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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세계 첫 'AI법' 통과...이스라엘 "라파 피란민 중부 대피 계획"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로고(스마트폰 화면)와 인공지능 이미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로고(스마트폰 화면)와 인공지능 이미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의회가 세계 최초로 마련된 인공지능(AI) 규제법안을 승인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 있는 주민들을 가자 중부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이스라엘군이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과도정부 구성을 앞둔 아이티가 여전히 혼란하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규제법을 실현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이 마련한 ‘AI법안(AI Act)’을 13일 유럽의회가 승인했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날(13일) 해당 법안을 찬성 523, 반대 46으로 통과시켰습니다. AI법은 27개 EU 회원국 승인을 포함해 몇 가지 공식 절차를 걸친 뒤 오는 5월이나 6월에 정식 법이 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AI 법안이 제안되고 이번에 통과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21년 4월에 EU 집행위원회가 처음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 말에 이른바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된 오픈AI사의 ‘챗GPT(ChatGPT)’가 등장하고부터 본격적으로 법안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세계 최초라는 EU의 AI법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이 법은 기본적으로 ‘위험(risks)’에 기반한 접근법을 취합니다. 그러니까 AI 시스템이 주는 위험이 크면 클수록 요구 사항이 더 까다로워지는데요. 예를 들면 가장 심각한 위협을 주는 AI 도구 같은 경우엔 사용이 전면 금지됩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AI가 까다로운 요구 사항이 적용되는 부류에 들어가는 겁니까?

진행자) 네. 예를 들면 의료 장비, 또 물이나 전력망 같은 중요 기반 시설에 사용하는 AI에는 더 강한 규제가 적용됩니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이 너무 위험한 AI는 아예 사용할 수 없는데요. 가령 공공장소에서의 실시간 안면 인식이나 개인의 특성·행동과 관련된 정보로 점수를 매기는 '사회적 점수 평가(social scoring)’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 AI 기술이 들어간 학교나 직장에서의 감정 인식 체제, 그리고 AI를 이용한 예방적 치안 활동도 금지됩니다.

진행자) 앞에서 생성형 AI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건 무슨 기술인가요?

기자) 네. 대화나 이야기,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AI의 일종을 말합니다.

진행자) EU의 AI법은 그럼 이 생성형 AI는 어떻게 다룹니까?

기자) 네. 원래 초안은 이력서나 입사지원서 스캐닝같이 좁은 범위에서 제한된 임무를 수행하는 AI 체제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고 진짜처럼 보이는 반응이나 이미지 등을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 기술이 최근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생성형 AI 개발자들은 AI 체제를 훈련하는 데 사용한 텍스트나 사진, 영상, 그리고 여타 정보에 관한 자세한 요약을 인터넷에 올려야 하고, EU 저작권법도 따라야 합니다.

진행자) 최근 AI가 만들어내는 가짜 영상이나 사진이 많은 나라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AI법에서는 AI가 만들어낸 사람이나 장소, 이벤트에 대한 영상이나 음성, 사진에는 반드시 이것이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챗GPT같이 강력한 성능을 가진 AI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떤 조항이 적용되나요?

기자) 네. 현재 가장 발달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되는 챗GPT4, 그리고 구글의 제미나이같이 시스템면에서 위협을 주는 가장 규모가 크고 강력한 AI 모델에는 추가 감독이 시행됩니다. 이런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위험을 평가하고 완화해야 하고요. 죽음이나 혹은 건강과 재산에 큰 해를 가져오는 오기능 같이 심각한 사건은 모두 보고해야 합니디. 또 사이버보안 조처를 도입해야 하고, AI모델이 쓰는 에너지의 양도 공개해야 합니다.

진행자) 법을 어기는 회사에 대한 처벌도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 매출의 최대 7%, 혹은 최대 3천80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참고로 챗GPT 같은 AI 모델에 적용되는 조항은 법이 공식화되고 12개월 뒤부터 적용되고요. 다른 대부분의 조항은 기업들이 2년 안에 실행해야 합니다.

진행자) AI법 통과에 대해서 EU 안에서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이번 유럽의회 표결이 명확한 보호책을 갖춘 혁신적인 AI를 위한 선구적 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그는 또 이 법이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 청사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U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도 AI 규정을 마련하려고 하는데요. EU의 AI법이 이런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AP통신은 이 법이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규제하는 방법을 두고 고심하는 다른 나라들에 국제적인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서방 선진 7개국(G7)이나 유엔 같은 국제 조직, 그리고 중국이나 브라질 등 많은 나라가 AI 지침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요. EU의 AI법 제정이 이런 움직임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12일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몰려 있다. (자료사진)
지난 12일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몰려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지지구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 공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 일대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예정한 공격에 앞서 가자지구 중부로 보낼 계획이라고 이스라엘군 측이 13일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대니얼 하가리 장군은 라파 주민을 지정된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국제사회와 협력해 진행할 것이고, 이는 예상되는 라파 공세 준비에 있어 핵심 부분이라고 이날(13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라파 일대에 있는 사람 전체를 이동시키겠다는 겁니까?

