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선박 2척이 중국 근해에서 발견됐습니다. 북한 제재 선박의 중국 운항이 새해에도 계속되면서 이를 근절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근해에서 발견된 유엔 제재 대상 선박은 골재 운반선인 동산2호입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동산2호는 지난 15일 중국 닝보-저우산 항에서 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지점에서 잠시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졌습니다.
한 국가의 영해가 국제법상 12해리, 약 22km인 만큼 동산2호는 사실상 중국 바다에 진입했던 것입니다.
또한 동산2호는 당시 뱃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이는 동산2호의 출발지가 서쪽 즉 중국 본토 인근 해역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금수품 운송에 연루된 동산2호 등 4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했습니다.
당시 안보리는 이 조치에 따라 각 유엔 회원국이 동산2호 등에 대한 입항 금지 조치를 취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다른 나라 항구로의 운항이 금지된 동산2호가 어떤 이유에서 한반도에서 수백 km나 떨어진 중국 해상으로 향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골재 운반선인 동산2호가 유엔 금수품을 운반했는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골재를 포함한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운항을 한 선박은 또 있습니다.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인 유선호는 14일 닝보-저우산 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지점에서 신호가 포착됐습니다.
유선호는 작년에도 여러 차례 이 지점과 북한 사이를 오간 흔적을 남겼는데, 이날도 이 지점을 항해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유선호를 포함한 선박 27척을 전격 제재했습니다.
당시 안보리는 유선호가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불법으로 유류를 건네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선호를 포함한 13척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이는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또 유선호가 발견된 닝보-저우산 해역은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북한 선박과 중국 선박의 불법 접선지로 여러 차례 지적한 곳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이 불법 환적의 온상으로 알려진 이 해상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불법 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불법 해상활동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제33차 총회에선 각 유엔 회원국이 북한 선박의 제재 회피 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총회 의장인 칼리드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영국 주재 사우디대사는 “모든 회원국과 관련 이해당사국들에게 ‘암흑 선단’ 또는 ‘그림자 선단’의 해양 분야 불법 운항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촉진할 것을 촉구하는 부속서 7조 29항을 채택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알 사우드 의장] “We adopt the resolution on urging member states and all relevant stakeholders to promote actions to prevent illegal operations in the maritime sector by the Dark Fleet or Shadow Fleet. In paragraph 29 in annex 7 we adopt.”
결의가 명시한 ‘암흑 선단’과 ‘그림자 선단’은 제재 회피와 안전 또는 환경 규정 회피 등 기타 불법 활동에 관여하는 선박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의 채택에도 북한 제재 선박의 해외 운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선박의 입항을 막아야 하는 중국 정부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했다는 정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VOA는 북한 제재 선박이 중국 영해에서 발견될 때마다 중국 정부에 억류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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