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중심부에 진입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제재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세계 최초로 4세대 원자로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가자지구 남부 중심 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이 5일 가자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칸 유니스 중심부에 진입했는데요. 지난 10월 말 지상전이 시작된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이스라엘군이 이날(5일) 밝혔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 외에 데이르 알발라 등 가자지구 중부에서도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칸 유니스에 진입했다고 설명했죠?
기자) 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칸 유니스가 하마스 거점이라면서 군이 테러분자들을 제거하고 가자 북부에서 했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하마스 기반시설을 분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 측은 하마스 지도부가 칸 유니스에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칸 유니스뿐 아니라 가자지구 곳곳에서 이스라엘군 공세가 강화되면서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이 속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가리 대변인은 안전지대로 안내하는 지도가 담긴 QR 코드가 들어간 전단을 공중에서 살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이집트 국경에 가까운 라파나 지중해 해안 쪽 알마와시로 대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현지에서는 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안전구역을 안내하는 온라인 지도에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전했고요. 유엔은 ‘안전지대’라는 것은 모두 거짓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말하는 안전한 구역이란 없다고 계속 지적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리페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6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가자지구 남부에서 6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대피 명령을 받았지만, 대피소들이 수용 능력을 초과했기 때문에 가자 주민들이 갈 곳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 탓에 현지 주민들이 극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현지 인도적 상황이 재앙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본생활에 필요한 물품이 없고, 마시는 물도 대부분 식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제임스 엘더 대변인은 5일 영국 ‘BBC’ 방송에 이스라엘군이 안전구역이라고 밝힌 알마와시를 언급하며 “이곳은 아주 작은 불모지로 물, 추위를 피할 시설이나 대피소, 그리고 위생 시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투가 격렬해진 탓에 특히 가자 남부에서 민간인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피 명령이 있었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가자지구 남부에 있는 병원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는데요. ‘BBC’는 피투성이가 된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로 병원이 가득차 있다는 현지 의료진 말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민들 가운데 일부를 제재했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6일부터 요르단강 서안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관여한 정착민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궁극적으로 이 조처가 개인 수십 명과 그들 가족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제재 대상자 가운데 미국 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자가 취소됐다고 통지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 주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는 일이 잦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무장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해서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특히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런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그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스라엘 측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정착민들의 공격을 막을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요르단강 서안 내 이스라엘 정착민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는데요. 이후 250개 이상의 정착촌에 70만 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제재와 관련한 성명에서 “폭력을 저지르거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필수서비스와 기본물품에 접근하는 것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 내 평화와 안보, 그리고 안정을 훼손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재 대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6일 하루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2개국 방문에 나섰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먼저 UAE 아부다비에서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대통령을 만났고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습니다. 러시아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6일 일찍 아부다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해 놓았는데, 푸틴 대통령이 두 나라에 갈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가 ICC 설립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나라가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의무는 없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중동 지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 때가 지난해 7월이었는데요. 당시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ICC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부터 해외순방을 자제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체포영장이 나온 뒤로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같은 외국에서 열리는 중요한 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UAE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알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알나흐얀 대통령에게 UAE는 아랍권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알나흐얀 대통령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알나흐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친애하는 친구’로 호칭하면서 더 많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에너지와 기간 시설 등 협력 분야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에서 눈길을 끄는 건 역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양국 간 협력과 에너지 협력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가 정치, 경제, 인도적 분야에서 안정적이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이런 형식의 긴밀한 협력은 국제 석유시장에서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을 유지하는 데 있어 믿을만한 보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OPEC 플러스(OPEC+)’에 속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모두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인 OPEC 플러스 회원국입니다. 최근 OPEC 플러스는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일일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UAE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이 행사에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의 푸틴 대통령 중동 방문 기사에는 그가 COP28 행사장에 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COP28의 알렉산더 사이어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이 오는지 여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COP28 행사에는 우크라이나 대표도 참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AP’ 통신은 행사에 참석한 우크라이나인들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환경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그가 UAE에 와 있는 것에 분노를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번 일정을 마치고 이란 대통령을 만난다는 발표도 나왔군요?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귀국한 뒤 7일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만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4세대 원자로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최초의 4세대 원자력 발전소인 중국 시다오완(Shidaowan) 원전이 6일 공식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습니다. 해당 원전은 중국 국영기업인 ‘화넝’과 칭화대학교, 중국 국가원자력공사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200 메가와트(MW)급 고온가스냉각로(HTGCR) 발전소로, 모듈식 설계로 건설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4세대 원자로라고 했는데, 이전 원자로와 비교하면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3세대 원자로는 핵연료를 식혀주는 냉각재로 대개 물을 사용하지만, 4세대 원자로는 물 외에 액체금속 또는 헬륨가스 같은 물질을 냉각제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3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온도에서 가동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될수록 발전 효율은 향상됩니다.
진행자)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원전을 건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물 공급 문제도 해소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은 4세대 원전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의 하나로, 원자로가 수원 옆에 위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내륙에 더 많은 원전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안전성 측면에서도 3세대 원자로는 사고가 나면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추가 안전장치가 많이 필요한 데요. 하지만 기술 향상에 따라 4세대 원자로는 좀 더 단순한 안전 설비를 요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차세대 원자로 상업 가동에 착수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이날(6일) HTGRO가 168시간, 일주일간의 연속 운전 시험을 거쳐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연료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경제성과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4세대 원전 건설을 계획했고요. 2012년 12월 산둥성 룽청시에 원전 건설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통한 전력 생산 목표를 세우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2035년까지는 10%, 2060년까지는 18%의 전력을 원자력으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기준, 58기가와트를 생산하겠다는 2020년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4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관심이나 움직임이 없습니까?
기자) 미국에서도 ‘누스케일파워(NuScale Power)’라는 기업이 당국으로부터 소형모듈식 원자로 건설 허가를 받고 유타주에 462메가와트(MW) 급 원자로 건설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 달, 비용 상승으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는 나라가 또 있나요?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외에 일본과 캐나다에서도 연구와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원전 건설에 착수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과 영국, 러시아 등도 4세대 원자로 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가 ‘탈원전’에서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 ‘탈원전’을 선언했던 나라들이 다시 속속 원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오는 2050년까지 원전 에너지 비율을 기존 16%에서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특히 유럽 여러 나라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자 원전 가동 연장 또는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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