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정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했습니다. 니제르 군사정권이 미국과의 군사협정을 파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월 대선에 현 집권당 후보로 다시 출마한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사회의 많은 눈길을 끌었던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7일 끝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흘 동안 진행된 대선 결과, 예상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7%의 득표율로 압승했습니다. 반면 2위인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공산당 후보의 득표율은 4% 미만이었고요. ‘새로운 국민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 그리고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레오니트 슬루츠키 후보가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진행자) 투표율은 얼마나 나왔나요?
기자) 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77.44%였다고 밝혔습니다. 소련 무너진 뒤 치러진 대선의 투표율로서는 기록이라고 하는데요. 약 8천700만 명이 이번 러시아 대선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지금까지 몇 년이나 권좌를 유지한 겁니까?
기자) 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총리직에 있었던 기간까지 합치면 모두 24년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2030년까지 6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요. 그런데 2030년 대선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 선거에서도 이기면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29년 집권했던 냉전 시절의 이오시프 스탈린을 제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당선이 확정된 뒤 모스크바에 있는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했군요?
진행자) 네. 푸틴 대통령은 18일 새벽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모든 국민의 지원과 성원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승리가 러시아인들이 단결해 있고 겁내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겁내지 않겠다는 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국제 사회의 압박을 염두에 둔 말로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겁주길 바라는 사람이 누구든, 얼마나 원하든, 우리와 우리의 의지, 그리고 의식을 억누르려고 원하는 사람이 누구든, 얼마나 원하든, 이번처럼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은 지금 효과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서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우위에 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주도권이 러시아군에 있고, 일부 지역에서 적들을 쓸어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국내 정치에 관한 언급도 나왔나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처음으로 러시아 야권 지도자로 최근 교도소에서 숨진 알렉세이 나발니 씨를 언급했는데요. 그는 “나발니에 관해서는 그가 세상을 떠났고, 이는 언제나 슬픈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투표 마지막 날(17일) 러시아 일부 지역과 해외 투표소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가 사망하기 전에 러시아 국민들에게 푸틴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의미로 투표소에 가서 다른 후보를 찍거나 무효표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나발니 씨는 이를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라고 불렀는데요. 수도 모스크바 등 몇몇 곳에서 많은 사람이 이런 요청에 동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발니 씨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 씨도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정오 시위 현장에 나타나 박수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런 시위에 관해서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시위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고, 투표용지를 훼손한 사람들에 대해서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 씨가 숨지기 며칠 전에 한 동료가 나발니 씨를 서방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몇몇 사람과 교환하자고 제안했고, 자신이 이에 동의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 승리에 관해서 국제사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권력에 취한 독재자라면서 그가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저지르지 않을 악이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이 어떻게 정적들을 감옥에 넣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대항해 출마하는 것을 막았는지 생각해 보면 이번 러시아 대선이 분명히 자유롭지도, 또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이번 선거가 억압과 협박에 기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승리가 진정한 반대 목소리가 분쇄된 뒤 치러진 선택이 없는 선거였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푸틴 대통령 당선이 “러시아인들의 지지를 완전하게 반영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또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대선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며 축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군사정권이 들어선 아프리카 나라 니제르가 미국과 맺었던 협정을 파기한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제르 군정 대변인 아마두 압드라마네는 16일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과의 군사협력 협정을 파기하며 이 조처가 즉각 발효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군사협정에 따라 니제르에 주둔해 있죠?
기자) 네. 미국은 지난 2016년에 약 1억 달러를 들여서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북동쪽으로 750km 떨어진 아가데즈에 기지를 만들어 이곳에 약 1천 명 정도 병력을 주둔시켰습니다. 이 기지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 IS 나 국제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들을 감시하는 드론을 운용하는 곳입니다.
진행자) 그럼 방위협정 파기로 기지에 있던 미군이 모두 철수해야 할 상황이 됐는데, 니제르 군정이 협정을 파기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니제르 영토에서의 미군 존재가 불법이며 영토 내 외국군 주둔을 주권자인 국민들과 협의하라는 헌법과 민주적 규정을 위반했다고 압드라마네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대표단이 니제르가 이란에 우라늄을 제공하는 비밀 협정을 맺었다고 비난했다면서, 이런 비난이 두 번째 이라크 전쟁을 연상시킨다고 묘사했습니다.
