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의 남북 중립수역을 넘어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 단속을 강화하면서 동해 또는 서해를 통한 한국으로의 직접 망명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군 당국은 8일 북한 주민 1명이 이날 새벽 남북 중립수역을 넘어 한국 교동도 인근에 도착한 뒤 한국 측에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망명 당시 한강 하구는 물이 빠진 상태였고, 해당 주민은 걸어서 교동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초 관측 당시 2개의 점이 식별됐는데, 1명이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당초 북한 주민 2명이 망명을 시도했지만 1명은 넘어오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미상 인원의 신병을 확보해 관계 기관에 인계했으며, 남하 과정과 망명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으로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북한 주민이 넘어온 한강 하구 중립수역은 남북한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강에 설정한 비무장지대와 같은 완충 구역입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인근에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 인근까지 만들어진 약 67km 구간으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한강 하구 중립수역의 폭은 가장 넓은 곳이 10km, 가장 좁은 곳은 900m 정도로, 특히 썰물 때는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낮아지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북한 주민이 들어온 교동도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2.5km에 불과하다며 이런 지리적 이점이 망명을 용이하게 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장용석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지리적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썰물 때는 강바닥이 일부 드러남으로써, 상대적으로 짧은 구간 약 2~3km밖에 안 되는 구간에서 일부 강바닥까지 드러나면서 밀물이나 썰물 때 물살이 센 수역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도강을 할 수 있는 그런 지리적인 점들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죠.”

전문가들은 또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중 국경 단속이 강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 봉쇄로 중국으로의 탈북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이번처럼 서해나 동해를 통해 한국으로 직접 망명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향후엔 북한 내부에서 나올 경우 동해와 서해를 통할 가능성이 높고 동해는 수심이 깊고 항구가 멀어요. 지금 서해는 북한으로서도 막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바로 옆에 농경지도 있고 이제 향후엔 큰 범위에서 보트 피플이 주요한, 왜냐하면 북한 내부가 지금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푸시 요인이 커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민 망명을 빌미로 한국에 시비를 걸거나 긴장을 고조하는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탈북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