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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최선희 방러, 북러 밀착 가속화 신호…푸틴 방북 여부 북한에 달려”


지난해 10월 모스크바에서 북러 외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모스크바에서 북러 외무장관 회담이 열렸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 속에서도 양국의 밀착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여부가 북한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5일 VOA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밀착이 지속되는 추세의 일부”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I think it is part of a continuing the trend of closer relations between Pyongyang and Moscow…So certainly the foreign minister visit and the Russian defense minister visit to North Korea and then the summit between Kim and Putin in September, all of that certainly is a mark of greater relations than really they'd had for a number of years…And then certainly North Korea's providing a lot of ammunition and now we see short range missiles to Russia. And then there's just uncertainty as to what North Korea is getting it in response.”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10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북, 그리고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 등 “이 모든 것은 양국이 지난 몇 년 동안의 관계보다 더 긴밀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입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사진 = Heritage Foundation.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사진 = Heritage Foundation.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어 양국 간 이런 움직임 속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탄약과 단거리미사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받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최선희 외무상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북한이 받을 대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나올지 주목된다는 것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 외무상은 14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 외무부와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났고, 16일에는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지난해 김 위원장이 9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라브로프 장관이 10월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한 이후 이뤄지는 고위급 차원의 움직임입니다.

17일까지 이어질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특히 탄도미사일 등 북러 간 무기 거래 움직임에 대해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은 우리의 이웃,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모든 분야에서 더욱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파트너”라고 밝혔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VOA에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북한의 탄약과 무기 확보가 목표이고, 북한의 경우 군사 분야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 특히 공군 및 방공 분야에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없는 첨단 무기 구매를 원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for Russia, I think the objective is very simple. It's to obtain North Korean ammunition and weapons to fight the war in Ukraine. For North Korea, it's also very simple. They want Russian assistance in the military area and perhaps purchases of advanced weapons that North Korea can't produce itself, especially in air force and air defense…I think advanced conventional weapons is probably higher on the list of North Korea's requirements because North Korea already has substantial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y of its own. It doesn't really need Russian help. Where North Korea needs assistance is in conventional weaponry, especially advanced air defense like surface to air missiles and advanced fighter aircraft… I’m sure that the Russians could help the North Koreans in the area of reconnaissance satellites because the Russians have very advanced ability to design and produce satellites for military reconnaissance…Not so much the launch capability, because North Korea already has launch capability, but the actual payload, the actual satellite itself.”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다만 북한은 핵과 미사일 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자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첨단 재래식 무기를 더 원할 것이라며 “북한이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재래식 무기, 특히 지대공 미사일과 첨단 전투기와 같은 첨단 방공 무기”라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군사정찰위성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정찰위성 분야에서 북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이미 갖춘 발사 능력보다는 “실제 탑재체, 즉 위성 자체에 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 외무상의 이번 방러는 양국이 군사 분야를 넘어선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러시아와 북한은 더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Now, Russia and North Korea are looking for a more comprehensive and likely longer term approach…They're trying to identify broader areas where they could help each other, but also try to develop strategies for overcoming U.S. sanctions. I mean, this is the foreign minister going to Russia, not the defense minister. And so they're going to be very interested in what other countries they should be trying to work with, how they break sanctions, um, and that sort of thing.”

특히 이번이 양국 국방장관이 아니라 외교 수장 간 만남이라는 데 주목하며 양측은 군사 분야 협력 외에도 “어떤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하는지, 어떻게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도 VOA에 “양측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의 합의를 확인하고 추가 발전을 위한 상호 관심 분야를 모색할 것”이라며 “푸틴의 평양 방문과 같은 후속 정상회담과 미국 및 동맹국들에 대한 외교 전선에서의 긴밀한 공조 같은 사안이 각자의 의제에서 가장 우선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양측은 점점 가속화되는 밀착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 “Undoubtedly the two sides (Lavrov and Choe) will use the opportunity to confirm bilateral arrangements to date and to also explore areas of mutual interest for further growth…More likely that issues such as a prospective follow-on summit (e.g., Putin visit to Pyongyang) and closer coordination on the diplomatic front vis-a-vis the U.S. and its allies will be at the top of their respective agendas…Of course, both sides will want to outwardly project a relationship that is growing ever closer.”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고 당시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지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최 외무상이 방러 기간 중 푸틴 대통령과 면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김정은은 북한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오는 것을 굉장히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푸틴의 평양 방문 동의 대가로 북한이 무엇을 줄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Having Putin come to Pyongyang is probably something that Kim Jong un would like very much to show that North Korea is not isolated. I think it's probably less important to Putin. So the question will be what can the North Koreans give to Putin in exchange for his agreement to visit Pyongyang."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다량의 탄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이 또다시 열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하기 위한 푸틴의 노력에 북한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푸틴 방북 여부의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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