진행자) 군정 대변인이 미국 대표단을 언급했는데, 최근 미국 대표단이 니제르를 방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대표단이 군사정권과 다시 접촉하기 위해 니제르에 최근 다녀갔습니다. 이와 관련해 압드라마네 대변인은 미국이 니제르가 선택한 동맹국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미국 대표단 수장이 니제르와 니제르 국민들에게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신들이 선택한 동맹국들이라면 어느 나라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러시아를 말합니다. 니제르 군정은 최근 러시아 쪽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압드라마네 대변인은 러시아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무관심 아래 수천 명의 무고한 니제르인들을 희생시킨 테러분자들과 싸우는 데 필요한 군사 장비의 도입을 러시아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군사협정 파기에 대해서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SNS X에 올린 글에서 니제르 정부 발표를 알고 있다면서 니제르 군사정권의 행보에 대한 미국 측 우려에 관해 솔직하게 논의한 뒤에 그런 발표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니제르 군정 측과 접촉하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이를 제공하겠다고 밀러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니제르와의 군사협정 파기로 니제르와 주변 지역에 대한 미군 활동이 위축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은 사하라 사막 이남을 뜻하는 사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반군들을 감시해 왔는데요. 협정 파기로 이런 활동이 한층 어렵게 됐습니다. 앞서 프랑스도 사헬 지역에 군대를 보내 이슬람 반군들과 싸웠는데, 지금은 모두 철수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 일정이 잡혔군요?
기자) 네, 오는 7월 28일 베네수엘라가 대통령 선거를 치릅니다. 현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지난 주말인 16일, 전당대회를 열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대통령이 통합사회주의당 대선 후보가 되는 건 예견된 일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통합사회주의당은 이미 지난주 마두로 대통령이 400만 명 당원들의 지지로 당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고 발표했고요. 이날(16일) 전당대회에서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한 겁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국민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며 “여기서 후보는 마두로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이 마두로 대통령의 세 번째 임기 도전이죠?
기자) 맞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3월, 당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사망하고 4월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처음 집권했고요. 2018년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다시 집권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7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연이어 세 번째 집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2018년 대선 때는 부정 선거 논란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당시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약 68% 득표율로 재선 성공을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유권자 매수 의혹, 주요 야권 인사 체포와 출마 금지 등 불법 선거 논란 속에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당시 베네수엘라 야권은 물론 일부 주변국과 미국, 캐나다 등 국제 사회에서도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인물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한 가운데 2019년 1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당시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했습니다. 또,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 일부 서방국과 남미 우파 정부들도 과이도 의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베네수엘라는 한동안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기묘한 체제를 유지했었습니다.
진행자) 과이도 전 국회의장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이도 전 의장은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노력이 사실상 실패하자 지난해 4월, 육로를 이용해 이웃 콜롬비아로 갔는데요. 하지만 이후 콜롬비아 정부가 자신을 추방했다면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10월 과이도 전 의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는 7월 대선에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누가 도전하고 있습니까?
기자) 주요 야당 인사들이 줄줄이 자격을 박탈당해 사실상 마두로 대통령 단독 출마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 부의장은 앞서 치른 야권 연합 예비 선거에서 90% 이상 득표율을 거두며 마두로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맞수로 부상했는데요. 하지만 과이도 국회의장 체제에서 국익에 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15년간 선거 출마 자격이 박탈됐습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3월 25일인데요. 마차도 전 부의장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지만 별로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한동안 크게 경색됐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마두로 대통령이 야권과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약속하자 베네수엘라의 석유, 가스, 광업 부문에 가했던 일부 제재를 철회했습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가 공정한 선거를 치르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한 때 남미 최대 부국이라는 소리도 들었는데요. 하지만 마두로 집권 하에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졌고 미국의 제재로 더 심화했습니다. 그로 인해 수백만 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났고요. 상당수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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