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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 공개회의… 미국 “인권 침해와 평화 및 안보는 불가분”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논의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이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개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인권을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 공개회의… 미국 “인권 침해와 평화 및 안보는 불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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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인권과 평화 및 안보와의 연관 관계가 북한보다 더 잘 드러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서에 담긴 상당한 증거는 북한 정권의 주민 학대와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Nowhere in this nexus is it more salient than in the DPRK where substantial evidence in documentation have directly linked the regime's mistreatment of citizens with its investment in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또 북한 정부가 자행한 납치 사건을 거론하며 “이런 억압과 전체주의 등이 우리 모두를 더욱 위험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북한은 표현, 사상, 양심,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종교적 신념 및 관습과 관련된 활동을 포함해 ‘허가되지 않은’ 활동을 하는 개인을 처형, 고문, 체포, 신체적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인권을 유린하는 이런 악순환을 부추기는 이사국들이 있다”면서 지난 3월말 러시아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활동을 감시하는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안을 거부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북한이 더 대담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김으로써 국제 안보를 약화시켰다”면서 “오늘 이 회의를 막으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노력은 북한을 지원하려는 또 다른 노력이며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국민의 복지보다 무기를 선택하는 정권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의 만행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평화와 안보,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 그것이 바로 북한 주민의 더 나은 미래와 우리 모두의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It is our responsibility as members of this council, as human beings to speak out against the regime that chooses weapons over the welfare of its own people. (중략) To fight for peace and security, justice and freedom, that is how we create a better future for the people of DPRK and a safer future for us all.”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한국의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한국의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은 한국의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고 이런 인권 침해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면서 “안타깝게도 10년이 지났지만, COI 보고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천500달러를 간신히 넘기며 가장 저개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되며 인구의 거의 절반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주민들의 생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고가의 핵무기 개발, 사이버 해커 양성, 지배층 엘리트를 위한 사치품 구매에 몰두하며 물적∙인적 자원을 계속 낭비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1년간 미사일 개발과 실험에 투입한 총 비용은 북한 전체 주민의 1년치 식량보다 더 많은 금액”이라고 말했습니다.

황 대사는 “북한은 핵무기와 인권 침해로 굴러가는 쌍두마차와 같다”면서 “인권 침해가 멈추면 핵무기 개발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인권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 평화와 안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North Korea is like a two headed chariot driven by nuclear weapons and human rights violations. If human rights violations stop, nuclear weapons development will also stop. This is why we need to look at the DPRK human rights situation from the perspective of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while the human rights of the North Korean people are extremely important in themselves.”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영국의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영국의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바바라 우드워드 유엔 주재 대사는 “북한의 인권 침해와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면서 “북한 당국은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민들을 위해 써야 할 자원을 계속 전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법 무기 프로그램은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임금, 종종 ‘현대판 노예’로 불리는 강제 노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드워드 대사는 납북자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한편 “모든 회원국들이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존중하고 북한을 탈출한 후 안전과 인권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강제로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우드워드 대사] “You cannot separate DPRK's human rights violations from the threat DPRK poses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The DPRK authorities continue to divert resources away from their people to fund their illegal weapons program and these illegal weapons are financed through forced labor as we've heard from the pay of workers sent overseas, often into modern slavery.”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일본의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일본의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 주재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북한의 납치에 의한 심각한 인권 침해에 주목하고 싶다”면서 “13살 소녀를 포함한 일본 시민들이 북한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 납치 행위는 한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고 자국민의 안녕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납치 피해자는 거의 반세기 동안 갇혀 지내왔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고령에 이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의 시급성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모든 납북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위해 국제 사회가 단합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야마자키 대사] “The urgency of this situation is undeniable. I call upo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unite in concerted efforts to secure the immediate return of all abductees.”

또 북한에는 “심각한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고,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라”며 “모든 관련 유엔 결의를 완전히 준수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인권 문제를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회의에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의제 채택을 막기 위한 절차 투표를 요청했습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중국은 안보리가 인권 문제를 다루기엔 적절한 장소가 아니며, 특정 국가의 인권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항상 주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적대감을 고조시키고 대결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겅솽 부대사] “China has always maintained that the security is not the proper place to address human rights issues and it should not intervene in country specific human rights issues. (중략) The current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does not constitute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Pushing the Council to intervene in the human rights issue of the DPRK will not help to ease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On the contrary, it will intensify antagonism and aggravate confrontation.”

투표 결과 15개 이사국 중 12개국이 회의 개최에 찬성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 모잠비크는 기권했습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는 인권에 대해 논의할 권한이 없다”면서 “전 세계가 안보리가 복잡한 국제 현안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며 희망을 갖고 안보리를 바라보고 있지만, 안보리는 근거 없고 노골적으로 정치화된 사안을 논의하는 데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네벤자 대사] “However, pursuant to the mandate of the Council and the Council does not have a mandate for the discussion of human rights. While the whole world looks toward the Council with hope, anticipating that it resolve complicated global issues, it is squandering resources on the discussion of groundless and blatantly politicized matters.”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전반적인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설명에 나선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와 안보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들어 북한에서 거주 이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더욱 심해졌으며, 식량 부족으로 사회경제적인 생활 여건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10년 전COI는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안보리에 촉구했다”면서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권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 10년간의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내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투르크 대표는 “북한의 비참함, 억압, 공포, 굶주림, 절망적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이를 벗어나는 길은 스스로 부과한 고립의 막다른 골목에서 돌아서서 다시 개방하고, 국제사회와 교류하며,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고, 국제 협력을 포용하며, 모든 사람들의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투르크 대표] “The landscape of misery, repression, fear, hunger, and hopelessness in the DPRK is profoundly alarming. All paths out of this start with making a U turn from the dead end of the self imposed isolation opening the country reengaging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enabling people to people contact, embracing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focusing on the well being of all people.”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발언하고 있다.
1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발언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국경 폐쇄 이후 지난 4년간 북한의 인권 상황은 명백히 악화됐다면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보리 회원국들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포함해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가장 신속한 책임 규명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북한 내에서 계속되는 긴장과 불처벌 상태를 중단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살몬 보고관] “Members of the Security Council should discuss what the most expedient accountability measures for human rights violations by the DPRK could be, including referring the situation to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중략) We must refocus international efforts towards halting the ongoing state of tensions and impunity within the DPRK.”

탈북 청년 김금혁 씨가 12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탈북 청년 김금혁 씨가 12일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탈북민인 김금혁 씨가 시민사회 대표로 참석해 북한 인권 참상을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우리는 김정은에게 북한 주민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핵무기에 매달리는 것이 더 이상 정권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김정은에게도 “강압과 통제만을 통한 통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We need to show Kim Jong UN that the ruthless repression of North Korean people and focusing on nuclear weapons is no longer the way to maintain his leadership. I also wanted to make an appeal to Kim Jong UN. Please listen carefully Rule through only coercion and control cannot last long.”

김 씨는 이어 한국말로 북한 청년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는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씨] “북한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다른 누군가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북한 평양 엘리트 가정에서 태어나 3대가 조선노동당 당원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지만 중국 베이징 유학 중 외부 세계를 접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됐다는 김 씨는 발언 중 감정에 북받쳐 잠시 숨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미국 대사는 김 씨의 발언 후 김 씨가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증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잔혹함을 전 세계가 알지 않기를 바라지만, 지금 미국은 다른 많은 유엔 회원국들과 함께 감사하고 있다”면서 “당신의 이타심과 용기, 신념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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