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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 첨단기술 확보 시 위협 가중…북러 모두 현금 거래 선호할 수도”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다.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 등 첨단 기술과 전투기를 이전 받는다면 한반도 안보에 현실적 위협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경제난 등으로 자금이 필요한 북한과 첨단기술 이전을 꺼리는 러시아 모두 무기 거래 대가로 현금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100만발 이상의 포탄을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첨단 군사 기술과 전투기를 제공받으려 한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평가에 대해 “익히 예상됐던 수순으로 전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이미 양측이 군사 거래에 동의했고 무기 선적 정황도 여러 차례 포착됐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과연 어느 정도의 포탄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했느냐’는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보당국에 의해 100만발이라는 구체적 수치가 처음으로 제공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Russia is fighting a desperate conflict in Ukraine. I think Russia is very desperate for ammunition even if it is unreliable or not high quality even if it's low quality ammunition. And so therefore I think that means the Russians are more likely to meet North Korean demands in order to acquire ammunition from North Korea. My understanding at the rate, of course, it depends on, you know, several factors, including the rate of expenditure but I think it's only a couple months. I mean, the Russians and the Ukrainians, for that matter, are firing artillery rounds at a very, very fast rate. So, I think a million artillery shells probably wouldn't last more than a couple of months at current rates of expenditure. So, I would expect that additional shipments would take place. Now, I don't know how much North Korea has in their stockpile but presumably, North Korea will be producing new artillery and sending Russia the older stockpiled artillery.”

러시아로서는 신뢰할 수 없거나 그다지 품질이 좋지 않더라도 북한의 탄약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포탄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100만 발의 포탄이라도 두어 달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만간 북한으로부터 추가적인 무기 배송이 이뤄질 것이며, 북한은 새로운 포탄을 생산하고 기존 비축량을 러시아에 보내려 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지난달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난달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8월 초부터 러시아 선박, 수송기를 활용해 포탄 등 각종 무기를 10여 차례 수송했으며, 반출 포탄이 100만 발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이에 대한 대가로 앞서 두 차례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기술 자문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 등 항공기를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에서 비행 정비 위탁 교육을 받을 대상자를 선발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탄약의 대가로 과연 무엇을 받을 것인지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한국 정보당국의 평가처럼 첨단 군사기술과 전투기 등을 이전 받는다면 한반도 안보에 분명히 큰 우려 사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테렌스 로리그 미 해군전쟁대학 교수는 특히 러시아의 전투기 및 항공 관련 기술 및 교육 프로그램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Well if that in fact happened that would be a big issue because one of the elements that is always part of a calculation of North Korea's conventional capability is that it has a fairly large number of fighter aircraft but a lot of them are old. And they lacked spare parts they lacked fuel. Only a small part of the North Korean air force would maybe be able to hold its own against some South Korean and US fighters although that's even questionable given the age of some of these things.”

갈수록 공군력이 현대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공군력은 보유 전투기 숫자가 많은 데 비해 대부분 낡고 노후했으며, 이에 따라 주한미공군과 한국 공군에 비해 전력이 크게 뒤쳐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어 부품과 연료 부족으로 북한 조종사들이 대부분 거의 비행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한국 정보당국의 보고대로 새 전투기를 들여오고 고급 조종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군사적 측면에서 분명한 우려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정찰위성 등 미사일 기술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관심사가 지대한 만큼 탄약 수급에 절박한 러시아가 반대급부로 관련 기술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5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5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특별위원회(UNSCOM) 무기사찰관과 독일 국방부 미사일 프로그램 고문을 지낸 로버트 슈무커 박사는 러시아로부터 위성 로켓과 기술 도움을 받은 북한이 지난 1,2차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다면, 그 원인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러시아의 조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슈무커 박사] “If you have a failure you have to find out what was the cause of the failure. The missile is flying and you see it's not working and then what is the reason what happened to in which component and so on, but it's a very difficult situation and therefore you need those who designs the whole system. You need people and then therefore if this comes from Russia then they have to have Russian people with them from the design bureau from the system design bureau not someone who you have to know what is going on in the system.”

그러면서 지난 1,2차 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필요가 있는 북한에게 러시아의 기술적 조언은 3차 발사 성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주 관련 민간연구단체인 ‘시큐어 월드 재단’의 브라이언 위든 우주 프로그램 계획 국장도 “러시아는 로켓과 우주 발사체 및 인공위성에 대한 깊은 기술적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조언이 북한 3차 위성 발사의 신뢰도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위든 국장] “Russia has deep technical expertise in rockets, space launch vehicles and satellites. So there might be a scenario where they could help improve the reliability of North Korean launch vehicles.”

전문가들은 다만 러시아가 핵심 기술 이전보다는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정 부분에 대한 기술적 조언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The type of high level technology that Russia is willing to part with for North Korea I still think is a bit of a question mark. I think that you certainly could see and the evidence seems to point in the direction that North Korea is receiving some degree of advice and assistance in its missile program directed towards putting the reconnaissance satellite into orbit. I'm still not entirely convinced that Russia's going to actually be willing to send missiles, fighter aircraft, those kinds of things that are at least the highest level ones that the Russians have to North Korea. Because I think there are some dangers in Russia doing that parting with some of this technology that they then lose control of that North Korea could sell etcetera.”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러시아에 어느 정도 조언과 지원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북한에게 첨단 기술을 기꺼이 제공할 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러시아가 실제로 미사일과 전투기 등의 핵심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넘겨줄 경우 북한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학계, 언론에서 북한의 무기 제공에 대한 반대급부로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나오는 것은 이러한 러시아의 전반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투기 공장을 찾았다.
지난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투기 공장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그런 측면에서 단순 포탄 지원에 대한 반대 급부로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비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기류가 러시아 내에서 제기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나 기술 대신 현금을 탄약 지원의 대가로 지불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Russia has the money because despite sanctions, Russia has been selling oil and gas, especially to China and India. So, I think Russia does have sources of revenue they could use to pay North Korea.”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러시아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특히 중국과 인도에 석유와 가스를 판매해왔기 때문에 자금이 있다”면서 “러시아는 북한에 지불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수입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담당 국장은 경제난을 겪고 있고 정권을 위한 자금 확보가 절실한 북한의 입장에서도 현금 거래를 반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e're already seeing North Korea closing down embassies. They close down the Spanish embassy I guess and several African embassies and things like that which suggest that they're having resource and funding problems. That could also be another reason why potentially that the Russians may have given them cold hard cash as opposed to the technology. The North Koreans may have said look let's they don't want to make it public because they want to present the idea to the west that there has been this trade in technology but maybe in fact what they got is cold hard cash.”

북한이 최근 스페인과 우간다 등 여러 해외 대사관을 폐쇄하는 것은 자원과 자금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북한은 실제로는 현금을 제공받는 것을 숨기기 위해 실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술 거래 가능성을 대외적으로 흘렸을 수 있다면서, 첨단 기술을 넘기고 싶지 않은 러시아와 돈이 필요한 북한에게 현금 거래는 양쪽 모두가 이득을 보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 제공 대가로 현금을 받을 경우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할 수 있는 만큼 국제사회가 이러한 자금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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