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가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크름반도에 있는 해군 함정이 손상됐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신매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프랑스에 나흘 동안 격리됐던 인도인 약 300명이 귀국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하마스 지도자가 공개 메시지를 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알자지라’ 방송에 서한을 보냈다고 이스라엘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는데요. 신와르는 이 서한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 의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전투가 시작된 이후 신와르가 공개 메시지를 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신와르가 메시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치열하고 폭력적이며 전례 없는 전투”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을 분쇄하고 있다면서, 하마스는 “점령군의 조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간 하마스가 강조한 것처럼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와르는 또 하마스 군사기구인 카삼여단이 이스라엘 병사 1천여 명을 살해했고, 이스라엘 군용차량 750대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신와르 말은 이스라엘 측 발표와는 크게 차이가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156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매체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신문은 신와르가 이스라엘군 전사자와 부상자 수와 관련해 거짓 주장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신와르는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가 가자지구 안에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그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가 항전 의지를 다시 강조했는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군요?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여당인 리쿠드당 의원들에게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고, 이스라엘 정부가 전투 중단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언론 추측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휴전 압력에도 불구하고 하마스 소탕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누차 강조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25일)도 의원들에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전쟁은 끝까지, 이를 마무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런 입장을 반영한 평화 조건을 미국 언론을 통해 제시했군요?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의견란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는데요. 바로 ‘하마스 파괴’와 ‘가자지구 비군사화’, 그리고 ‘팔레스타인 사회 급진화 탈피’ 등 세 가지 조건입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평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는데, 최근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에 제안했다는 평화안도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방안은 일단 일시 휴전을 하고 단계적으로 하마스가 억류 중인 모든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모두 석방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발사를 중단하자는 겁니다. 이 방안은 또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내 모든 정파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과도정부를 구성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고, 장차 대통령·의회 선거를 추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집트가 제안한 평화안에 대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하마스와 이스라엘 측은 이 방안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AP’ 통신은 양측이 이 방안에 냉랭한 반응을 보인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평화안이 양측이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하게 분쇄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방안에 하마스를 없앤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반면 평화안에 따르면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권을 장차 구성될 과도정부에 넘겨야 하는데, 하마스가 이것을 받아들일지도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AP’ 통신은 양측이 이 방안을 완전하게 거부한 것이 아니라면서 다른 외교 협상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구에 있던 러시아 해군 함정을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페오도시야 항구에 있던 상륙함 1척이 26일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손됐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군용기가 발사한 유도미사일들에 대형 상륙함 노보체르카스크함이 손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페오도시야는 크름반도 남부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주민 수가 약 7만 명 정도 됩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크름자치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수반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건물 6채가 손상됐고, 몇몇 주민이 임시거처로 대피했다고 악쇼노프 수반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도 이번 공격을 확인했나요?
기자) 네. 앞서 우크라이나 공군은 조종사들이 순항미사일로 페오도시야항을 공격해 노보체르카스크함을 파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로는 노보체르카스크함이 공격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해 3월 러시아가 점령한 베르단스크항을 공격해 노보체르카스크함이 파손됐고, 또 다른 상륙함인 사라토프함이 격침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총사령관은 25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노보체르카스크가 지난해 흑해에서 침몰한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의 길을 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올레슈추크 사령관이 언급한 모스크바함 격침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거둔 큰 전과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스크바함은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폭발이 났고, 이후 항구로 예인되던 중 가라앉았습니다. 모스크바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작전 중 침몰한 가장 큰 러시아 전함입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에 있는 항구들을 자주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항구들에 대한 공격이 잦아지자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던 해군 함정들 가운데 상당수를 크름반도의 노보로시스크항이나 페오도시야항으로 이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본격적인 겨울이 오면서 우크라이나군 반격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데요. 오히려 러시아군이 반격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시에서 남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마린카를 완전하게 점령했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의 화상회의에서 마린카 점령으로 적군을 도네츠크로부터 더 멀리 밀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 발표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러시아 측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올렉산드르 슈투푼 우크라이나 군 대변인은 “우리 군이 마린카 행정구역 경계에 있고,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도시가 완전하게 파괴됐지만, 마린카가 완전하게 점령됐다고 말하는 건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며칠간 프랑스에서 격리됐던 인도인들이 귀국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인 276명을 태운 전세기가 26일 일찍 인도에 도착했다고 인도 당국이 밝혔습니다. 해당 비행기는 지난 21일 재급유를 위해 프랑스 바트리 공항에 착륙했다가 프랑스 당국이 이륙을 금지해 발이 묶여 있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당국이 왜 비행기 이륙을 금지했던 거죠?
기자) 네. 승객들이 인신매매 피해자들일 수 있다는 제보 때문이었습니다. 승객 300여 명을 태운 ‘레전드 에어라인 A340’ 비행기는 당초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공항을 출발해 니카라과 마나구와로 가던 길이었는데요. 프랑스 경찰이 익명 제보를 바탕으로 인신매매 조사를 위해 이륙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익명 제보로 300명이 넘는 승객들 발이 나흘이나 묶여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승객들을 조사한 결과, 21개월짜리 어린 아기도 있었고,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도 여럿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들을 태운 비행기의 최종 목적지가 니카라과인 것도 의혹을 키웠습니다.
진행자) 니카라과는 인신매매와 관련해 오명을 얻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니카라과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나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니카라과는 특히 일부 국가에 대해 무비자나 간단한 입국비자만 요구하기 때문에 가난이나 분쟁 등을 피해 고국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동 경로가 되고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이때 주로 전세기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니카라과를 거쳐 미국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을 넘는 인도인들이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행기 탑승객들의 최종 목적지가 미국이 될 수도 있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조사 결과 인신매매 정황이 발견됐습니까?
기자) 프랑스 당국은 당초 인신매매 수사의 일환으로 승객 2명을 구금했는데요. 25일 이들이 법원에 출두한 뒤에 풀어줬습니다. 판사는 이들 2명을 이른바 “도움을 주는 증인’으로 지명했습니다. 이건 프랑스 법이 허용하는 특별 지위인데요. 이들은 향후에 추가로 조사받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공식 조사가 끝난 건가요?
기자) 프랑스 당국은 원래 비행 목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어떤 나라에 체류하는 것을 돕는 조직적인 범죄 행위가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인신매매가 아닌 불법이민에 대한 수사로 선회한다는 건가요?
기자) 프랑스 당국은 이날(25일) 인신매매 수사를 종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유엔은 인신매매를 이익을 목적으로 사람들을 강제, 사기, 속임수를 통해 모집, 운송, 이전, 억류, 착취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원래 탑승객이 300명이 넘는다고 했는데, 귀국한 사람은 276명이군요?
기자) 네. 탑승객 가운데 25명은 프랑스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망명 신청 절차를 밟기 위해 파리 드골 공항에 있는 특별 구역으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프랑스 주재 인도대사관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인도인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 프랑스 관리들에게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프랑스 경찰과 검찰이 익명 제보에 과잉 대응했다면서, 승객들의 권리 침해와 당국의 사태 수습 방식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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