
일반 지도와 대조해 보면 빛이 관측된 지점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기존 발사대가 자리한 곳과 일치합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기존 발사대는 과거 북한이 지구 관측 위성인 광명성 3호와 4호 등을 쏘아 올린 곳으로, 로켓 발사대로 불리는 갠트리 타워와 조립 건물, 관측 시설 등이 밀집해 있습니다.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은 빛의 세기를 하얀색과 회색, 어두운 회색, 검은색 순으로 표시하는데, 지난달 19일 사진에선 주변이 온통 검은색인 상황에서 유독 이 지점만 밝은 회색으로 표시됐습니다.
이틀 뒤인 21일엔 더 밝은 빛이 포착됐고, 이어 가장 최근인 26일에도 옅은 구름 사이로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장면이 찍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과 8월 24일 서해발사장에서 위성을 실은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실패한 뒤 10월에 3차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1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추가 발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는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한밤중에 빛이 관측되면서 추가 발사 작업이 노출된 것인지 주목됩니다.
다만 이번에 빛이 포착된 지점은 북한이 지난 5월 31일 정찰위성 1차 발사를 감행했던 새 발사장이 아닌 기존 발사장입니다.
당시 북한은 발사 직전 기존 발사대 시설에서 동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지점에 발사대와 이동식 조립 건물, 피뢰침 등을 세웠습니다. 이후 새 발사장으로 명명한 뒤 이곳에서 정찰위성을 쐈습니다.
그런데 10월 한 달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에 찍힌 새 발사장은 1, 2차 발사 직전과 달리 여전히 암흑으로 덮여 있습니다.
앞서 새 발사장은 1차 발사를 약 열흘 앞둔 5월 21일부터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고, 이 빛은 발사 직전까지 매일 반복해서 포착됐습니다. 게다가 빛은 위성 관측 범위를 한반도 전역으로 넓혀도 명확하게 식별될 정도로 강도가 셌습니다.
2차 발사가 이뤄진 8월 24일을 전후한 시점에도 연속적으로 밝은 빛을 냈던 장소는 기존 발사장이 아닌 새 발사장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빛은 1, 2차 발사 때와는 밝기나 빈도뿐 아니라 새 발사장이 아닌 기존 발사장에서 발산된다는 위치적 측면에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발사 장소를 기존 발사대로 옮긴 정황이 포착된 것일 수 있지만, 또다시 새 발사장에서 쏠 계획이라 해도 이전 발사 직전 노출했던 빛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발사까진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야간에 빛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3차 발사와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로켓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면서도 “야간에 작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감추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As you know, with North Korea, there's an awful lot that we don't know and certainly one reason to work at night is it's easier to conceal what you're doing. And so that could well be a motivation. Then, as you say, if they're under some sort of deadline pressure, that might also, assuming they did work during the day because they weren't worried about concealment, then they might also work at night so that they can get more working hours. So, both of those, some mix of those could potentially be the case.”
또한 “마감 기한에 대한 압박감 있다면, 은폐에 대한 염려 없이 낮에 작업을 한 뒤 더 많은 작업 시간 확보를 위해 밤까지 일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 요인 때문일 수 있고, 두 가지가 혼재된 상황 때문일 수 있다”고 밴 디펜 부차관보는 덧붙였습니다.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밤에 포착된 빛을 발사 신호로 단정할 순 없겠지만 최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등의 위성사진 자료를 토대로 볼 때 발사장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당초 예고한 10월에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가 확실히 계속 주시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에 관한 질문에 “군은 관련 지역과 시설에 대해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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