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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인도양 상선 공격 배후' 미국 주장 일축...베이징 72년 만에 최장 한파


홍해에서 후티 반군에 나포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자료사진)
홍해에서 후티 반군에 나포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홍해와 인도양에서 상선들이 공격당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는 인도양에서 상선을 공격한 드론(무인기)이 이란에서 발사됐다는 미국 정부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70여 년 만에 최장 한파 기록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을 맞아 무기업계가 전쟁을 부추긴다며 비난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홍해와 인도양에서 상선들이 공격당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해에서 2척, 그리고 인도양에서 1척이 지난 23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홍해에서 공격당한 선박들은 유조선으로 하나는 노르웨이 선적이고요. 다른 한 척은 인도 선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도양에서 공격받은 배는 라이베리아 선적의 화학제품 운반선이었습니다.

진행자) 공격당한 선박들에 피해가 났습니까?

기자) 네. 인도 선박이 드론을 맞았고요. 노르웨이 선박을 겨냥한 드론은 빗나갔다고 하는데요. 두 선박에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미군 중부사령부는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으로부터 대함미사일 2발이 홍해 남부 국제 항로로 발사됐지만 영향을 받은 선박은 없었다”면서 “공격당한 선박들의 도움 요청에 해군이 대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양에서 공격당한 배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배에 드론 1대가 명중되면서 불이 났는데, 불을 껐고 사상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배가 공격당한 지점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베라발시에서 남서쪽으로 370km 정도 떨어진 해역이었습니다.

진행자) 홍해에서 최근 상선들이 자주 공격당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투가 시작된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이 하마스를 지지한다면서 홍해를 항해하는 상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23일) 공격이 후티 반군의 상선을 겨냥한 14번째와 15번째 공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해뿐 아니라 인도양에서도 상선이 공격당했는데, 최근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아닙니다. 영국 BBC 방송은 홍해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양에서 상선이 이런 종류의 공격을 받은 건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공격도 후티 반군 소행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에서 드론이 발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인도양에서 선박을 직접 목표물로 삼았다고 미국이 공개적으로 비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BBC는 인도양에서 배가 공격당한 수역은 이란 드론들의 위협이 미치는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드론이 이란 쪽에서 발사됐다는 발표에 대해 이란 정부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미국 정부 주장이 쓸모없는 말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그런 주장은 대중들 관심을 돌리고,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자들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미국의 전적인 지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홍해 내 후티 반군의 공격에도 이란이 관여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홍해 내 상선들 공격 계획에 이란이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란은 이런 주장도 부인한 바 있습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이 가자지구에서 계속 범죄를 저지르면 홍해 외 수로를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 해군 함정들이 홍해에 배치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 해군 구축함이 배치돼 있는데요. 후티 반군이 드론이나 미사일을 쏘면 이걸 격추하거나 주변에 있는 상선들에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23일에도 미 해군 구축함이 홍해에서 자신들 쪽으로 날아오는 드론 4대를 격추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홍해에서 자주 이런 일이 나자 상선들이 홍해에 들어가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상선이 홍해를 지나 지중해나 인도양 쪽으로 나가는데, 후티 반군 공격으로 위험해지니까 멀리 아프리카 남단으로 돌아가는 항로를 이용하는 배들이 많아졌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이 홍해에서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며칠 전 이른바 ‘번영수호작전’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10여 개 국가가 예멘 근처 홍해 수역에서 합동 초계 활동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눈 덮인 중국 베이징시 (자료사진)
눈 덮인 중국 베이징시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봅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을 덮친 한파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베이징시가 1951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오랫동안 영하의 기온을 유지했다고 관영 베이징일보가 24일 보도했습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뒤부터 300시간 이상 영하권 날씨가 계속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올 겨울에 베이징이 상당히 추워졌다는 소식은 이미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달 들어 자주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갔는데요. 베이징일보는 기온이 9일 연속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베이징뿐 아니라 중국 내 다른 지역에도 한파가 닥쳤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특히 북부와 북동부가 기록적인 한파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북동부 몇몇 지역에는 북극에서 살을 에는듯한 찬 공기가 흘러들어오면서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국가기상정보센터는 전국 78개 기상대에서 관측한 12월 기온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깥 기온이 영하 40도 아래라면 어떨지 정말 상상하기가 힘든 날씨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너무 춥다 보니까 중국 곳곳에서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또 대중교통 운행에도 어려움이 많다는데요. 폭설로 고속도로 운행이 자주 차단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날이 그렇게 추운데 난방에 문제가 생긴 지역도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베이징 남서부 허난성의 몇몇 도시에서 난방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허난성 자오쭤시에서는 난방 공급업체 보일러가 고장 나면서 지금 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필수 기관을 제외하고 사업체 난방 공급이 대부분 중단됐다는데요. 허난성 내 푸양시와 핑딩샨시는 이미 정부 기관에 대한 난방 공급을 모두 중단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북부와 북동부 날씨가 왜 이렇게 추운 겁니까?

