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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개성공단 철도 부속시설 2개 철거…열차 교류 가능성마저 끊어


개성공단을 촬영한 13일 자 위성사진. 경의선 선로에 인접해 있던 건물 2개(사각형 안)가 사라졌다. 사진=Planet Labs
개성공단을 촬영한 13일 자 위성사진. 경의선 선로에 인접해 있던 건물 2개(사각형 안)가 사라졌다. 사진=Planet Labs

북한이 개성공단 내 철도 부속 건물 2개 동을 해체했습니다. 올해부터 한국 시설에 대한 철거를 가속화하고 있는 북한이 열차를 이용한 교류 가능성마저 끊어버린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단독] 북한, 개성공단 철도 부속시설 2개 철거…열차 교류 가능성마저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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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경의선 선로와 연결된 건물 2개를 철거했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최근 개성공단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개성공단의 남측 출입구에서 약 200m, 판문역을 기준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선로 옆 건물이 사라진 모습이 보입니다.

이전까진 가로 43m, 세로 21m의 직사각형 모양의 하얀색 건물이었지만 이제는 지붕과 외벽이 해체된 듯 어렴풋한 형체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건물이 자리한 곳 바로 앞에는 과거 한국에서 개성공단으로 이어지는 경의선 선로가 놓여 있었습니다. 또 이 선로는 이 건물 바로 옆에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이중 3개가 이 건물로 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위치상으론 한국을 출발한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처음으로 지나치게 되는 시설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이 건물은 물론 바로 앞 선로 3개도 해체돼 흙바닥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이 해체한 또 다른 건물은 이 지점에서 선로를 따라 개성 방면, 즉 서쪽으로 약 1.2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선 건물과 마찬가지로 가로 43m, 세로 21m로, 중앙에서 분리된 선로와 연결된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7월과 8월 초엔 북한 개성 일대에 구름이 낀 날이 많아 위성사진만으론 이들 건물의 정확한 해체 시점을 알 순 없습니다.

다만 이들 건물이 7월 14일경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점으로 본다면, 최근 1~3주 사이에 철거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한국 정부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경의선과 동해선 북한 측 구간 철도와 도로, 역사 건설 사업에 필요한 자재, 장비 등 1억3천 290만 달러 규모의 현물 차관을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해체된 건물과 선로에도 이 자금 중 일부가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개성공단에서 포착된 여러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변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이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올해 1월, 지난 2020년 폭파한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잔해를 완전히 정리했으며, 4월엔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바로 옆 가로 40m, 세로 20m 건물을 해체했습니다.

또 5월엔 북측 출입 시설을 철거한 뒤 이보다 크기가 작은 출입구를 만들었습니다.

6월에는 개성공단 내 한국 회사 소유 부지에서 새로운 건물을 짓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해당 부지에선 3~4층짜리 건물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개성공단 변화
1월공동연락사무소 건물 잔해 완전 정리
4월남측 출입구 옆 가로 40m 세로 20m 건물 철거
5월북측 출입 시설 철거 뒤 새로운 출입구 만들어
6월한국 회사 부지에 새 건물 신축
8월선로 옆 부속 건물 2개 철거

이와는 별도로 개성공단 내 공장 부지와 도로, 공터에선 버스와 승합차 등이 식별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 중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이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VOA와 인터뷰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 씨의 아들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에서 근무했던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은 13일 VOA에 이번 철도 시설 해체는 “북한이 남한을 적으로, 다른 국가로 규정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없애라는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에서 지어준 건물이라든지, 한국의 문화, 물품이라든지 이런 것을 대대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배제하고 철거하고 없애라는 이런 노동당의 본격적인 지시와 활동이 진행돼서, 그러한 일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일본도 적이지만 이들 나라 제품은 여전히 사용한다면서 “한국만을 배제한다는 것은 김정은이 이를 특정했고 이에 따른 방침관철로 계속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직접 개성공단을 가동하는 것과 관련해선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면 (개성공단 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소한 중국 수준의 제품이 생산되면 해외에 판매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국내 소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2020년 6월엔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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