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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러 전 국방장관·총참모장에 체포영장 발부... '자유의 몸' 어산지, 호주 귀국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왼쪽) (자료사진)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왼쪽)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세르게이 쇼이구 전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씨가 미국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석방됐습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유혈사태를 불러온 증세법안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직 러시아 국방장관과 군 총참모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CC는 전쟁범죄 혐의로 세르게이 쇼이구 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현 총참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러시아 고위 인사의 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8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ICC가 전쟁범죄 혐의를 적용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ICC는 쇼이구 전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들과 민간 목표물들을 겨냥한 공격을 지시함으로써 전쟁범죄와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CC는 보도자료에서 두 용의자가 2022년 10월 10일부터 적어도 지난해 3월 9일 사이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력 기반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ICC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력시설을 공격한 것을 전쟁범죄로 간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원은 이들 공격이 민간 목표물들을 겨냥했고, 표적들을 군사 목표물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에도 민간인 피해가 “예상되는 군사적 이점에 비해 분명히 과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이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고 주장했고, 자신들이 민간인들과 민간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지적을 계속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체포영장이 발부된 쇼이구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 측근 가운데 1명이었죠?

기자) 네. 쇼이구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동맹자였고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2012년부터 12년 가까이 국방장관으로 일했는데요. 지난달 자리에서 물러난 뒤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역시 2012년에 총참모장이 된 뒤 지금까지 자리를 유지해서, 냉전 이후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 총참모장으로 일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두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활약하는 몇몇 군사전문가가 초기 전황이 지지부진했던 것이 쇼이구 전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때문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ICC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서 러시아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가 쇼이구 전 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이 법적으로 의미가 없고, 모스크바를 겨냥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의 일부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하이브리드 전쟁은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 심리전 등을 동원하는 복합전술을 특징으로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새 수장이 지명됐군요?

기자) 네. 나토 회원국들 대사들이 26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차기 나토 사무총장으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뤼터 총리는 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후임으로 오는 10월 1일부터 직무를 시작합니다.

진행자) 뤼터 차기 나토 사무총장이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거의 14년 동안 네덜란드 총리를 지냈는데요. 그동안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우크라이나를 확고하게 지지해 왔습니다. 뤼터 총리는 차기 나토 수장으로 지명된 뒤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매우 열정적으로 직책을 맡기를 기대한다면서 “동맹은 우리 집단안보의 초석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나토를 이끄는 것은 내가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차기 나토 수장이 되는 뤼터 총리 앞에 놓인 과제라면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 휘말리는 것을 막으면서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들 지지를 유지해야 하는 도전에 뤼터 총리가 직면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나토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가능성에도 맞서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과 러시아 국방부 수장이 전화 통화를 했군요.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장관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25일 통화했는데요.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양국 간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풀려난 뒤 비행기편으로 호주 캔버라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자료사진)
풀려난 뒤 비행기편으로 호주 캔버라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씨가 드디어 석방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산지 씨가 26일 미국령 사이판에 있는 법정에서 1가지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한 뒤 판사 결정으로 석방됐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가 이날(26일) 법정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가 자신의 행위를 보호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기밀로 취급된다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정보원을 격려했다고 말했는데요. 수정헌법 1조가 이런 행위를 보호한다고 믿지만, 이것이 간첩법 위반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판사는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라모나 맹글로나 판사는 먼저 이번 사건이 10년 전에 자신 앞으로 왔다면, 유죄를 인정하고 석방된다는 양형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상황이 아주 다르다고 지적했는데요. 맹글로나 판사는 어산지 씨 행위 탓에 생긴 피해자들이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 첼시 매닝 씨에 대한 형량을 언급했습니다.

기자) 첼시 매닝이 어산지 씨와 관련이 있죠?

