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주년을 맞아 유엔 총회와 안보리 회의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등 자유민주국가들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연설에 나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도발적이며 잔인한 전면 침공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면서 우리는 계속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서 국제 질서를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 세계 식량과 에너지 안보와 환경이 위협받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불법적인 무기거래로 글로벌 비확산 체제가 약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우크라이나 농업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전 세계의 식량 불안을 악화시켰습니다.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강압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러시아의 토지와 물, 공기 파괴로 흑해지역 전체의 환경이 훼손됐습니다. 탄도미사일과 발사체 등 러시아의 북한산 군수품 조달은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켰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그러면서 전 세계가 한목소리로 러시아에 전쟁의 종식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러시아에 대한 이란과 북한의 군사지원 중단도 촉구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 유엔주재 미국대사
“우리는 한목소리로 러시아에 전쟁 종식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는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주권과 영토 보전의 기본 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란과 북한 같은 국가에 불법 침략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끔찍한 범죄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주제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 유엔 사무총장
“유엔은 모든 회원국의 주권 평등 원칙을 기반으로 합니다. 국제 분쟁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합니다. 회원국은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합니다.”
올해부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임기를 시작한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지원 약속과 함께 불법적인 북러 무기거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조태열 / 한국 외교부 장관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의 군수품과 미사일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장기화시켜 인명 피해를 가중시킬 뿐 아니라 위험을 초래합니다. 북한이 대가로 받은 것이 첨단 군사기술이거나 안보리 결의의 한도를 초과하는 원유 등으로 밝혀질 경우 그것은 한반도와 그 너머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능력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영국 역시 러시아의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 영국 외무장관
“러시아 군대는 현대식 장비가 고갈되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생산된 질 낮은 포탄에 의존해야 합니다. 한 세대의 러시아 소년들을 ‘고기 분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들의 어머니들에게 ‘소년들이 무엇을 위해 죽었다’고 말하겠습니까? 아니면 신경도 안 쓰나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들은 자유를 위해 굳건히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와의 무기거래를 또다시 부인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무기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