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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선 투표 개시 '푸틴 5선' 유력...미 상원 민주 대표, 이스라엘 총선 촉구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투표소에서 대통령 후보자 정보 게시물 곁으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투표소에서 대통령 후보자 정보 게시물 곁으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에서 15일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가 이스라엘이 총선거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얀마 군사정부가 로힝야족을 전투병으로 징집한다는 의혹에 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에서 지금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기 러시아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15일 시작됐는데요. 이번 선거는 오는 17일까지 진행됩니다. 투표는 현지 시각으로 극동에 있는 캄차카반도에서 15일 오전 8시에 가장 먼저 시작됐고요. 제일 마지막으로는 역외영토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끼어 있는 칼리닌그라드에서 17일 저녁 8시에 끝납니다.

진행자) 선거가 하루가 아니라 사흘에 걸쳐 진행되는군요?

기자) 네. 러시아에서는 지난 2020년 개헌 국민투표에서 처음으로 하루가 아닌 여러 날에 걸쳐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는 또 크름반도를 포함해 29개 지역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가 가능해져서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이번 러시아 대선은 크름반도 외에 다른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서도 진행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루한시크, 자포리자, 그리고 헤른손 지역에서도 선거가 진행됩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을 시작하고 점령한 뒤에 합병을 선언한 곳들인데요. 하지만 러시아군이 이들 지역을 완전하게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됩니까?

진행자) 네.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18세 이상 러시아 국민이면 모두 투표할 수 있는데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약 1억1천만 명, 그리고 해외에서 약 190만 명의 유권자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 외에 또 누가 투표지에 이름을 올렸나요?

기자) 네.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레오니트 슬루츠키 후보, 그리고 ‘새로운 국민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 등입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후보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할 만한 사람이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AFP통신은 주요 정적들이 모두 수감자, 혹은 망명자 신세이거나 사망해서 이번 대선 결과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거기에 푸틴 대통령 지지세가 워낙 강고하기 때문에 적수가 될 후보가 없습니다. 이전 대선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맞붙은 후보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할 만한 충분한 표를 얻지 못했는데요. 일례로 지난 2018년 대선에서 공산당 후보가 약 12%를 득표했는데, 당시 푸틴 대통령 득표율은 77%였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을 위협하는 유력 야권 인사가 숨지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가장 잘 알려진 러시아 야권 정치인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지난 2월 16일 수감돼 있던 교도소에서 갑자기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80% 이상을 득표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 또 당선되면 몇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건가요?

기자) 이번에 다시 크렘린궁의 주인이 되면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에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됐는데요. 이후 몇 차례 개헌으로 임기를 늘리거나 자신에 대한 임기 제한을 없애는 등의 방식으로, 중간에 4년 동안 총리로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대통령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당선되면 2030년까지 6년 임기를 마치고, 다시 2030년 대선에 나갈 수 있어서, 법적으로 2036년까지 집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20세기 들어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이렇게 오래 국가지도자 자리를 유지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구소련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가장 오래 집권한 러시아 지도자가 푸틴 대통령입니다. 스탈린 이후 냉전 시기 가장 오래 집권했던 사람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으로 그는 18년을 집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 푸틴 치하에서 진행된 대선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말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외부 기관들은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할 것이라고 별로 기대하지 않는데요. 이들 기관은 특히 이번에 연장된 선거 기간이나 온라인 투표 허용 등이 선거의 투명성을 더욱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8년 러시아 대선에서 유럽안보협력회의(OSCE) 국제선거감시단은 선거에서 진정한 경쟁이 없고 비판적 목소리에 대한 지속적 압력 탓에 선거가 훼손됐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정성 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뺏은 지역에서 선거를 진행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들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번 선거가 광대극이고, 우크라이나 동부와 크름반도에서의 선거 시행이 불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적법성과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14일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상 캡쳐)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14일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상 캡쳐)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 관련 소식인데요.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강경한 어조의 발언을 쏟아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슈머 대표는 14일 상원 발언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교체하기 위해 총선거를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이스라엘의 최선의 이익보다 우선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가 말하는 이스라엘의 최선의 이익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슈머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극단주의 성향을 보이는 각료들에 둘러싸여 가자지구에서의 민간인 희생을 기꺼이 용인함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역사상 낮은 수준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격과 구호 중단으로 인명 등 민간인 피해가 급증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슈머 대표는 이스라엘이 버림받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 경로를 수정해 가자 민간인들을 보다 잘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슈머 대표는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슈머 대표가 경로 수정과 더불어 네타냐후 총리 교체도 필요하다고 촉구한 것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슈머 대표는 “민주국가로서 이스라엘은 그들 지도자를 선출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요한 점은 이스라엘인들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미래에 관한 새로운 논쟁이 필요하고, 내 생각에는 선거 실시가 최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가 현재 미국에서 유대계 공직자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있고, 그간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던 사람이라 예상하지 못한 발언이 나온 건데요. 이스라엘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마이클 헤르조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해당 발언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이스라엘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며 네타냐후 총리를 선출한 독립적이고 자랑스러운 민주국가”라고 반박했습니다. 참고로 바나나 공화국은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층이 지배하는 국가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하마스 측에서 자체 휴전안을 협상 중재국들과 미국에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인 인질들을 풀어주자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도소에 있는 700명에서 1천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인질들 가운데 여성과 아이, 노인, 그리고 아픈 사람들을 우선 풀어주겠다고 하마스 측이 제안했다는데요. 이때 석방되는 인질에는 이스라엘 여성 병사들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마스 측 제안에 이스라엘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총리실은 14일 하마스 측 제안이 여전히 “비현실적인 요구”에 기초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로힝야족을 강제로 징집해 훈련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로힝야족을 강제로 징집해 훈련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 보겠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는데요. 이 와중에 또 로힝야족 사안이 불거졌네요. VOA가 로힝야족이 군사훈련을 받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입수했다고요.