기자) 하가리 대변인은 그 문제와 관련해서 전부를 이동시킬지, 아니면 적어도 상당수의 주민을 옮길 것인지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주민들이 국제사회와 함께 만들 인도주의적 보호구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라파 일대에 거의 14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가서 살려면 현지에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가리 대변인은 보호구역에서 임시 거처와 식량, 식수, 그리고 여타 필요한 것들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주민들이 대피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하가리 대변인은 언제부터 사람들이 대피할지, 또 언제 라파 공세가 시작할 것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작전상 좋은 시점과 이집트 정부와의 조율을 원한다고 하가리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피 시점이나 공격 시점을 이집트와 조율하기를 원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라파가 이집트에 접한 국경 도시인데요. 이스라엘군 공세가 시작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국경을 넘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을 이집트가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그간 라파 공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병력 4개 대대가 잔존해 있기 때문에 라파를 겨냥한 지상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시작되면 막대한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는 이유로 라파 공격을 만류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분쟁에서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미국도 라파 공격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여 왔죠?

기자) 네. 민간인 보호 대책을 확실하게 세워놓고 라파 지상전을 시작하라고 거듭 요구해 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에도 민간인 보호와 구호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국제 공항 인근 도로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자료사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국제 공항 인근 도로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계속해서 '무정부 상태'로 치닫고 있는데요. 총리가 사임한다고 발표하면서, 곧 현 정치체제를 대체할 과도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예. 미국 국무부는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루 이틀 안에 아이티 과도위원회 위원들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었습니다. 국무부의 매튜 밀러 대변인은 이후 아이티 임시 총리를 임명하기 위한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카리브국가 공동체 모임에서도 향후 권력 이양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요?

기자) 예, 그 모임을 카리콤(CARICOM)이라고 하는데, 아이티의 아리엘 앙리 총리가 사임하고 과도위원회로 권력이 이양되는 데에 주변국들도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순회의장국인 가이아나의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11일 자메이카에서 카리브해에 접해 있는 국가들의 모임을 개최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멕시코의 알리시아 바르세나 외무장관도 초청됐습니다. 아이티 관계자들은 공항이 마비돼서 화상으로 참여했고요.

진행자) 카리콤에서 제안된 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예, 아이티의 다양한 정당을 대표하는 6명의 위원이 과도위원회에 참여하고 7명은 민간 부문에서 선출될 예정입니다. 이 7명은 투표권이 있는 위원이고요. 카리콤에 따르면 투표권이 없는 두 명의 위원도 있습니다. 한 명은 시민사회 소속이고 다른 한 명은 종교단체 소속입니다. 여기서 임시 총리를 선출하는 문제와 차기 대선 준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진행자) 12일, 미 국무부가 밝힌 일정을 보면 과도위원회 구성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군요.

기자) 예, 현재 정당마다 입장이 달라서 조율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아이티 지도자들은 11일 총리 사임 발표 이후, 과도위원회 구성원을 지명하기 위한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는 합니다.

진행자) 사실상 무법천지가 된 아이티 치안 상황이 날로 악화한다고 하는데요. 갱단이 여전히 활개를 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군요.

기자) 예. 아이티 상황은 처음에는 갱단이 감옥을 습격해 수천 명의 범죄자를 탈옥시키면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현재 주요 공항과 항구, 경찰서가 습격을 당하고 총격전과 방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상자도 속출해서 수도 포르토프랭스에는 시신이 쌓여 있지만 수습할 공무원들도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진행자) 총리가 사임하겠다고 밝혔는데도 폭동을 주동한 갱단이 폭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요.

기자) 예, 갱단의 우두머리는 지미 셰리지에라고 합니다. 셰리지에는 현지 라디오를 통해 총리 사퇴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아이티 해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셰리지에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세력을 규합해서 현재의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도 지목된 인물입니다.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고요.

진행자) 갱단의 요구 중 하나는 앙리 총리의 사임이었는데,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도 좀처럼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네요.

기자) 예. 카리콤 회의 참석국들은 앙리 총리도 이 사태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총리가 지명됐던 시점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 전이었거든요. 앙리 총리가 당시 나라가 안정되면 곧바로 대선을 치를 것이라면서 관련 절차를 미뤘다가 치안 악화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이웃 도미니카공화국을 비롯한 중남미 언론들의 보도입니다. 앞서 아이티 야권은 총리 사임을 진작부터 요구해 왔습니다. 앙리 총리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었지요. 앙리 총리는 새 정부는 선거를 통해서만 구성돼야 한다면서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로 36만 명이 난민이 됐고, 세계식량계획은 100만 명이 기근에 직면할 상황이라는 소식 들었습니다. 아이티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있는지요?

기자) 예. 미국은 UN이 지원하는 아이티보안군에 추가로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1일 카리콤 회의에서 약속한 내용입니다. 미국은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 보호를 위해 해병대 대테러팀을 배치했고요. 미국인들에게 아이티를 떠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전 총리가 이웃 나라를 순방했던 것도 다국적군을 파견해달라는 요청하기 위해서였는데, 여전히 진척은 없나요?

기자) 예, 케냐의 윌리엄 루토 대통령이 13일, 아이티에 경찰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13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아이티 최근 상황을 브리핑했다면서 아이티의 치안 회복을 위해 유엔이 지원하는 다국적 보안군을 이끌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일단 아이티에 과도위원회가 구성되면 파견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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