진행자) 그렇습니다. 매닝 씨는 미 육군 병사였는데요. 2010년 미국 정부 기밀문서들을 몰래 빼돌려 어산지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후 어산지 씨는 매닝 씨로부터 넘겨 받은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했고, 이 사건으로 매닝 씨는 기소돼 재판에서 35년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017년에 당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7년으로 형기를 줄여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맹글로나 판사는 어산지 씨가 영국에서 62개월 동안 수감됐던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공평하고 합리적이라면서 그가 자유로운 사람으로 법정에서 걸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풀려난 어산지 씨가 법정 밖에서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질문도 받지 않았고, 성명도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변호인이 기자들 앞에 섰는데요. 제니퍼 로빈슨 변호사는 어산지 씨가 강력한 유산을 남겼고, 그의 이야기가 언론자유와 국가안보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어산지 씨를 지지하고 그의 석방을 가능하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가 풀려난 것에 대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연방 법무부가 긴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어산지 씨가 앞으로 허가 없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캐롤라인 케네디 호주 주재 미국 대사도 성명을 냈는데요. 케네디 대사는 어산지 씨의 호주 귀환으로 오래되고 어려웠던 사건이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과정에서 호주 정부가 보여준 헌신과 지원에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DNI)은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어산지 씨가 영웅이 아니며 그가 했던 것이 모두 불법이고 잘못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가 이미 호주에 도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산지 씨를 태운 비행기가 현지 시각으로 26일 저녁 7시 30분경에 캔버라에 도착했습니다. 로빈슨 변호사는 어산지 씨가 캔버라에 도착한 뒤 앨버니지 총리와 통화하고 총리가 자신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6일 증세법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6일 증세법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동아프리카에 있는 케냐로 가봅니다. 케냐가 증세법안을 둘러싸고 며칠 동안 극도의 혼란을 겪었는데요. 대통령이 세금 인상 계획을 일단 철회했군요?

기자) 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26일 논란 많은 ‘2024 재정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시위대가 법안에 반대하며 의회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처입니다.

진행자)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실탄을 발사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케냐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적어도 22명이 사망했는데요. 루토 대통령은 이날(26일) 이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불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또 약 300명이 다치고 50명은 체포됐는데요. 사망자 가운데는 19세 학생을 포함해 청소년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루토 대통령이 문제의 법안을 일단 물리친 거군요?

기자) 네. 해당 법안은 27억 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인상하는 대규모 증세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 대출 기구들은 케냐가 추가 차관을 받으려면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이에 케냐 정부는 세금을 올려 과중한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 해당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유혈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정부가 일단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루토 대통령 이야기 들어보죠.

기자) 루토 대통령은 증세법안이 ‘광범위한 불만’을 야기했으며, 자신은 그것을 듣고 ‘양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가 나랏일을 함께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하나의 국가로서 대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도 했는데요. 약 2년 전 대선에서 높은 물가를 잡고 서민들을 돕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한 루토 대통령으로서 최근 케냐의 상황은 큰 좌절이라고 AP는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특히 루토 대통령이 당선될 때 젊은 세대가 많이 지지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게 바로 젊은 층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Z 세대라고 불리는 이들 젊은 청년이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조직하고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했는데요. 이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호화생활을 비판하며 ‘루토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지난 대선 때 자신도 서민층이라며 동질감을 강조했던 루토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제 시위나 폭력 사태는 좀 진정됐습니까?

기자) 시위대가 습격을 시도했던 의회와 시청, 대법원 건물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가 쳐졌고요. 26일 밤 기준,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케냐 시민사회 단체는 많은 사람이 체포됐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나이로비 외곽에서는 전날(25일) 밤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700발의 공포탄을 발사했다고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루토 대통령은 한창 외교 지경을 넓히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는 국내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지난 5월, 아프리카 지도자로서는 약 16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케냐를 ‘주요비나토동맹국(Major Non-NATO·MNNA)’으로 지정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는데요. 의회의 반대가 없으면 한 달 후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케냐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기 하루 전날(24일), 미국의 주요비나토동맹국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에 케냐가 또 중요한 국제적 활동을 시작했죠?

기자) 네. 아이티 치안과 질서 회복을 위한 임무를 띤 케냐 경찰이 25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했습니다. 현재 아이티는 무장갱단의 준동과 폭력 사태로 거의 무법천지인데요. 수백 명의 이들 케냐 경찰은 앞으로 배치될 다국적 치안 인력을 이끌 예정입니다. 현재 아이티는 새 대통령을 선출할 과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새 총리를 임명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갱단의 약탈과 폭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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