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들이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한다면 이를 환영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20일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을 과거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맺은 ‘강철 조약’(Pact of Steel)’에 비유하면서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징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그레이엄 의원] “I just think this is a sign of the times in which we live. It's like, Mussolini and Hitler having a pact. Really bad guys coming together, and, they feel emboldened. They're stronger.”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VOA 기자와 만나 관련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히면서 “지독한 악당들이 함께 뭉쳐 대담하고 더 강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강철 조약은 1939년 나치 독일과 파시스트 이탈리아 왕국이 맺은 군사 동맹으로, 2차 세계 대전을 촉발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공화당 중진인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을 21세기의 추축국으로 규정했습니다.
북러 조약은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이 미국에 대항하는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의 일환이며, 이런 움직임은 1940년대 추축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 사이에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녹취:그래슬리 의원] “It's the creation of an axis against the United States, of Russia. China, North Korea, Iran. Similar to what we had in the 1940s between Germany, Italy and Japan. And I think it's something very ought to be very, very scary for the United States, the Congress, our people… National security isn’t building up a defense to go to war. It’s building up a defense so you don't have war so you have peace.”
그래슬리 의원은 미국의 적성국 간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 의회,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매우 두려워해야 할 일”이라며 “국가 안보라는 것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방위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딕 더빈 의원은 북러 간 새 조약이 “그들 관계의 실체를 바꿀지는 모르겠다”며 "분명히 대외 홍보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더빈 의원] “I don't know if that changes the reality of their relationship. It was clearly done for publicity purposes... Well, we're going to watch them very closely. Particularly in North Korea's situation, they do irrational things. They're threatening not only to South Korea, but also to the United States and its friends and allies.”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들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경우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방 및 동맹국들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북러 군사협력 조약 체결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 상원의원들은 지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그래슬리 의원은 관련 질문에 “우크라이나가 어디서든 무기를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무엇을 팔아야 할지, 그들이 팔고 싶은 것 등 한국의 정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가 살 수 있는 것은 어디서든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그래슬리 의원] “Well, I think Ukraine ought to be able to buy weapons wherever they can… Well, I'm not going to tell South Korea what their policy should be on selling, anything they want to sell. But I think, I think Ukraine ought to be able to buy wherever it can buy.”
더빈 의원도 관련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푸틴의 침략을 격퇴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이를 지지하며 세계 다른 지역에 있는 우리의 동맹국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참여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더빈 의원] “Well, since we support that effort by Ukraine to repel Putin’s invasion. NATO supports it. And our allies in other parts of the world have supported it. We welcome South Korea's participation.”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만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하고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집단적 자위권'을 명기한 유엔헌장 제51조와 양국 국내법에 따라 상대에게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북러 조약 체결을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전까지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유지해 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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