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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3차 정찰위성 발사 시도 즉각 중단해야”… 전문가들 “러시아 지원 받아 성공 확률 높였을 것”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지난 5월 '천리마' 발사체 발사 장면 (자료사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지난 5월 '천리마' 발사체 발사 장면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계획 통보에 대해 발사 시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받아 이번 발사의 성공 확률을 높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21일 북한이 일본 정부 등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한 데 대해 모든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그간 지속적으로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진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의 효력을 일부 정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21일 새벽에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와 일본 국토교통성 해안보안청에 통보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22일 이른 새벽에 감행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전하규 대변인] “통상 1차, 2차 때 첫 날,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면 아마 새벽에 발사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 가능성을 저희도 보고 있고 또 기상 관계도 봐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 북한도 기상을 보고 있을 것이고 가용한 시간, 날짜에 아마 발사를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의 앞선 1, 2차 발사는 북한이 예고한 기간 중 첫 날인 지난 5월 31일 오전 6시 29분과 8월 24일 오전 3시 50분 각각 이뤄졌습니다.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예고기간 첫 날인 22일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북한이 위성을 쏘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가까운 북한 신의주는 22일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흐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오전 8시 이후로는 강수 확률이 최고 60%까지 오르기 때문에 동창리 일대에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북한은 연료를 주입하면 최단 시간 내 발사했다”며 “위성 발사 시 날씨를 고려해서 바로 쏠 수 있게 미리 준비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 2차 발사 때와 같은 엔진으로 3차 발사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이 이번에 일본에 통보한 항행경보구역 세 지점이 2차 발사 때 설정한 구역과 동일하고 1차 때와도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한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2차 발사 실패 후 석 달 만에 같은 비행궤적을 제시한 것은 엔진 설계 변경과 같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발사에 기술적 도움을 주면서 발사 성공 확률은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1차 시도 실패 당시 2단 엔진의 신뢰성과 연소 불안정성 등 문제점을 밝혔을 때 연내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봤었다”며 “러시아가 엔진을 통째로 주지는 않았겠지만 기술 자문이나 부품 제공 또는 시험 평가를 대신해 주면서 큰 도움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으로선 3차 발사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전 교수] “러시아의 기술 자문 그리고 지원 이런 것으로 말미암아 발사체 자체의 실패 확률이 상당히 경감됐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아마도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그것을 북한 내부에 대대적인 선전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때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돕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도 80t급 액체연료 엔진인 백두산 계열의 엔진 기반이 러시아로부터 해킹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왔다”며 “정상회담 후에는 러시아 기술진이 들어온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위성체 지원 여부에 대해선 엇갈린 관측들이 나옵니다.

북한의 지난 5월 1차 발사 실패 당시 한국 군이 서해상에 추락한 위성체 일부를 찾아내 분석한 결과 북한 측 위성은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통상적으로 군사정찰위성 기준점을 서브미터급 즉 해상도 1m 이하로 보는데 북한 위성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겁니다.

군 관계자는 “일부에선 러시아의 대북 위성체 지원 이야기도 나오는데 과학자들은 2차 발사 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위성체를 보완하는 것은 제한이 될 것으로 본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겠냐”고 말했습니다.

권용수 전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카메라 핵심 구성품인 광학센서 등을 제공받아 교체하면 서브미터급 해상도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군사적 효용성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당초 10월 중 발사를 공언했지만 한 달 정도 늦게 3차 발사에 나선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1호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보완을 최대한 서두른 결과라는 관측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첫 군사위성 발사를 앞둔 시점에 북한의 3차 발사계획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한국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자체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릴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입니다.

[녹취: 홍민 박사] “방산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중점을 두고 있는 한국 그 위상이 있고 또 그 과정에서 첫 위성까지 띄우면서 지속적으로 초소형 위성까지 계속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상당히 불안하거든요. 또 그게 실제 군사적으로 자신들이 그나마 핵 미사일을 통해서 비대칭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봤는데 한국이 자꾸 추격하고 있다고 본다면 북한 입장에서 상당히 불안할 수 있거든요.”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제난이 심각한 가운데 이렇다할 대책과 성과를 내지 못한 북한 지도부로선 한 해를 결산하는 연말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울만한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이 두 가지 축으로 굴러가야 하는데 경제 축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기 때문에 군사 축을 계속 굴리고 있다, 그 군사 축의 마지막 단계로 또 하나를 보여주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11월에 이것을 성공해버리면 이를 활용해서 전원회의까지 가고 내년까지 넘어갈 수 있겠죠.”

한편 북한이 3차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한국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홍민 박사는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가 9.19 군사합의에서 금지한 사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한국이 효력정지에 나설 경우 이를 도발의 빌미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0일 대북 경고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조치를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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