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의 탈북민 대표단이 미국 의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의회 관계자들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제재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미 의회 관계자는 12일 VOA에 지난주 워싱턴 DC를 방문한 탈북민들과의 간담회가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 보좌진 주최로 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의원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은 채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실 보좌진이 초당적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민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공유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탈북민의 미국 및 한국 정착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늘리기 위한 국무부의 노력을 강화하고 탈북민 강제 북송에 책임이 있는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도록 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의 의회 통과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는 케인 의원과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영 김 의원과 아미 베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한시법인 북한인권법은 지난 2022년 9월 30일을 기해 만료됐지만 이를 연장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여전히 상원과 하원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강제 북송 피해자 가족 등이 결성한 한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단은 탈북민 출신의 태영호 한국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주 워싱턴 DC를 방문해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면담하고 의회를 방문했습니다.
이에 앞서 뉴욕에서는 맨해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앞에서 중국의 탈북민 북송 금지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의 팀 버쳇 하원의원은 8일 VOA에 이날 태 의원과 면담한 사실을 공개하고 “중국은 언론이 하마스 공격을 취재하느라 강제 북송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을 알았고, 따라서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대규모 인권 잔학 행위를 이용했다”며 중국의 이런 조치는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습니다.
한국계인 공화당의 미셸 스틸 하원의원은 7일 태 의원을 비롯한 비대위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의원들의 공개서한을 중국 정부에 발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스틸 의원] “이분들(탈북민)이 자유를 찾아서 나오셨기 때문에 절대 다시 돌려보내면 그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편지를 써서 제가 동참하는 다른 국회의원들과 같이 의논해서 편지를 일단 보내겠지만, 중국의 만행은 글쎄요. 너무 사람들을 사람으로 안 보는 것 같아요. 공산당 멤버들이. 그러니까 굉장히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복수의 북한 인권 단체와 탈북민 가족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9일 밤 수백 명의 탈북민들을 북중 국경 지역을 통해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며 중국 정부에 계속해서 관련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탈북민을 경제적 목적으로 북한에서 탈출한 ‘불법 이민자’로 규정하며 합법적인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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