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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총선 겨냥 북한 도발 가능성에 한반도 긴장 고조…전문가 “우발적 충돌 확전 우려”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이 연초부터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총선을 겨냥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며 강력한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북한의 국지 도발 또는 남북한 간 우발적 충돌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다각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도발 시나리오별로 정교한 대비계획을 완비하라”며 “압도적 대응을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2022년 7월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올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허위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등과 국가 중요시설을 목표로 한 교란 활동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휘관 회의에 앞서 주재한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도 “연초부터 북한 정권은 도발을 계속하고 있고 민족 개념을 부정한 채 대한민국을 교전 상대국이자 주적으로 못 박았다”며 총선을 겨냥한 도발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올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시스템의 핵심인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도 접경지 도발, 무인기 침투,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후방교란 등 선거 개입을 위한 여러 도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 안팎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북한 도발과 관련한 대체적인 전망을 공유하고 이를 공식화한 것으로, 한반도가 한층 긴장이 고조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미국 일부 전문가들의 한반도 전쟁위기설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국 공영방송인 ‘KBS1’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70여년 전 한국전쟁 때와 달리 “지금은 강력한 한미동맹이 있다”며 “당시 북한의 재래식 능력과 전쟁 지속 능력이 한국을 압도했는데, 지금은 한국이 훨씬 우위에 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70여년 전과 다른 점은 유일하게 핵을 개발했다는 것인데, 그보다 강한 미국의 핵을 한미가 함께 하는 확장억제로 갖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 공갈에 휘둘리지 말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과거 연평도 포격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충돌 같은 국지 도발을 북한이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과거엔 없었던 전술핵무력을 위협 수단 삼아 한동안 하지 않던 대남 국지 도발을 다시 벌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석좌연구위원] “한국이 재래식 능력의 우세를 토대로 확전을 해 가는 경우 그리고 북한이 밀리는 경우에 북한은 전술핵 전쟁 위협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게 한미의 대북한 확전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고 그러면 사소한 도발이 상당한 정도로 확전된 수준에서 북한의 승리로 끝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을 북한이 현재 갖고 있다는 겁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연초부터 서해 완충지대 포 사격 훈련과 잇단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높이고 있는 북한이 추후 한국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그리고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맞서 또 다른 차원의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임 교수는 9.19 군사합의 파기로 남북한 접경 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사소한 충돌도 확전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도 현 국면을 신중하게 다루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NLL이라든지 군사분계선에서의 포 사격 훈련을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을 한국 정부가 하고 있기 때문에 전단지 살포를 통해서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할지 뻔히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조치는 자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오는 4월 한국의 총선을 겨냥한 북한의 도발 유형에 대해선 직접적이고 명시적인 군사 도발보다는 우회적인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김진무 교수는 북한은 지난 1월 한 달 간 서해 포 사격 훈련과 미사일 발사 등 무려 8차례 도발을 이어갔지만 한국 민심을 동요시키거나 여론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직접적인 군사 도발은 특히 한국 젊은층의 북한 혐오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총선 개입 행위는 보다 우회적이고 지능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지금 북한 변수가 선거에 영향을 못 미친지는 꽤 오래됐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사이버라든지 아니면 우회적으로 한반도 민심을 교란할 전략이 뭐가 있을까 오히려 그 쪽에 더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의 명시적이고 한국을 직접 겨냥한 군사 도발은 한국 내 안보 여론을 높여 총선에서 보수 집권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으로선 원치 않는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감을 키우는 보다 교묘한 방식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전략순항미사일 도발 이것은 유엔 결의 위반이 아니거든요. 그러나 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한미를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서해 포격도 한국 군을 직접 자극하진 않았거든요. 그러나 한국 입장에선 연평도 주민들이 대피해야 하고 전쟁 위기 가능성 이런 얘기도 나오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거든요.”

신원식 장관은 “최근 북한 상황을 보면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국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직접 군사 도발을 하거나 대규모 해킹, 사이버 심리전, 회색지대 도발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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