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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에 새로운 유류 탱크 2개 건설 중…불법 유류 비축용 의혹


북한 남포 유류항을 촬영한 지난 12일 자 위성사진에 새 유류 부지 2개(원 안)가 보인다. 부두에는 새로운 접안 시설(사각형 안)이 건설 중이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남포 유류항을 촬영한 지난 12일 자 위성사진에 새 유류 부지 2개(원 안)가 보인다. 부두에는 새로운 접안 시설(사각형 안)이 건설 중이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남포에서 새로운 유류 저장탱크 2개를 건설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공식 유류 반입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유류 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의 유류 시설 밀집 지역에서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최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유류 탱크 지대 남쪽 한 지점에 굴착 작업 흔적 2개가 보입니다. 굴착 작업은 원형 형태로 이뤄졌고, 위성사진에는 2개의 동그란 점이 표시됩니다.

각 점의 지름은 약 25m. 주변에 수십 개의 원형 유류 탱크가 자리한 점으로 볼 때 이곳에도 조만간 지름 25m 크기의 유류 탱크가 올라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지름 18m짜리 유류 탱크 2개를 가운데에 두고 남쪽과 북쪽 공터에 각각 2개씩의 원형 부지를 조성한 바 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방치됐던 이들 4개 부지 중에 이번에 남쪽 2개 원형 부지에서 굴착 작업 흔적이 포착된 것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일대에 유류 탱크 여러 개가 들어섰습니다.

지난 2022년 초엔 지름 23m, 높이 10m 안팎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탱크가 완공됐습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엔 지름 30m의 탱크가 발견됐으며, 2023년 5월엔 바로 옆 부지에 지름 12~15m의 탱크 2개가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023년 10월엔 북부지대에 유류 탱크 3개가 들어선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이 일대에 유류 저장 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면서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유류 탱크는 현재 34개로 늘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탱크 2개가 완공될 경우 이 일대의 탱크 수는 36개가 될 전망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유조선 접안 시설도 추가로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기존 부두 4개 옆에 새로운 부두를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 부두는 바다 쪽으로 약 265m 뻗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2021년 부두 3개가 자리한 이곳에 약 300m 길이의 4번째 부두가 건설됐다고 전한 바 있는데, 2년여 만에 부두 1개가 추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5개의 부두가 자리하게 될 이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선박 접안 시설이 있습니다. 또 동쪽 900m 지점에는 해상 유류 하역시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 시설에 접안할 수 있는 선박은 1~3척. 최대 20여 척의 선박이 동시에 유류를 하역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유류 탱크와 유조선 접안 시설을 확충하는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유엔 안보리 제재에 막혀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렵게 된 북한이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 역량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앞서 VOA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토대로 중국이 북한에 정식으로 수출하는 유류가 대부분 비연료 제품인 윤활유와 아스팔트이며,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연료용 유류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에 유입되는 연료용 유류가 없는데도 유류 탱크와 하역 부두의 수는 계속 늘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휘발유 등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밀반입된 유류에 대한 보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공해상 등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유류를 불법으로 공급받아 남포로 운반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실제로 이 일대에서 유류를 운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조선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VOA는 최근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해 2023년 한 해 동안 남포의 유류 항구를 드나든 유조선이 51척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남포에서 포착된 유조선 1척이 실을 수 있는 유류 양을 선박에 따라 1만에서 3만 배럴로 추정해 매년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를 집계하고 있는데, 유조선 51척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 1년 동안 북한이 확보한 정제유는 최소 51만에서 최대 153만 배럴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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