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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서 대형 선박 포착...북러 정상회담 이후 첫 입항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에서 29일 컨테이너와 함께 대형 선박(원 안)이 발견됐다. 사진=Planet Labs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에서 29일 컨테이너와 함께 대형 선박(원 안)이 발견됐다. 사진=Planet Labs

북러 무기 거래 정황을 노출했던 라진항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다녀간 뒤 입항한 첫 대형 선박이어서 양국 간 추가 합의의 결과물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서 대형 선박 포착...북러 정상회담 이후 첫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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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에서 길이 115m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9일 자 위성사진에는 북한 전용으로 알려진 부두에 대형 선박이 선체를 밀착시킨 장면이 담겼습니다.

선박 바로 앞에는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물체가 145m가량 줄지어 있어 선적 작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2023년 말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26척으로 추산했으며, 올해 1월과 2월에도 약 사흘에 1척꼴로 선박의 입출항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이곳엔 한 달에 약 1~2척의 선박이 입항하는 등 전체적으로 둔화 추세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라진항에서 가장 최근 대형 선박의 컨테이너 선적이 눈에 띈 건 거의 2주 전인 지난 18일입니다.

위성사진 만으론 컨테이너 내용물이나 북러 간 무기 거래 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지목한 무기 거래 현장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출현한 건 의심을 살만한 움직임입니다.

아울러 지난 19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협력 강화를 합의한 이후 최초로 이뤄진 대형 선박의 입항이라는 점에서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지원이 러시아 기술의 이전으로 이어져 북한 핵무기를 급속도로 고도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지난 19일 VOA에 최근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이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더 많은 상호 지원을 가능케 하고, 러시아의 선진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북한의 ICBM과 핵 역량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And in fact, I think that the agreement is going to end up with more mutual support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that certainly North Korea will try to exploit to advance its military capabilities by receiving advanced technology from Russia to improve its ICBM capabilities, its nuclear capabilities and the like.”

또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과 관련해 염려되는 부분은 이번 조약이 그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이날 발견된 컨테이너에 무기가 담겼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라진항을 통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이 거세지고 있지만 두 나라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 2월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해 10월 북러 무기 거래 의혹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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