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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 석탄 항구에 또 ‘초대형’ 선박 입항…부두에 쌓인 석탄 크게 늘어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2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바로 옆 부두에선 북러 무기거래 의혹 제기 당시 불거진 컨테이너 더미(화살표)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2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바로 옆 부두에선 북러 무기거래 의혹 제기 당시 불거진 컨테이너 더미(화살표)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의 석탄 선적 부두에서 또다시 초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부두에 쌓인 석탄의 양도 약 두 달 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 석탄 항구에 또 ‘초대형’ 선박 입항…부두에 쌓인 석탄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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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건 지난 2일입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이날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전용으로 분류된 북한 석탄 선적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190m 길이의 선박이 보입니다.

선박의 적재함에는 이미 검은색 물체가 자리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부두에 놓인 석탄을 선적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VOA는 지난 4월 7일부터 이 부두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전용 부두를 기준으로 이처럼 많은 양의 석탄이 포착된 건 약 5년 만이었습니다.

지난 4월 포착됐던 라진항의 변화 모습. 4일(왼쪽)까지 맨 바닥을 드러내던 곳에 7일과 14일 석탄이 점차 쌓인 장면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지난 4월 포착됐던 라진항의 변화 모습. 4일(왼쪽)까지 맨 바닥을 드러내던 곳에 7일과 14일 석탄이 점차 쌓인 장면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이후 지난달 17일엔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의 정박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건 다량의 석탄이 발견된 이후 두 번째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배에 실린 석탄이 북한산이고, 해당 선박이 해외로 향한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합니다.

다만 안보리는 라진항에서 선적되는 제3국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한 바 있어 만일 해당 석탄이 러시아산일 경우에는 대북제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된 선박 2척 모두 불투명한 운항을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 따라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켜며 자신의 위치 정보를 외부로 드러냅니다.

하지만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등의 지도에선 이 선박을 비롯해 지난달 입항한 선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입항 사실이 확인되지만 위치 신호가 포착되지 않는다는 건 문제의 선박 2척 모두 AIS를 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들 선박이 라진항에서 선적한 석탄을 어느 곳으로 운송했는지도 현재로선 알 방법이 없습니다.

지난달 1일(왼쪽)과 25일을 비교한 사진. 석탄의 면적이 넓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지난달 1일(왼쪽)과 25일을 비교한 사진. 석탄의 면적이 넓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에 쌓인 석탄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해서 지켜볼 사안입니다.

이 일대에 구름이 끼지 않은 지난달 25일 자 위성사진을 보면 석탄은 선박이 정박하는 부두의 절반가량을 채우고 있으며, 기존에 석탄이 발견됐던 약 300m 거리의 공터에도 여전히 석탄이 쌓여 있습니다.

다만 공터의 석탄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커지면서 사실상 부두와 공터 사이 빈 공간에도 석탄이 덮인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또 5월 초부턴 부두에서 북쪽으로 약 400m 떨어진 또 다른 공터에도 석탄이 약 130m 길이로 쌓였습니다.

그만큼 이 일대 석탄의 양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석탄이 쌓인 부두 바로 옆에선 과거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거래 의혹을 받을 당시 운송됐던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돼, 라진항의 분주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현재 석탄 선적 선박이 정박한 부두는 ‘디귿(ㄷ)’ 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한쪽 면엔 석탄이, 그리고 나머지 두 개 면에는 각각 120~140m 길이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는데, 미국은 러시아로 향한 컨테이너만 1만여 개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시도 논의를 위해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입니다.

[녹취: 우드 대사] “The DPRK has also unlawfully transferred dozens of ballistic missiles and over 11,000 containers of munitions to aid Russia’s war against Ukraine, prolonging the suffering of the Ukrainian people.”

우드 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1만1천 개 이상의 군수품 컨테이너를 불법으로 이전했고,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장기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주용철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2월 28일 열린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사흘째 회의에서

대러시아 무기 이전 의혹에 대해 “미국이 조작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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