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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Il-76 수송기 조기경보기로 개조”


북한 고려항공의 IL-76 항공기. (자료사진)
북한 고려항공의 IL-76 항공기. (자료사진)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이 수송기를 개조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포착 됐습니다. 북한이 왜 이런 개조작업을 하는지, 그 배경과 의미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대형 일류신(IL)-76 수송기를 개조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는 지난해 11월 30일 평양 국제공항 정비 격납고 옆에서 모종의 장치가 부착된 일류신(IL)-76 한 대를 포착했습니다.

공개된 위성사진을 보면 흰색 IL-76수송기 동체 상단 날개 바로 뒤쪽에 둥그런 모양의 검은색 장치가 올려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사진을 분석한 미 서부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데커 에벨레스 연구원은 북한이 수송기를 개조해 AWACS로 만들기 위해 회전 레이더를 부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벨레스 연구원] ”When you look at the imagery, the only reason why they do that because you are placing rotodom at that location. It’s same place every one place radar, behind wing joint.”

에벨레스 연구원은 “설치하려는 물체의 크기와 형상, 위치를 볼 때 AWACS용 회전 레이더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벨레스 연구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일류신(IL)-76 수송기는 지난 9월 평양공항 정비 격납고 옆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11월에 들어 본격 개조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AWACS용 회전 레이더를 비롯한 장비와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기체 자체가 일류신(IL)-76 러시아 수송기이고, 외형도 러시아산 A-50 조기경보기 레이더와 너무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에, 북한이 그런 강력한 레이더를 자체적으로 만들기에는 돈, 시간, 기술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협력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AWACS는 흔히 하늘에 떠있는 ‘공중지휘소’로 불립니다.

이 항공기는 동체 위에 대형 회전 레이더를 탑재하고 하늘 높이 떠서 적 항공기의 움직임을 탐지, 분석하고 아군 항공기를 지휘합니다.

현재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등이 AWACS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WACS를 운용하려면 다른 전투기들과 연계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쟁이 발발하면 AWACS가 하늘에 떠서 적의 전투기 움직임을 포착해 데이터 링크(Data Link)를 통해 자국 전투기에 알려줍니다. 그러면 자국 전투기가 이동해 적의 전투기를 격추하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투기는 그럴 형편이 안됩니다.

한국 군이 펴낸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공군은 전투기와 공격기 등 810여 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전투기는 6.25때 사용된 미그(MIG)-15, 미그-17등 입니다.

북한의 최신 전투기는 미그(MIG)-29 인데 이 역시 1980년대 제작돼 40년 이상 노후화 돼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AWACS를 만들더라도 이를 전투기와 연계시켜 작전을 벌이기가 힘든 형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한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북한의 AWACS 개조는 군사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This is not a significant development. It’s only North Korea trying to appearance enhancing modern capability. Three make one. Three aircrafts are able to keep one aircraft flying.”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의 움직임은 자신이 현대적인 군사력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WACS 1대를 운영하려면 적어도 3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릅니다. 지금 당장은 AWACS를 활용해 작전을 벌일 수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신인균 대표는 북한이 AWACS를 확보하면 한반도 전역을 정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기본적으로 러시아제 A-50 조기경보기 탐지거리가 500km 정도 되기 때문에, 북한도 21세기에 만드는 조기경보기 때문에, 400-500km정도 탐지가 가능하고, 황해도에 뜨면 남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죠.”

에벨레스 연구원은 북한이 이 항공기를 조기경보기(AEW)로 활용해 위기 상황에서 적국의 순항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벨레스 연구원] ”North Korea would airborne system that can fly around just search cruise missile. Cruise missile is in ground, ground base radar, it’s hard for ground base radar…”

북한이 지상에 배치한 레이더로는 저고도로 침투하는 순항미사일을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경보기로 탐지하려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북한의 정찰 능력은 상당히 낙후된 상태입니다.

한국 군은 많은 레이더와 AWACS인 E-737 ‘피스아이(Peace Eye)’, 그리고 미군의 군사정보위성과 자체 발사한 정찰위성으로 북한 전역을 정밀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낡은 방공레이더와 지난해 11월 30일 발사한 군용 정찰위성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이 정찰위성은 해상도가 낮아 군사용으로 쓸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의 AWACS 확보 움직임을 북한 공군의 현대화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북한 공군이 노후화되고 문제가 많지만 결국 조기경보통제기를 포함해서 공군의 전반적인 현대화를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앞 뒤 없이 조기경보통제기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군력에 투자를 시작한 것 아닌가. ”

신인균 대표도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최신 전투기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미그-29 개량형이라든지 또 수호이-30 전투기 등 현대적인 전투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하바로프스크를 방문해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찾았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수호이(Su) 전투기에 큰 관심을 보인 바 있습니다.

이렇듯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AWACS 등 북한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이 남북한의 군사력 균형과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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