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타이완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미국 의회가 F-16 전투기의 튀르키예 판매를 곧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란에서 인권운동가들이 사형집행에 반대하는 단식 투쟁을 한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만나는군요?
기자) 네.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이 태국 방콕에서 26일과 27일 두 차례 만나 양국 사이 현안들을 논의합니다. 두 사람은 또 별도로 태국 관리들도 각각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만남에 관해서 양국 정부에서는 어떤 설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회동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에 만나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자고 합의한 것의 연장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동에서 왕이 부장은 타이완 문제와 미중 관계, 그리고 여타 현안에 관한 중국 측 입장을 밝히고, 공동 관심사인 국제와 지역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미국 측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동에서 논의될 의제로 타이완 문제와 미중 관계 등을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첨단기술이나 무역, 인권부터 타이완, 그리고 남중국해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폭발성이 강한 현안들을 두고 계속 충돌했는데요. 그 결과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 관계 개선 해법을 논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두 지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계속 소통하자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해 두 나라 관계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은 중미 관계가 그간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었지만 지난해 많이 안정됐다고 최근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몇몇 현안에서는 여전히 긴장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양국 관계에 관한 왕이 부장의 장밋빛 평가에도 불구하고 특히 타이완 총통 선거를 둘러싼 두 강대국 사이 대립이 계속 긴장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하면서 타이완이 앞으로 미국과 더 밀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중국의 우려에도 미국은 타이완을 지지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타이완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 전직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사절단을 타이완에 보냈고요. 또 이번 주에는 미 의회 타이완 코커스 소속 하원의원들이 타이완에서 라이 당선인을 만나 미국이 계속 타이완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미국 측 움직임에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는 라이 후보 당선을 축하한다는 미국 측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면서, 타이완 내 분리주의 세력을 지지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 총통 선거 이후 미국이 부정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비난하면서, 타이완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문제를 일으키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 간 회동에서 타이완 문제 외에 또 어떤 현안이 있습니까?
기자) 네.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특히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상선들을 공격하는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이란이 지원하는 후틴 반군이 상선들을 공격하는 가운데 중국은 모든 관련 당사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후티 반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은 군사와 경제 면에서 이란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몇 년 새 특히 무역 부문 협력을 강화했는데요. 중국은 이란의 최대 무역 상대국일뿐더러 국제사회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은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몇몇 중동 나라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팔레스타인 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튀르키예의 미국제 F-16 전투기 도입이 곧 성사될 것 같다는 언급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프 플레이크 튀르키예 주재 미국대사는 튀르키예의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이 발효되면 미국 의회가 곧 F-16 전투기 판매를 승인할 것으로 본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플레이크 대사가 언급한 비준안은 이미 발효됐죠?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의회가 보내온 비준안에 25일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위한 튀르키예 쪽 승인 절차는 모두 끝났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그간 튀르키예가 F-16 전투기를 사 가는 것을 승인해 주지 않았던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의회는 튀르키예 내 인권 상황, 전투기 용처에 대한 우려, 그리고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을 미루는 것 등을 이유로 F-16 판매를 승인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터키는 200억 달러를 들여 F-16 전투기 40대와 기존 보유 F-16의 현대화에 필요한 부품 구매를 추진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튀르키예가 F-16 전투기를 어디에 쓸 것인지도 문제 삼았군요?
기자) 네.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IS 격퇴 작전을 돕는 쿠르드 반군을 자주 공격합니다. 그래서 튀르키예가 새로 도입한 F-16으로 이들 반군을 공격할 가능성을 미국이 문제 삼은 겁니다.
진행자) 미 의회가 전투기 판매를 승인하지 않자, 튀르키예도 맞대응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튀르키예는 미 의회가 F-16 판매를 승인해야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승인할 것이라는 조건을 내건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승인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편지를 보내 빨리 전투기 판매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튀르키예 의회가 해당 비준안을 통과시킨 다음날인 24일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4명에게 편지를 보내 해당 요청을 전달했습니다. 국무부가 관할하는 대외무기 판매는 양원 외교위원회가 감독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의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편지를 받은 의원들이 이 요청을 수락했다는 말은 아직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 신문은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편지를 받은 의원 가운데 일부가 전투기를 인도하기로 합의하기 전에 몇몇 외교 현안에서 튀르키예 쪽 조처에 대한 보장을 해달라고 바이든 행정부에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24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튀르키예는 최신형 미국제 스텔스 전투기도 도입하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튀르키예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F-35 스텔스 전투기 100대를 도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S-400 방공체제를 도입한 것을 이유로 F-35 판매를 거부했습니다. 미국은 S-400 시스템을 통해 F-35 관련 기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문제 삼아 이 전투기 판매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란 소식 보겠습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들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예, 이번 단식투쟁은 이란 사법부가 현지시간 23일 교수형을 집행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란 관영매체인 미잔(Mizan)은 무함마드 고바들루란 23살 청년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VOA는 이란 대법원이 이날 판결에서 항소심 선고를 유지했고, 대법원 판결 뒤 불과 몇시간 만에 처형됐다고 25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 남성의 혐의 사실이 뭔가요?
기자) 예, 고바둘루란 청년은 2022년 9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차를 몰고 돌진해 경찰관 1명을 숨지게 한 혐의였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인권단체는 이 청년이 정신질환을 앓아온 환자라고 말했습니다. 사건 당시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였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며 재심을 요구해왔습니다. 이란 당국이 2022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을 집행하기는 이번이 9번째입니다.
진행자) 2022년 시위라는 게, 히잡을 안 쓴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다가 숨진 사건, 말씀하시는 거지요?
기자) 예, 해당 여성은 쿠르드족인데요. 마흐사 아미니란 여성이 당시에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이 조사를 받다가 의문사 했습니다. 그 이후로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번졌었죠. 이란 당국은 그 시위를 미국 같은 외세가 조장한 '폭동'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강경 진압을 했었죠. 이란 인권단체는 2022년 시위로 최소 537명이 숨졌다고 밝혔고요. 이란의 국영 IRNA통신은 최소 2만2천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형 집행에 유족과 인권단체들이 강력 반발했고, 그래서 인권운동가들이 단식투쟁까지 하는 거군요.
기자) 예, 인권단체 엠네스티는 고바둘루가 부당한 재판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당국이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받아냈고, 제대로 된 정신감정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고바둘루의 변호사인 아미르 라이시안(Amir Raisian)은 고바둘루가 선고를 통보 받은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면서, 이란 당국의 집행은 사형이 아니라 '살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단식투쟁은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이끌고 있다고요. 이 여성 역시 수감 중이고요.
기자) 예, 나르게스 모하마디란 여성 인권운동가입니다. 이란 여성에 대한 탄압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죠. 모하마디는 이제까지 13차례 체포됐고 총 3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의문사한 그 사건에 대한 항의로 시위를 했다는 혐의로 지금도 수감 중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모하마디는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수감자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거고요.
기자) 예, 모하마디는 옥중 성명을 통해서 지금도 수백명이 수감돼 처형을 앞두고 있다며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형된 사람들의 이름이라도 알리려는 조치이고, 이란에서의 처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되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동조 단식 투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이 중에는 VOA 페르시아 서비스에서 일하는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Masih Alinejad) 도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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