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에 이어 7일에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만나는 등 활발한 대중동 외교를 펼쳤습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 자격으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확인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중동 나라 정상들을 연이어 만나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7일에는 이란 대통령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만나 팔레스타인 분쟁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란 지도자를 만난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란을 방문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라이시 대통령을 만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는 역시 팔레스타인 분쟁이 주로 논의됐을 텐데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중동 지역 상황, 특히 팔레스타인 상황에 관한 생각을 교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은 “현재 팔레스타인과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당연히 대량학살이며, 반인도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다고 비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중동 사태는 지역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 문제”라면서 “빠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이란이 최근 들어 관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죠?
기자) 네.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부터 양국이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자폭용 무인기(드론)를 러시아 측에 대량으로 제공하기도 했는데요. 러시아군은 이들 드론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계속 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크렘린궁 측은 두 나라가 군사기술 협력 등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6일에는 하루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다녀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UAE에 들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대통령을 만났고요.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사적으로도 나흐얀 대통령, 그리고 빈살만 왕세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도 이란처럼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죠?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사실 미국과 가까운 나라들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특히 경제 부문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방문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이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남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에서는 특히 ‘OPEC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문제가 중심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이 끝나고 발표된 공동성명은 러시아와 사우디가 “에너지 분야에서의 긴밀한 상호 협력과 석유 시장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OPEC플러스 회원국들의 성공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OPEC플러스는 기존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여타 주요 산유국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가 에너지 문제 외에 또 어떤 현안들을 논의했나요?
기자) 네. 크렘린궁 측은 두 지도자가 가자와 우크라이나, 예멘 분쟁, 그리고 이란 핵 프로그램과 방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공동성명은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빈살만 왕세자가 보여준 인도적, 정치적 노력에 대해 감사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연이어 중동 세 나라 정상을 만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 러시아가 중동 나라들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등 고립된 상황이었는데요. 그러면서 최근에 중동 나라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법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부터 해외 방문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직접 방문한 것을 보면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을 이용해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네. 이번 사태를 미국 외교의 실패로 규정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으로 중동에서 서방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을 이용해 영향력을 키우려고 시도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분쟁에서 중재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군요?
기자) 네. 두 나라가 7일 공동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포로를 교환하고 연말까지 평화협정을 맺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과 아르메니아 총리실 사이 회담이 양국 간 신뢰를 구축하는 가시적인 조처를 하는 것에 대한 합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지금까지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성명은 “두 나라는 오래 기다렸던 평화를 달성할 역사적 기회가 왔다는 견해를 공유했다”면서 “주권과 영토 보존 원칙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협정에 이르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로 양국 포로가 석방된다고 했죠?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 군 포로 32명, 그리고 아르메니아가 2명의 아제르바이잔 군 포로를 석방할 예정입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이 내년에 열릴 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를 유치하는 것을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올해 전쟁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전쟁을 치렀는데요. 아제르바이잔이 이기면서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분쟁을 벌인 것이 상당히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소련이 무너지고 1992년에 두 나라가 2년 동안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이 지역이 아르메니아가 지원하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통제 아래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는 그동안 이 지역을 어느 나라로 영토로 간주했나요?
기자) 네. 국제사회는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해 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사이에 3년 전에도 전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에 전쟁이 나서 6주 동안 이어졌는데요. 이 전쟁으로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일부를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결국 장기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 전쟁이 올해 벌어졌군요?
기자) 네. 아제르바이잔 군이 지난 9월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결국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역을 되찾았습니다. 전쟁이 아제르바이잔 승리로 끝나고 휴전협정으로 아르메니아 군이 물러가고 현지 자치세력도 해산했습니다. 그러자 아르메니아계 주민 12만 명 가운데 대부분이 보복이나 인종청소를 걱정해 아르메니아로 넘어갔습니다.
진행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관계 정상화 합의에 대해 외부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를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속적이고 존엄한 평화에 도달하려는 노력을 계속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포로를 석방하고 전례 없는 정치적 대화를 하기 위한 이번 합의가 중요한 진전이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간 러시아가 줄곧 아르메니아를 지지했는데요. 러시아 쪽에서 나온 반응도 있나요?
기자) 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8일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교통과 국경 봉쇄 해제, 평화협정 체결과 시민사회를 통한 접촉 등 모든 가능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출전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면 금지 조처를 해제하고, 일부 러시아 선수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IOC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중립 단체에 속해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와 그 동맹인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에 대해 계속 반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IOC가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OC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제한 등 제재를 단행했는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 IOC는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개별 선수들에게 IOC가 승인한 중립 대표단에 속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터줬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국가 대표가 아닌, 중립 자격으로는 출전이 가능하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립 자격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국가명이나 국기, 국적 등의 표식을 할 수 없습니다. 또 금메달을 차지한다고 해도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2021년 도쿄하계올림픽과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 때는 금지약물(도핑) 파문에 따른 징계로 ‘러시아’라는 국명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전력이 있는데요. 하지만 내년 파리올림픽에는 ‘러시아’를 드러내는 것은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럼 선발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기자) 각 올림픽 종목의 감독 기관에 위임한다고 합니다. 종목별 위원회는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고, 군이나 국가 안보 기관과 계약하지 않은 개별 선수들을 심사해 중립 자격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개별 선수에 한해 중립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럼 단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러시아는 여전히 팀 스포츠는 출전이 금지돼 있는 상태입니다. 한편 IOC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전 세계 선수는 약 4천600명인데요. 그 가운데 러시아 선수는 8명, 벨라루스 선수는 3명입니다. 러시아는 도쿄올림픽 때는 300명 넘는 선수를 파견했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줄곧 반대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정부 지도자들은 물론, 우크라이나 운동선수들도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가 선수들의 성적을 정부 선전용으로 삼고 애국심 고취에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참가하면 우크라이나가 불참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중립 소속으로도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시작도 하기 전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파리올림픽, 이제 1년도 안 남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33회 파리올림픽 대회는 내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전 세계 200여 개국 출신 1만여 명의 선수들이 열띤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특히 이번 파리올림픽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유럽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이고요. 파리에서는 100년 만에 열리는 하계올림픽으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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