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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찰위성 발사로 ICBM 발사 신뢰도 제고 노려…재진입 등 러시아 도움 받을 수도”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의 신뢰도를 높이려 한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남은 과제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정찰위성 자체의 성능보다도 위성을 실어 보낸 우주발사체의 성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가 곧 ICBM 위협과 같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Without question. That's essentially the same technology it needs from a delivery system perspective whether it's for a spy satellite or for a missile that's carrying a nuclear warhead. So every time they do one of these tests, they gain information, their program matures and they advance. And so everything that we've seen says that the recent launch was successful. And so I think we need to take that seriously that their ICBM program is moving forward under the guise of satellites, which is something they've been doing for 20 plus years at this point.”

“정찰위성이든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든 전달 시스템 관점에서 볼 때 본질적으로 동일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수년간 화성 17형과 18형 등 ICBM 발사의 성공을 주장해왔고 최근 정찰위성 발사에도 성공했다면서, “북한이 이 같은 시험을 할 때마다 정보를 얻고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ICBM 프로그램이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 국방부 미사일 프로그램 고문을 지낸 로버트 슈무커 박사도 VOA에 북한이 위성 발사를 통해 ICBM 발사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슈무커 박사] “The satellite is of no importance, it is the reliability of the launch vehicle which counts. Certainly over time they will continue to launch the ICBMs they have for one reason or another and that information will be useful to them in feeling more reliable, feeling more confident in the system. Furthermore, a space launch vehicle is only different to an ICBM since the performance requirements are different to that of an ICBM. Let us compare for example Chollima and Hwasong-17: Chollima is a 3 stage system and Hwasong-17 a 2-stage one. This is due to the velocity requirement for a space launcher which is definitely higher than that of an ICBM. Thus, the payload is much smaller than that of an ICBM.”

슈무커 박사는 “(북한의) 위성은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발사체의 신뢰성”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위성 발사체인 ‘천리마’는 화성 17형의 발사체와 기술적으로 동일하며, 위성을 우주 궤도에 더 빨리 올리기 위해 천리마가 더 작은 탑재체를 싣는다는 것과 한 단계 더 많은 발사 과정을 갖추고 있다는 것외에는 차이점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북한은 어떤 이유로든 보유하고 있는 ICBM을 계속 발사할 것이며, 여기서 얻은 정보는 북한으로 하여금 발사에 대해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시스템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한반도 시각으로 지난달 21일 밤 10시 43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3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발사 3시간 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이어 “’천리마 1형’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정상비행해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ICBM 기술의 추가적 진전보다는 발사 신뢰도를 점검했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의 ICBM 기술은 이미 거의 완성 단계에 와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 비확산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1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이미 2017년부터 화성 17형의 실전배치를 주장했고 고체연료 기반의 화성 18형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 같은 주장에는 “기술적으로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미 2017년부터 실전 배치와 운용이 가능한 ICBM 전력을 보유하기 시작했다”면서 북한이 관련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I think in terms of having a deployable, and operatable ICBM force they've started that back in 2017. And they're just continuing to grow that force. So I think what most specialists would say is there's really nothing more they have to do to be able to deploy the ICBMs that they have.”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서구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북한이 안정성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시험 발사가 더 필요하다고 평가하겠지만, 북한은 오랫동안 적은 수의 실험 성공만으로도 시스템을 배치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ICBM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 추가로 해야 할 일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북한이 추가 발사를 한다면 시험 발사가 아닌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과시하는 목적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연구원도 “북한의 ICBM 기술이 성숙해졌다”면서 “미사일의 관점에서 보면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think what I would say is that their ICBM technology has matured they've got a mature ICBM capability. And so from a missile perspective they're mature like they pretty much got it down. I mean if they've got the ability to put satellites into orbit, then I think they've got the ability to put warheads down on the United States. The only question is whether or not those warheads will detonate once the impacts. I think it's safe to say that they could launch some missiles that have the range to target sites across North America. And that's the American homeland. They've got the delivery systems to do that.”

피터스 연구원은 북한이 위성을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북한은 미국 본토인 북미 전역을 목표물로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전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유일한 문제는 그 탄두가 지상과 충돌 후 폭발할지 여부”라며, 탄두가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견뎌낼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한 ICBM 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어 남은 과제는 아직 확증되지 않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사일이 정상궤도를 따라 비행하는 것과 재진입체가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면서, ICBM이 무기로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대기권을 통과해 꽤 오랜 시간 충격을 이겨낸 뒤 다시 진입하는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t's another thing to have it fly out on a normal trajectory and have a re-entry vehicle. The warhead have to go through the atmosphere at an angle where it's under atmospheric impact for a pretty long time. That vehicle's got to be able to live through that re-entry. And you don't know that North Korea's got that capability. That's something that we haven't really seen them test.”

또한 로켓 앞부분에 장착된 탄두가 실제로 불타지 않고 대기권을 통과할 수 있는지, 만일 핵무기를 탑재한다면 탄두를 충분히 작게 만들 역량이 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우리는 실제로 북한이 실험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ICBM이 실제 위협이 되려면 재진입 기술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합니다.

지구 대기권을 넘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 발사체가 다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고도 100km에서 약 6천~7천 도에 이르는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이 고열을 탄두가 버텨내야 하고, 또 대기권의 기류가 작용하는 상황에서 탄착지에 정확하게 떨어지도록 정밀 제어 유도 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슈무커 박사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을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충분히 크고 튼튼한 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과제는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슈무커] “The reentry vehicle is definitely a different story insofar that the testing depends on the availability of a missile with suitable capabilities. Since the North Korean missiles with ICBM range are very seldom tested there are very limited chances for testing a reentry vehicle. The only way out of this dilemma is the use of Russian reentry vehicles. However, I do not know if there were North Korean tests of this kind. Thus, even if North Korea possess some ICBM capable systems, without a tested reentry vehicle plus a weapon which survives the severe reentry deceleration loads these weapons are of no importance.”

“북한의 ICBM은 거의 시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진입체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어 북한이 ICBM 발사 체계를 일부 보유하고 있더라도 시험된 재진입체와 재진입 감속 하중 등 가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무기가 없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의 재진입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전문가들은 북러 간 무기 거래 등 군사 협력이 이뤄지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ICBM 프로그램에서 아직 미진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술적 도움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연구원은 “러시아가 핵심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북한이 포탄 제공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ICBM 기술의 완성을 위한 대기권 재진입체 관련 엔지니어와 전문가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think we certainly cannot rule that out. I think we have to take that seriously that that may be something that the Russians could do. You know it is worrying that the North Koreans are assisting the Russians so much in the war in Ukraine because there may be a quid pro quo there in that the North Koreans give the Russians artillery rounds or rockets or whatever. And then what the Russians do is supply the schematics or the engineers or the experts or whatever to help the North Koreans cross that final threshold so that they're able to get a re-entry vehicle that is able to detonate on target.”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박사도 VOA에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전적으로 러시아의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우주 발사체나 ICBM 로켓의 부품 등을 이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실러 박사] “They could have gotten elements or parts of either rocket, either the space launchers or the ICBMs from Russia. North Koreas missile capability is completely dependent of Russian hardware. This is easily seen when looking at the rocket engines which are Russian RD-251 engines. They help so much in all the other areas they certainly will help in any remaining areas. So the probability is 100 percent that they are helping.”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서고 있는 만큼 북한이 도움을 원하는 미사일 부문에서도 러시아가 확실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9일 한국에서 열린 미한 외교장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쌍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려는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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