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일본, 유럽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조달한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군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획득한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최소 세 차례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As its invasion has faltered, Russia has sought more gasoline for its fire. It turned to Iran and the DPRK to procure additional weapons to use against Ukraine, its cities, and its people. Russian forces have now used against Ukraine DPRK-origin ballistic missiles acquired in violation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t least three times.”
우드 차석대사는 “러시아가 침공이 주춤해지자 우크라이나와 도시들, 국민을 상대로 사용할 추가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 이란과 북한에 의지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법 무기 이전과 러시아로부터 북한으로의 잠재적 기술 이전은 역내 안정과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These unlawful arms transfers and potential technology transfers from Russia to the DPRK undermine regional stability an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This Council must hold to account any country that undermines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우드 차석대사는 “안보리는 결의에 따른 의무를 훼손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대를 즉시 철수하고 북한산 물자의 불법 조달을 중단하며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황준국 유엔대사는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한 것은 국제 비확산 체제는 물론 한반도에도 중대한 함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안보리 결의를 이처럼 노골적이고 심각하게 위반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2006년에 대북 제재 체제가 수립된 이래 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태라는 것입니다.
[녹취: 황 대사] “Russia's use of North Korean missiles in Ukraine also has significant implications on global nuclear nonproliferation as well as on the Korean Peninsula, since it is unprecedented tha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re violated so flagrantly and seriously by a permanent member of the Security Council. Since the sanction regime was established against DPRK in 2006, it is difficult to fathom the repercussions. The missile in question was a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which the DPRK claims to be capable of mounting nuclear warheads and the flight range corresponds to the Korean Peninsula. It generates revenue for the DPRK, which is likely to be used to further the development of its illegal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It could open the door for more arms sales to other states and non-state actors.”
황 대사는 이어 “문제의 미사일은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한반도가 사정거리에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는 북한이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들에게 더 많은 무기 판매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황 대사는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과 같은 중요한 군사적 능력을 대가로 받을 가능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What is more problematic for us is the probability that DPRK may receive in return from Russia something important to avoid the military capabilities, in particular nuclear and missile-related technologies. My delegation is concerned about the recent visit of the DPRK’s foreign minister Choe Son-hui to Moscow, accompanying a senior official in charge of arms development and production. It is alarming that they were carrying documents accidentally spotted by the media that indicated their interest in continuing DPRK military cooperation with Russia.”
황 대사는 “최근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무기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고위 관리와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을 우려한다”며 “그들이 지속적인 군사협력과 관련한 문서를 갖고 있었던 것을 언론이 포착한 것은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6일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대기할 때 북측 수행원이 들고 있던 서류 표지에는 ‘우주기술 분야 참관 대상 목록’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관 장소로 추정되는 우주로케트 연구소 ‘쁘로그레쓰’, ‘워로네쥬 기계공장’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에는 북한의 무기 개발 총책인 조춘룡 당 중앙위 군수공업부장도 동행했습니다.
시노 미츠코 유엔 주재 일본 차석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녹취: 시노 차석대사] “On the other hand, Russia ruthlessly using its own weapons including those obtained from North Korea against Ukraine by violating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on top of its aggression violating the UN Charter in the first place.”
“러시아가 애초에 유엔 헌장을 위반한 침략에 더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에서 입수한 무기와 자국 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무자비하게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날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북러 무기거래가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 차석대사는 “러시아가 외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안보리 회의에서 합의된 여러 결의들을 위반하고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주문하고 있고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카리우키 차석대사] “It orders its weapons from the DPRK, in violation of multiple resolutions agreed in this Chamber, under this Russian Foreign Minister’s instruction. Its purchase and use of Iranian drones involves both states violating a Security Council resolution.”
프랑스의 니콜라 드 리비에르 유엔 대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북한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구입하고 있으며, 이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과 함께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시작한 슬로베니아의 사무엘 주보가르 유엔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과 러시아의 북한 탄도미사일 수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주보가르 대사] “First, on the arms transfers, we would like to state our deep concern over the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DPRK, as well as Russia's import of DPRK ballistic missiles. These actions constitute serious violations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should be further addressed by the Council.”
이어 “이러한 행위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안보리에서 추가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회의 소집을 요청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북한과 군사협력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은 채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편견 없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막는 핵심 요인은 서방의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정권 지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브로프 장관] “Today, the absolute majority of unbiased experts see very clearly that the key factor which impedes ways towards a peaceful settlement of the Ukrainian crisis is a continued support on the part of the West to the regime in Kiev.”
그러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 한국, 일본 등 47개 나라와 유럽연합(EU)는 22일 안보리 회의에 앞서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 이란, 벨라루스 등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지속적으로 군사지원을 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끼슬리쨔 유엔 대사가 대독한 성명에서 이들은 “여기에는 안보리 결의를 통해 채택된 북한과 러시아의 북한 무기 금수조치 위반이 포함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끼슬리쨔 대사] “This includes Russia’s and the DPRK’s violations of the UN arms embargo on the DPRK, adopted through successiv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e urge the DPRK and Russia to abide by thes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remain concerned that the Russian Federation’s use of ballistic missiles from the DPRK provides the DPRK valuable insights into the technical capabilities of its weapons.”
이어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북한에 자국 무기의 기술적 능력에 대한 가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과 모든 국가가 러시아에 미사일과 드론을 포함한 무기와 군사장비를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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