기자) 네, VOA가 보도한 영상에는 약 300명의 로힝야 청년들이 군복을 입고 대형 창고 같은 건물에 앉아 있습니다. 미얀마의 라카인주 시트웨 근처인데요. 이 청년들은 로힝야족 수용소에서 징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는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감독관이 라카인주 보안국경부 장관인 초 투라 대령이 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영상이 모두 3개던데요. 다른 영상에는 어떤 상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군복을 입은 로힝야 청년들이 군용트럭을 타고 가는 영상이 있고요. 로힝야 청년들이 사격훈련을 받는 1분 정도의 영상도 있습니다. 현지 관계자는 VOA에 약 500명의 로힝야 청년들이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강제 징집이 됐다는 거죠.

진행자) 미얀마 군사정부는 해당 영상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얀마 군부는 VOA의 질문에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 민주 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는 VOA에 난민 청년들이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무장 단체인 아라칸군 사이 전투에서 인간방패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전투에서 패배한 군사정권이 갈 데가 없는 로힝야족을 징집했다는 거죠. 미얀마 국민통합정부의 아웅 키야우 모에 인권장관이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진행자) 무슬림인 로힝야족이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아온 건 많은 사람들이 아는 사실인데, 이번 사안은 어떻게 비롯된 일인가요?

기자) 미얀마 군사정부가 지난 2월 10일 갑자기 징병제를 시작했습니다. 남녀 모두 2년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라카인 지역의 무슬림들이 군대에 강제 징병됐다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벌써 3년이 지났는데요. 사안이 좀 복잡해졌네요. 그간 일들을 먼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우선 2020년 11월 미얀마에서 총선이 있었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했죠. 그러자 군부가 선거부정이라면서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2021년 2월 1일이었습니다. 그날 군부는 아웅산 수치 고문을 체포했고 그 후 시위가 있었고 총격도 있었습니다. 미얀마 NGO에 따르면 지금까지 4천 명 넘게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 이후에는요?

기자) 2021년 4월에 NUG라고 불리는, 조금 전에 말씀 드린 미얀마 국민통합정부가 생깁니다. 말하자면 임시정부인 셈이죠. 여기에 시민방위군이 창설됩니다. 군대가 생긴 거죠. 그러면서 2021년 9월 군부를 향해서 선전포고를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무장투쟁이 시작됩니다. 그러다 지난해10월 27일, 이른바 10.27 작전에서 군부는 상당한 손실을 입습니다.

진행자) 10.27 작전이 어떤 작전인가요?

기자) 3개의 소수민족 무장 단체가 주축이었던 합동군사작전을 일컫는 말인데요. 일명 '형제동맹'이라고 부릅니다.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그리고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이렇게 셋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아라칸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군사정권이 전력강화가 필요하니까, 로힝야족을 징발했다는 거군요.

기자) 네, 전직 미 육군 중령이자 미얀마와 미국 군사관계 전문가인 미에미에 윈 버드 씨는 로힝야족을 살해한 바로 그 군대가, 이제 와서 그들을 무장시켜 전장에 투입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도 아니라고, 그렇게 박해했던 로힝야족을 말이죠. 버드 씨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상황이 현 군사정부의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가 원래 소수민족 문제가 복잡한 나라잖아요.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이 있었을 때 아웅산 수치 당시 고문이 군부를 오히려 두둔해서 거센 비난을 받았던 것도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네, 그런데 현재 미얀마의 민주 정부격인 NUG는 출범하자마자 이 문제를 사과했습니다. 로힝야 학살에 대한 범죄를 인정하고 다른 소수민족에게도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NUG 정부 내각에도 소수민족이 상당수 기용돼 있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NUG는 앞선 말씀 드린 형제동맹을 비롯해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 동맹을 맺어서 지금 군부와 공방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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