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북한과 이란을 러시아 침략 전쟁의 공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 참석해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을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 범죄의 사실상 공범으로” 만들었다면서 “그들(북한·이란)의 무기로 우리를 죽이고,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데 정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과 이란이 탄약과 미사일, 드론(무인항공기) 등을 러시아에 제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따른 것입니다.
◾️ 전쟁 공범론
북한과 이란이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의 공범이라는 것은 앞서 미국 고위당국자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지난 10일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에 무기, 특히 미사일과 드론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감행하고 민간인을 살해하며 민간의 삶을 광범위하게 파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과 이란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범으로 만들고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러시아에 평화 강제해야”
한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평화를 강제해야” 전쟁을 해소할 수 있다고 이날(24일) 회의에서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많은 국제 규범과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는 평화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주변 일각에서 나오는 대화론에 진정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길 원하는 국가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럴 경우) 우리가 국민 방어권을 행사한 이유로 그(푸틴 대통령이)가 화가 났다는 이야기나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그런 상황을 맞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 전쟁은 대화로는 진정될 수 없다, 행동이 필요하다”며 종전을 위해 자신이 마련한 ‘승리 계획’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승리 계획’ 지지 요청
젤렌스키 대통령은 승리 계획을 미국 방문 중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제시하겠다고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계획이 4대 주요 항목을 뼈대로, 종전 후 상황에 관한 5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4대 주요 항목은 첫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사이 상호방위조약과 유사한 서방의 안전보장’, 둘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진격을 계속해 영토 협상을 풀어갈 카드 확보’, 셋째 ‘장거리 미사일 등 특정 무기 사용 허가’, 넷째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적 재정 지원’ 등으로 보도됐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다음날(26일)에는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 러시아 “진부한 문제”
이번 안보리 특별회의에는 러시아 대표인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대사도 참석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앞서 발언에 나서 “서방 국가들이 또 다시 분위기를 오염시켜 진부한 우크라이나 문제로 시간을 채우려 한다“며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휴대전화를 꺼내보는 등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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