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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기시다 총리 6일 방한…한일 안보협력 공고화 행보


지난 5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장관과 공동기자회견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장관과 공동기자회견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갖습니다. 일본에 새 내각이 들어서더라도 한일 간 안보협력을 유지하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곧 있을 기시다 총리 방한의 의미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퇴임 앞둔 기시다 총리 6일 방한…한일 안보협력 공고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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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일정이 발표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 대통령 대변인실은 3일 언론 공지에서 “기시다 총리가 6∼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한일 셔틀 정상외교를 벌이고 임기 중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양국 간 발전 방향을 논의 차 방한을 적극 희망해 성사됐다”고 밝혔습니다.

대변인실은 또 “양측은 그간 11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함께 만들어온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한일 간 양자 협력,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그간의 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후임 총리의 대외정책과 향후 한일관계 발전에 대해 건설적인 조언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도쿄 긴자의 식당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도쿄 긴자의 식당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해 재개에 합의한 후 같은 해 5월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복원됐습니다.

이번 방한으로 양국 정상은 모두 12번을 만나게 됩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총리직 퇴임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하겠는데요. 이번 방한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기시다 총리는 오는 27일 치러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해 총재 선거 뒤에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재임 3년간 주요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을 꼽았습니다.

조성렬 전 오사카 한국 총영사는 기시다 총리가 퇴임하더라도 자민당 내 유력 정파 수장으로서 자신의 외교 성과가 유지되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가 이번 방한에 담겨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성렬 전 총영사] “기시다 총리가 이미 언급한 바 있듯이 일본에 차기 내각이 들어서더라도 한일 간에 안보협력은 지속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힌 바가 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기시다 총리가 퇴임하더라도 차기 정권이 어차피 일본에선 자민당 정권이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퇴임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퇴임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 한국 정부 입장에선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문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지난해 3월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고 셔틀외교를 12년 만에 복원했다며 이를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워 온 윤석열 정부 역시 기시다 총리 방문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 주역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퇴임을 앞두고 미한일 안보 공조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메릴랜드주에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동회견을 위해 걸어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메릴랜드주에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동회견을 위해 걸어들어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일 정상이 이번에 만나 북한 비핵화 원칙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일 정상의 이번 만남은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3국 공조가 흔들려선 안 되고 안보협력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기시다 총리 바뀌고 더구나 11월 미 대선이 있는 상황에서 일단은 한일 모두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해 놓는 게 중요하다, 물론 해리스가 되면 크게 변화 없이 한미일이 계속 가겠지만 트럼프가 귀환했을 때 한일 간 관계에 대해 확실히 다져놓는 것은 매우 중요한 거니까 그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 방한이) 이뤄졌다고 보고요.”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이번 만남은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한일, 미한일 안보협력체계를 확인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최근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고 있는데요. 이번 기시다 방한을 어떻게 볼까요?

기자) 박형중 박사는 북한으로선 자신을 압박하는 한일 또는 미한일 안보 공조를 비난하는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 박사는 다만 미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 대규모 수해와 경제난,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당장 도발 행동으로 맞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산하 국방공업기업소가 생산한 유도 기능이 적용된 240mm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27일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산하 국방공업기업소가 생산한 유도 기능이 적용된 240mm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고유환 명예교수는 북한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반면 미국을 자극하는 노골적인 메시지 발신을 자제하고 있고 일본과는 관계 개선을 타진하는 물밑 접촉도 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의 방한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얘기하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강화하는 데는 두 국가 체제 아래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해서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그런 복선이 깔려 있을 순 있어요.”

진행자) 한국 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있지 않습니까? 한일 정상이 이번 만남에서 과거사 문제 등 갈등 현안들에 대해 언급이 있을까요?

기자)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관련 언급이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기시다 총리의 이전 행동으로 미뤄 전향적인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관련 문제들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경제 역량이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며 “더 큰 미래를 바라보며 국제사회 환영을 받으며 일본 협력을 견인해 나갈 때 그것이 진정한 극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상세 의제는 외교경로를 통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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