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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새해 첫 대북 인도적 지원…지난해 국제사회 대북지원 ‘역대 최저’


지난 2015년 스위스 개발협력처(SDC)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대북 지원 활동 사진. SDC는 북한 어린이와 산모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영양 지원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분유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스위스 개발협력처(SDC)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대북 지원 활동 사진. SDC는 북한 어린이와 산모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영양 지원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분유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 모금액이 10여 년 전의 거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대 최저를 기록한 기여액의 80%를 담당한 스위스가 올해도 첫 대북 지원 주자로 나섰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가 올해 첫 대북 인도주의 지원국으로 기록됐습니다.

1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자금추적서비스(FTS)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유엔아동기금(UNICEF)에 1백4만 8천 달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필수 영양서비스 강화에 44만 1천 달러, 코로나 관련 영양서비스에 60만 7천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다년 계획 중 올해 배정분입니다.

유니세프 동아태지역 대변인은 앞서 VOA에 “국경이 봉쇄된 지난 2020년 이후에도 북한에 계속 인도주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활동 속도와 규모에 제약이 있지만 백신과 보건, 영양, 위생과 관련한 분야에서 지원을 계속 제공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은 북한의 코로나 방역에 따른 국경 봉쇄 여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모금액은 152만 5천938 달러입니다.

스위스, 노르웨이, 유니세프 홍콩위원회만 지원에 나섰습니다.

스위스가 전체 공여액의 80%인 121만 4천 달러를 지원해 북한 어린이 영양공급에 나섰고, 노르웨이 정부가 노르웨이 적십자의 대북 사업에 27만 7천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유니세프 홍콩위원회도 북한 어린이 긴급 지원을 위해 유니세프에 3만 4천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12년 모금액 1억 1천779만 달러와 비교하면 1.3%에 불과합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 금액은 북한이 2020년 국경을 봉쇄한 이후 계속 감소했습니다. 2020년 4천188만 달러, 2021년 1천378만 달러, 2022년 233만 달러로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북한의 국경 봉쇄로 현장 검증이 불가능해지자 2021년부터 북한을 4년 연속 인도적 지원 대상국에서 제외했습니다.

이에 대해 에리 카네코 OCHA 대변인은 지난달 VOA에 “제한된 정보와 접근성 부족 등 현재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여전히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북한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 직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복귀해 물자를 공급하고 2020년부터 중단된 역량 강화 활동 재개를 위해 사업 현장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유엔 신규 대북제재 면제 사업도 6건에 그쳤습니다.

1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식량농업기구, 세계보건기구, 유엔아동기금,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지난해 새롭게 제재 면제를 받았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기 전인 2019년의 38건과 비교하면 16% 수준입니다. 또한 국경 봉쇄에 들어간 2020년의 25건과 비교해도 크게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재 면제를 받더라도 북한에 지원 물품을 반입하기가 어려워 많은 지원 단체들이 신청 자체를 안 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10월 공개한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에서 대북 지원 단체들은 북한의 장기간 국경 봉쇄 조치에 피로감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패널이 익명의 11개 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개 단체가 신종 코로나 방역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대북 지원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지원단체들은 또 인도적 지원과 동반돼야 하는 물자에 대한 분배 감시 활동이 북한 내 국제 직원의 부재로 투명하게 이뤄질 수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실시하던 봉쇄 정책을 몇 달 전부터 완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말부터 단둥에서 중국 내 북한 인력 2천 명가량을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고려항공은 12월 평양과 중국 랴오닝성 선양 간에 여객기 운항을 재개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중국, 러시아 등과의 대면 외교에도 나서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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