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는 한국이 제공하는 차관이 막혀 양국 무기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한국과의 계약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폴란드와 한국 간 전략적 동맹 유지가 폴란드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폴란드 국방부가 한국과의 무기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최근 폴란드 국방장관이 한국산 무기 인도를 위한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에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한국 측과 체결한 계약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 “Contracts that are concluded with the Korean side will be maintained. It should also be emphasized that the executive agreements concluded with the Korean side are being implemented as stipulated, and military equipment is being systematically delivered to Poland.”
이어 “한국 측과 체결한 집행 계약이 규정대로 이행되고 있으며, 군사 장비가 체계적으로 폴란드에 인도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지난 8일 ‘한국산 무기 자체는 즉시 구매가 가능해 큰 장점이지만 자금 조달을 위한 한국의 대폴란드 차관이 막히면서 한국과의 무기 계약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계약 파기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당시 폴란드 라디오 방송 ‘ZET’에 출연해 “한국이 부분적으로 제시한 무기 거래 대출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한국의 신용 제공은 너무 약해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금융 제안은 우리가 이행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며 무기 거래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폴란드 측이 수용할 수 있는 재정 원칙을 만들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 “Deputy Prime Minister, head of the Ministry of Defense, highlighted that we are determined to make the principles of financing acceptable to the Polish side. Sustaining the Polish-Korean strategic alliance is justified from the point of view of its multifaceted positive impact on Poland's security.”
그러면서 “폴란드와 한국 간 전략적인 동맹을 유지하는 것은 폴란드 안보에 다방면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정당화된다”고 부연했습니다.
VOA는 한국 국방부에 폴란드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부터 한국산 무기 도입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과 국방 분야 협력을 확대해왔습니다.
특히 2022년 7월에는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등 한국 방산기업들과 한국 전차 및 무기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300문 도입에 합의했으며. 30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경공격기 FA-50도 수입한 바 있습니다.
한국산 무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폴란드에 1차 인도되기 시작됐지만, 2차 무기 인도분은 한국 수출입은행이 폴란드에 제공하는 금융 지원 대상입니다.
따라서 폴란드가 한국과의 대규모 무기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한국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지만,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금이 한도에 다다르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 국회에는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25조에서 35조원으로 확대하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그러나 4월 총선 등 정치적 일정으로 인해 표결은커녕 국회 상임위 논의조차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제이 그지브 폴란드 의회 국방위원장은 지난 11일 폴란드 언론 매체인 ‘PA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폴란드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무기 조달에 대해 논의했으며, 한국이 조만간 수출입은행의 자본금 한도 확대에 대해 표결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경제’와 ‘매일경제’ 등 한국 경제전문매체들은 지난 13일 엄동환 한국 방사청장이 폴란드를 방문해 안제이 그지브 위원장과 만나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엄 청장은 한국과의 무기 거래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한국의 대폴란드 차관이 막혀 계약 파기 우려가 폴란드에서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수출입은행법 개정 추진을 알리며 진화에 나섰다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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