기자) 네. 한 가지 가능한 이유로 ‘폴라보텍스’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극 한기는 통상 폴라보텍스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안에 갇혀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폴라보텍스가 약해진 탓에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그렇게 춥다는 겁니다.

진행자)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인 추위를 가져온다는 설명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이런 현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과학자들 사이에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

진행자) 베이징이 지금 추운데, 반대로 지난 여름에는 폭염에 시달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여름에 정말 펄펄 끓는 날씨였습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에 한국과 일본에도 한파가 덮쳤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기온이 영하 12도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눈이 내렸는데요. 기후현과 홋카이도현 같은 경우 1m 정도의 눈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로마 가톨릭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성탄절을 맞아 신도들을 축복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로마 가톨릭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성탄절을 맞아 신도들을 축복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로마 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 메시지에서 무기업계를 비판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독교 성인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맞아 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서 성탄 메시지를 내고 군중을 축복했습니다. 교황은 이 메시지에서 평화를 촉구하고, 무기 산업과 전쟁을 부추기는 그들의 ‘죽음의 도구’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가운데 무기 산업이 분쟁을 조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과 분쟁에 무기업계도 책임이 있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교황은 “전쟁의 꼭두각시들을 움직이는 이익과 수익을 밝히기 위해 이에 관해 말하고 글을 써야 한다”면서 “무기 생산과 판매, 무역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평화를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전에도 무기업계를 비판한 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은 무기 산업이 죽음의 상인들이라고 자주 비판했는데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신무기를 시험하거나 무기 재고를 소진하려는 목적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교황은 그간 성탄 메시지에서 세계 분쟁 상황을 언급해 왔죠?

기자) 네. 교황 성탄 메시지는 보통 국제사회가 직면한 재앙에 대한 한탄 등을 담았는데요. 올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메시지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분쟁, 시리아와 예멘, 우크라이나, 남수단, 콩고, 그리고 한반도를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인도적 솔선과 대화, 그리고 안보를 통해 폭력과 죽음을 극복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교황이 현재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서도 말했습니까?

기자)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서 감행된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에 비통했다면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또 가자지구 안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도적 구호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작전과 무고한 민간인들의 끔찍한 피해를 끝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에 인질들을 풀어주고 즉각 휴전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은 이날(25일) 성탄 메시지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평화를 촉구했습니다.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이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국제사회의 지지로 뒷받침되는 당사자들 간의 진지하고 끈기 있는 대화로 해결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교황은 전날인 24일에 거행된 성탄 전야 미사에서도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교황은 이날(24일) 미사에서 평화에 대한 예수의 메시지가 예수가 태어났던 바로 그 땅에서 “헛된 전쟁 논리”에 함몰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독교 성경은 예수가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고 적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은 성탄 전야 미사에서 “오늘 밤 우리 마음은 베들레헴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의 왕자인 예수는 이곳에서 헛된 전쟁 논리에 의해 다시 거부당했고, 예수는 오늘날에도 세상에서 그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탄식했습니다.

진행자) 예수가 전했던 평화의 메시지가 이곳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성탄 메시지에서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났다는 성경 이야기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지만, 올해 이곳은 슬픔과 침묵의 장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령으로 최근에 건강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래도 올해 성탄절 행사에 모두 참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황이 가끔 기침하거나 숨이 차는 것 같이 보였지만, 24일 성탄 전야 미사와 25일 성탄 메시지 발표 행사를 무리 없이 치렀습니다. 참고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87세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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